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방송된 JTBC 토일극 '백번의 추억' 4회에서 허남준(한재필)이 신예은(서종희)에게 전해달라는 쪽지는 김다미(고영례)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엄마의 간병을 해야 하는 자신을 대신해 안내양 일도, 집안 일도, 심지어 싫어하는 수업 필기까지 대신해주는 신예은을 볼 때마다 가책을 느꼈다.

플레이보이 '김기사' 이재원을 사이에 두고 이민지(권해자)와 오우리(차옥희)의 흔들린 우정을 보며 “제비 한 놈 때문에 습자지보다 못한 우정이 쪽 찢어져 분다”는 박예니(최정분)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결국 김다미는 신예은에게 쪽지를 내밀었다. 신예은은 “난 연애 관심도, 그럴 여력도 없다. 그리고 걘 나에 대해서 아는 게 하나도 없다”고 단호히 선을 그으며 쪽지를 던져버렸다. 김다미는 미안함과 동시에,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답답한 건 신예은의 연락을 기다린 허남준이었다. 김다미는 자신을 찾아온 허남준에게 “종희는 아직 누굴 만날 마음이 없는 것 같다”는 의사를 전했다.

실망한 허남준이 떠난 뒤 김다미의 마음은 더 복잡해졌다. 그래서 문병 온 오빠 친구 김정현에게 “그냥 내가 싫다”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키다리 법대 오빠' 정현은 “행복은 결국 스스로 추구해야 한다”는 행복추구권을 조언했고, 김다미는 이에 용기를 내 허남준을 만나러 학교로 달려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간이 어긋났다. 김다미가 학교에 도착했을 무렵 허남준은 신예은의 단골이라는 비발디 음악다방으로 향한 것.

커피를 두 잔이나 연이어 마시며 기다린 끝에 신예은과 우연을 가장한 만남에 성공한 허남준은 오늘이 생일이라는 거짓말로 식사를 청했다. 그리고 경양식 집에서 나이프 사용법을 몰라 돈가스에 포크를 찍어 통째로 베어 무는 신예은을 따라 했다. 생일 선물 사준다는 신예은을 따라 동인 백화점에 갔다가 결국 자신이 백화점 사장 아들이고, 생일도 아니란 사실을 솔직히 실토하며 “너 만나고 싶다”는 고백과 함께 주말 데이트를 청했다.

기숙사로 돌아온 신예은은 김다미에게 달라진 속내를 털어놓았다. 허남준과 대화를 나누며,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한 비슷한 상처를 어렴풋이 느낀 신예은은 모든 걸 다 가진 듯 보이지만 사실은 외로워 보이는 허남준이 이상하게 신경 쓰였다. 그래서 다시 한번 만나 자신이 주간 학생 아닌 안내양이란 사실부터 솔직히 얘기해 보겠다고 결심했다.

신예은 역시 마음이 생겼다는 걸, 자신의 세 번의 인연보다 신예은의 만남 한 번이 더 강한 운명이었다는 걸 깨달은 김다미는 친구의 데이트를 위해 주말 근무 대타를 자처하며 응원했다. “나 다음으로 행복해졌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이 바로 너니까, 내 행복추구권은 거둘까 한다”면서도 첫사랑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손가락에 들인 봉숭아물을 수세미로 박박 문대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신예은의 타이밍도 맞지 않았다. 허남준이 평소 잘 타지 않던 버스에 올랐을 때 안내양으로 일하는 모습을 들킨 것. 놀라 뒷걸음질치는 신예은을 보며 허남준도 말을 잇지 못했다. 신예은이 두고 간 유니폼 모자를 전해주려 자전거를 타고 뒤따라온 김다미도 이 모습을 목격했다.

그 사이 신예은을 둘러싼 비밀이 밝혀졌다. 그를 필사적으로 찾던 의문의 남자가 바로 오빠(정재광)이고, 그가 신예은을 폭행했다는 과거가 드러났다. 정재광은 “안내양 복을 입고 있어서 못 알아볼 뻔했지만, 동생 맞다”는 단서를 잡아 긴장감을 높였다.

지난 21일 방송된 4회는 전국 4.9%, 수도권 5.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분당 최고 시청률은 5.7%까지 올랐다. (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백번의 추억'은 매주 토요일 밤 10시 40분, 일요일 밤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유지혜 엔터뉴스팀 기자 yu.jihye1@jtbc.co.kr
사진=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