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황당하게 당했다, 알던 그 투수가 아니었다… 12K 대굴욕의 하루, 포스트시즌 탈락 확정 초읽기 [인천 게임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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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이제 2% 미만으로 떨어진 KIA는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가을 야구 탈락의 ‘트래직 넘버’가 이제 세 개만 남은 가운데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다 이기고 다른 팀들의 상황을 봐야 했기 때문이다.
이날 KIA를 가로 막은 SSG 선발 투수는 좌완 김건우(23)였다. 김건우는 제물포고를 졸업하고 2021년 팀의 1차 지명을 받은 유망주였다. 군 문제를 해결하고 팀에 가세했고, 올해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다만 근래 들어 경기력이 떨어지며 2군에서 꽤 오랜 기간을 머물다 이날 콜업돼 선발로 나섰다.
김건우는 올 시즌 KIA전 3경기에 나갔다. 3경기에서 6이닝을 던지며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다만 8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완벽한 투구는 아니었다. 게다가 이미 6이닝 정도를 상대한 경험이 있어 아예 낯선 투수는 아니었다. 오히려 낯설음에 고전할 팀은 이날 KIA 선발 김태형을 처음 만나는 SSG라고 할 법했다.
하지만 그런 KIA가 낭패의 하루를 보냈다. 김건우는 예전에 KIA가 알던 그 김건우가 아니었다. 2군에 있던 시절 투구폼을 교정했고, 이날이 1군에서 처음으로 그 투구폼을 선보이는 날이었다. KIA도 나름대로 대비를 했겠지만, 막상 타석에 서는 타자들로서는 마치 새로운 선수를 보는 느낌이 있었을 것이다.
김건우는 투구 동작이 비교적 잘 이어지는 투수였다. 팔 스윙도 빠르다. 하지만 공을 던지기 위해 넘어오는 과정에서 밸런스가 일정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때문에 공을 놓는 지점이 들쭉날쭉했고, 그래서 볼넷이 많았다. 좌타자 몸쪽으로 날아가는 공도 많았다. 이를 고민한 김건우는 스스로 투구폼 변경을 결정했다. 발을 들 때 약간의 이중키킥과 같은 변형 동작을 줬다.
꽤 큰 변화를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실험했고, 이날 KIA 타자들이 그런 김건우의 새 폼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크게 고전했다. 김건우는 이날 5⅓이닝 동안 무려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KIA 타선을 완벽하게 눌렀다. 6회 1사 후 정해원이 우측 담장 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칠 때까지, KIA는 김건우를 상대로 단 하나의 안타도 때리지 못했다. 김건우의 맹활약은 SSG의 5-0 승리 원동력이 됐다.
1회부터 김건우의 새로운 폼에 당황한 듯 삼진이 쏟아졌다. 윤도현이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 박찬호는 포심에 루킹 삼진, 그리고 김선빈도 포심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김건우의 투구폼에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한 데다, 포심 제구까지 자로 잰 듯 정교하게 우타자 몸쪽을 파고 들었다. 몸쪽을 신경 쓰면 김건우는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우타자 바깥쪽에 떨어뜨렸다.
KIA는 2회 1사 후 오선우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김호령과 한준수가 역시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KIA는 3회 1사 후에도 박민이 김건우의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선발 김태형이 위기를 잘 넘기며 버티고 있었지만, 4회 기회도 놓쳤다. 선두 박찬호가 출루했으나 김선빈이 김건우의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하며 물러났다. 이어 위즈덤 타석 때는 작전이 걸렸지만 위즈덤은 헛스윙 삼진, 그리고 2루로 뛰던 박찬호까지 동시에 아웃되며 이닝이 허무하게 끝났다.
기세를 올린 김건우는 5회에도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오선우가 커브에 헛스윙 삼진, 김호령은 포심에 헛스윙 삼진, 그리고 한준수는 포심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결국 잘 버티던 김태형이 0-0으로 맞선 5회 2사 후 안상현에게 볼넷을 내줬고, 에레디아에게 우중월 2점 홈런을 맞으며 또 열세에 몰렸다. KIA는 6회 선두 정해원이 삼진을 당하면서 김건우에게 12번째 삼진을 내줬고, 선발 전원이 한 선수에게 삼진 하나 이상을 기록하는 굴욕적인 경기를 했다. KBO리그 역대 45번째 사례였다.
김건우는 6회 1사 후 박민에게 2루타를 맞은 뒤 팬들의 큰 박수와 함께 마운드를 내려갔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국내 선수가 한 경기 12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박세웅(롯데)에 이어 두 번째였다. 당연히 김건우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었다. 선발 전원 탈삼진은 시즌 8번째, 국내 선수로는 두 번째였다. 종전 5이닝이었던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도 넘어섰다. 김건우로서는 최고의 하루였다.
SSG는 2-0으로 앞선 6회 감격의 1군 복귀전을 치른 황동하를 두들겨 3점을 더 뽑았다. 선두 고명준의 좌전 안타에 이어 최지훈이 황동하의 포심패스트볼(143㎞)을 잡아 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어 1사 후 정준재가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고 나가더니 2사 후 박성한이 중전 적시타를 때리며 5-0으로 달아났다. SSG는 8회 김민에 이어 9회 마무리 조병현까지 나가 안전하게 5-0 승리를 마무리했다.
SSG는 김건우에 이어 이로운이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고 리드를 지켰고, 8회는 김민이 책임지며 승기를 잡았다. 마무리 조병현이 9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타선에서는 에레디아가 결승포 포함 2안타 2타점, 최지훈이 역시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을 기록했고 정준재가 3안타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타격이 호조를 보였다.
반면 KIA는 선발 김태형이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비교적 선전했지만 타선 지원이 없었다. 등판한 선발 두 경기에서 모두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운을 안았다. 황동하가 1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타선은 8회까지 김선빈 박민만 안타를 치는 등 2안타에 머무른 끝에 결국 또 한 번의 무기력한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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