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덕분에 견뎌" 민희진, 법정서 눈물…방시혁→소성진 줄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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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법정에서 하이브 합류 과정부터 갈등의 단초, 뉴진스 종용 및 템퍼링 의혹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둘러싼 쟁점 전반을 세세히 언급했다. 민 전 대표는 발언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31부(부장 남인수)는 하이브가 민희진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간계약 해지 확인 소송과,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에 대한 3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민 전 대표는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 "방시혁, 소성진 능력 부족하다며 지속적 협업 요구"
민희진 전 대표는 2018년 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퇴사 직후 하이브 방시혁 의장의 구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 전 대표는 "2018년 12월 31일에 SM에서 퇴사했다. 방시혁 의장에게 2019년 1월 2일 연락이 왔다. 퇴사 이틀 만에 어떻게 연락을 한 거냐고 물으니 SM 내부에 정보원이 있어 퇴사를 알게 됐다고 했다. 인간 SM이라고 생각했는데 퇴사할 줄 몰라서 반가웠다며 인재를 영입하고 싶다고 굉장한 구애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방시혁 의장이 자신의 부모에게도 연락을 취해 "'따님 하고 싶은 거 잘 할 수 있게 하이브로 꼭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릎 꿇는 수준"이었다고 표현했다.
이어 "(방시혁 의장이) 본인 비전에 대해 이야기하더라. 기존 엔터 업계에 대한 불신과 SM에 대한 비판 등을 기저로 업을 쇄신해 보고 싶다고 했다"며 "걸그룹을 만들고 싶은데 쏘스뮤직 소성진 대표와 이전에 글램으로 심하게 망했다고 하더라. 걸그룹에 자신이 없으니 내가 필요했던 거다. 당시 카카오엔터에서 (입사) 제안이 있었기에 고민했다"고 밝혔다.
또한 "걸그룹을 만들자는 제안은 내가 주도하는 기획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방시혁 의장은 소성진 대표의 제작 능력이 부족하다며 쏘스뮤직과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며 "쏘스뮤직에 연습생들이 많다고 계속 강조했는데 정작 난 연습생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다른 레이블이 아닌 제 레이블에서 시작하고 싶다'는 의견을 명확히 전달했고, 이 과정에서 방시혁 의장과 실랑이가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방시혁 의장이 '삼자 호흡'(방시혁–쏘스뮤직–민희진) 체제를 강조하며 협업을 설득했지만, 실제 제작 단계에서는 방 의장이 명확한 제작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고도 주장했다. 민 전 대표는 "방 의장은 하이퍼팝 계열을 원했지만 당시 연습생의 성향과 시장성을 고려하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오랜 기간 의견 충돌이 이어졌다고 했다.
■ 르세라핌 아일릿 재차 언급 "할 얘기는 해야 한다"
민희진 전 대표는 당시는 연습생이었지만 현재 르세라핌으로 데뷔한 사쿠라와 김채원 관련해서도 재차 언급했다. 민 전 대표는 두 사람의 영입 소식을 언론 보도를 통해 먼저 알았다며 "당시 온라인에서는 제가 그 팀 재데뷔를 돕는다는 오해가 퍼졌고 연습생들도 불안해 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박지원 전 하이브 CEO로부터 자신의 팀 데뷔를 미뤄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도 했다. 그는 "사쿠라, 김채원 계약 문제로 그 팀이 먼저 데뷔해야 한다며 제 팀을 쏘스뮤직 차기 걸그룹으로 돌리라고 해 강하게 반발했다"며 "삼자 협업까지 양보했는데 타 레이블 차기로 시작하라는 건 대중과의 약속을 깨고 제 평판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피력했다.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의혹도 재차 언급했다. 그는 "아일릿 티저가 나오고 뉴진스 부모님이 저에게 연락했다. '(뉴진스 부모의) 친구가 (아일릿 티저를 보고) 네 딸 여기 없냐'고 했다더라. 그만큼 유사했던 거다"며 "(부모들이) 불만을 제기할 경우 밉보일지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중론이 '할 얘기는 해야 한다'였다. 같은 회사에서 카피 문제가 나왔다는 건 멸시 아니냐"고 말했다.
■ "지옥 같은 시간 뉴진스 덕분에 견뎌…멤버들 종용 없었다"
민희진 전 대표는 뉴진스에 대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내며 "회사에 있는 게 지옥 같았지만 뉴진스 덕분에 견뎠다"고도 했다. 그는 "뉴진스를 세계적인 팀으로 만들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뉴진스 데뷔 이후의 차별 문제도 언급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뉴진스가 나오자마자 잘 됐고 하이브의 견제가 심했다"며 "하이브 홍보팀은 뉴진스 성적을 제대로 홍보해 주지 않았고, 광고팀은 뉴진스에게 들어오는 광고를 다른 레이블로 돌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도쿄돔 팬미팅 성과도 언급하며 "그런 업적을 낸 자회사 대표를 해임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잘못한 것도 없고 투명하게 회사 경영을 해왔다. 해임될 이유가 없다. 주변에서도 참으라고 했지만 고통스러워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정감사에 멤버 하니가 참석한 것과 관련해서도 "뉴진스 아이들은 굉장히 똑똑하다. 누가 시켜서 움직이는 애들이 아니다. 너무 모멸적"이라며 "종용한 적 없다. 혼자 나간 하니가 안쓰러워서 같이 가고 싶었던 마음뿐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템퍼링 의혹에 대해서는 "하이브와 유착된 매체들 기사에 일일이 대응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대응하지 않았다고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뉴진스 멤버들의 전속계약 해지 선언이 자신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하이브 측 주장에 대해서도 "뉴진스 월드투어 계획까지 세워놨고 계약 해지를 해서 이득이 될 게 없다"며 "가만히 있으면 풋옵션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전속계약 해지가 그냥 한다고 되는 거냐"고 반박했다.
■ "난 하이브 상장의 제물…풋옵션 30배 요구는 배신감 때문"
민희진 전 대표는 하이브와의 주주 간 계약 협상 과정도 언급하며 자신이 풋옵션을 30배로 요구한 배경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돈 욕심이 아닌 처절한 배신감"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하이브 합류 초기부터 이용당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나는 돈보다 명예와 크리에이티브 퀄리티가 중요한 사람이다. 어도어 설립 당시 제 지분을 0%로 두고, 지분 100%를 하이브가 보유한 회사여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스톡옵션을 받았다"며 "방시혁 의장은 나를 영입해 하이브의 기업 가치를 부풀리고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하기 위한 제물로 썼다"고 말했다.
또한 주주 간 계약서에 있던 '경업 금지' 조항을 뒤늦게 발견했다고 했다. 이 조항에는 민희진 전 대표가 하이브 동의 없이 주식을 처분할 수 없고,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는 평생 동종 업계에서 일할 수 없는 것으로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희진 전 대표는 "벗어날 수 없는 노예 계약임을 알게 됐다"며 하이브 경영진에게 치 떨리는 배신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풋옵션 30배는 내 인생을 저당 잡으려 했던 그들의 기만과 하이브 내에서 겪은 수모와 방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 심리였다. 돈을 벌겠다는 게 아니라 날 괴롭힌 대가를 받아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경영권 찬탈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왜 허무맹랑한 소설을 쓰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회사에 불지르고 싶다고 하면 내가 방화범이 되는 거냐. 말도 안 되는 걸로 여기까지 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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