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도 MLB처럼 문화 바뀌나...사령탑하다 코치로 가도 행복한 감독들 [스춘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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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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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과거에 제가 무엇을 했는지는 중요치 않아요. 유니폼 입고 현장에서 함께 하는게 좋을 뿐이죠."
지난해 7월 초, 양상문(64) 한화 투수코치가 김경문 한화 감독의 부름을 받고 현장에 복귀했을 때 한 말이다. 당시 양 코치는 위와 같은 말을 하며, 보직에 상관없이 야구 유니폼을 입고 현장을 누빌 수만 있다면 야구인으로서 '최고의 행복'이라고 했다.
양 코치는 한화 투수코치로 부임 직전까지 안 거친 자리가 없을 정도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지도자다. 프로야구 코치, 감독, 단장을 꽤 오랜시간 지냈고, 남자야구 국가대표팀 코치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경험했다.
한동안 현장을 떠나 해설위원으로 재직하던 시절엔 '불모지' 한국여자야구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사상 두 번째 아시안컵 동메달 수확과 함께 세계대회 진출까지 이끌며 여자야구 알리기에도 열성이었다.

그리고 이번엔 홍원기(52) 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사령탑을 하다가 코치로 현장 복귀한다. 홍 전 감독은 23일 두산 베어스 신임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이제는 코치가 된 홍 수석코치는 "40년 넘게 유니폼을 입어와 잠옷 같이 편안한 옷이 유니폼"이라며 "그런 야구 유니폼을 입고 현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던 순간이 마냥 좋았다"라고 했다.
이미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선 감독직을 역임했던 지도자가 코치로 현장 복귀하는 일이 흔하다.

브래드 밀스 감독도 휴스턴 애스트로스 감독을 하다가 2013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3루 코치로 현장 복귀했다. 카를로스 토스카 감독도 토론토 블루제이스 감독(2002~2004년)을 역임했다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애틀랜타 브레이브 코치로 현장 복귀했다.
KBO리그에서는 감독을 하다가 코치로 현장에 복귀하는 것이 좌천처럼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도자들 스스로가 역할의 경중보다 '현장에 함께하는 즐거움'을 더 중시하는 모습이다. 유니폼을 입고 땀 흘리는 현장이 여전히 좋고, 후배들을 돕는 일이 야구 인생의 또 다른 기쁨이라는 자각이 자리 잡아가고 있다.
앞으로도 감독을 지낸 이들이 다시 코치로 현장에 복귀하는 일이 점차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여진다면, KBO리그는 더욱 건강한 야구 문화를 갖추게 될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직함'이 아니라, '어떤 자세'로 야구에 임하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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