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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랭킹 꼴찌팀이 다음 경기 '대패'하면 월드컵 진출권 생긴다? 무슨 이런 운명의 장난이 있나 [스춘 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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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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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마리노 축구 국가대표팀.

[스포츠춘추]

FIFA 랭킹 최하위 국가가 월드컵 진출의 문턱에 섰다. 그런데 조건이 기막히다. 다음 경기에서 져야, 그것도 가능한 '크게'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인구 3만4000명의 소국 산마리노는 현재 2026 월드컵 플레이오프 진출을 넘보는 중이다. 이탈리아 중북부에 위치한 이 산악 국가는 지금까지 치른 월드컵 예선 7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1골을 넣고 무려 32골을 내줬다. 그럼에도 월드컵 진출의 실날같은 희망이 살아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산마리노는 작년 네이션스리그 D조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인구 4만 명의 또 다른 유럽 소국 리히텐슈타인을 두 차례 이기고, 지브롤터와 비겼다. 산마리노가 219경기 중 거둔 승리는 단 3번뿐인데, 모두 리히텐슈타인을 상대로 한 승리였다.

네이션스리그 조 1위에게는 특전이 있다.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해도 플레이오프에 갈 기회가 주어진다. 유럽 지역 월드컵 본선 진출권은 16장이다. 예선 12개 조 1위가 자동 본선 행이고, 나머지 4장은 플레이오프로 결정된다. 플레이오프에는 예선 조 2위 12팀과 네이션스리그 조 1위 중 예선 조 2위 안에 들지 못한 상위 4개국이 참가한다.

네이션스리그 조 1위 중 현재 월드컵 예선 조 2위 안에 들지 못한 나라는 5개국이다. 웨일스, 루마니아, 스웨덴, 몰도바, 산마리노. 플레이오프 티켓은 4장뿐이다. 5팀 중 1팀은 떨어진다. 랭킹이 가장 낮은 산마리노가 현재 탈락 1순위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있다. 바로 5개국 중 하나인 루마니아가 산마리노와 같은 조에 속해있다는 점이다. 현재 H조 상황은 이렇다. 1위 오스트리아(15점), 2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13점), 3위 루마니아(10점), 4위 키프로스(8점), 5위 산마리노(0점). 루마니아와 보스니아가 2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중이다.

만약 루마니아가 보스니아를 제치고 2위로 본선 직행한다면? 루마니아는 플레이오프가 필요없어진다. 그러면 플레이오프를 다투는 팀이 5개국에서 4개국으로 줄어든다. 웨일스, 스웨덴, 몰도바, 산마리노. 티켓도 4장이니 산마리노가 자동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는 상황이 펼쳐진다.

루마니아는 11월 15일 보스니아 원정을 치른 뒤, 18일 마지막 경기에서 산마리노를 홈에서 맞는다. 득실차가 관건이다. 루마니아는 득실차 +5(11득점 6실점), 보스니아는 +8(13득점 5실점)이다. 루마니아가 3점 뒤처져 있다.
산마리노의 1990년 첫 대표팀.

이와 관련,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산마리노가 루마니아전에서 가능한 한 많은 골을 내줘야 한다고 분석했다. 루마니아가 산마리노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며 득실차를 크게 개선해야 보스니아를 제치고 2위에 오를 수 있다. 루마니아가 2위로 본선에 가면 산마리노에게도 플레이오프 기회가 생긴다.

문제는 FIFA가 고의 패배를 금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축구연맹은 이를 경기 조작으로 간주하며, 적발 시 실격과 출전 정지 등의 강도높은 제재를 가한다. 산마리노로서는 딜레마다. 루마니아에게 대패해야 월드컵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노골적으로 져줄 수는 없다.

지금까지 산마리노는 예선에서 0대 2(키프로스), 1대 5(루마니아), 0대 1(보스니아), 0대 4(키프로스), 0대 6(오스트리아), 0대 10(오스트리아), 0대 4(키프로스)로 패했다. 어차피 최선을 다해도 대패가 예상되는 약체지만, 자칫 잘못하다간 고의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축구를 정말 못해서 못한 것 뿐인데도 일부러 못했다는 의심을 사게 생겼다는 점이 아이러니다.

2020년 이후 경기를 치르지 않아 FIFA 랭킹에서 제외된 에리트레아를 제외하면, 산마리노는 2023년 11월부터 세계 랭킹 최하위다. 수용 인원 6600명의 홈 경기장은 종종 절반도 채워지지 않는다. 원정팀 서포터스가 홈 관중보다 많을 때도 있다. 1990년 첫 공식 경기 이후 산마리노는 2006년 독일에게 0대 13으로 지는 등 몇 차례 대패를 당했다. 메이저 대회 예선에서는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2004년 리히텐슈타인전 친선경기 승리가 오랫동안 유일한 기쁨이었던 산마리노. 이 팀이 작년 네이션스리그에서 같은 상대를 두 차례 꺾으며 새 역사를 썼다. 이제 그 승리가 월드컵이라는 꿈의 무대로 가는 열쇠가 될지 모른다. 단, 다음 경기에서 크게 지는 조건으로 말이다. 가능하면 티 나지 않게. 자연스럽게.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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