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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초저예산으로 만든 영화, 어느 때보다 흥행에 목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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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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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령 기자]

9월 10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얼굴>의 화상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연상호 감독, 배우 박정민, 권해효, 신현빈, 임성재, 한지현이 참석했다. 토론토국제영화제의 월드 프리미어 상영 일정(현지 시각 오전 3시)으로 바쁜 날을 보내는 상황 중 영화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얼굴>은 살아있는 기적이라 불리는 시각장애인 전각 장인 '임영규(권해효)'의 아들 '임동환(박정민)'이, 40년 전 실종된 어머니 장영희(신현빈)의 백골 시신 앞에서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연니버스의 시초
 영화 <얼굴> 화상기자간담회
ⓒ 장혜령
시차를 이겨내고 한자리에 모인 이들은 이색적인 화상 기자간담회와 토론토 현지에서 맛본 전 세계 첫 상영의 흥분을 전했다.

연상호 감독은 "토론토에서 박정민의 인기를 실감했다. 1800석 극장을 꽉 채워 다 함께 관람하는 기쁨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월드 프리미어 이후 자정이 넘어가는 GV에도 여전히 꽉 찬 열정에 놀랐다"며 "한국적인 소재를 해외 사람들이 공감해 줄지 걱정했지만 아니었다. 외신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영화 이해도가 완벽했다. 인상적인 기억과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얼굴>은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 이전부터 꾸던 꿈을 실현한 영화다. 연상호 감독은 실사 <부산행> 이전 한국 사회의 폐부를 낱낱이 드러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사이비> 등을 선보였다. <얼굴>은 2018년 직접 쓰고 그리며 사회 비판의식을 꽃피웠던 첫 그래픽 노블이다.

연상호 감독은 "성취와 성과에 집착하는 저의 근원으로부터 출발했다. 그러다가 1970년대 한국의 고도성장 이면에 잃어버린 것과 착취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으로 넘어갔다"며 "앞이 보이지 않지만 시각 예술을 하는 아이러니한 임영규와 반대편에 서 있는 정영희를 만들어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정영희가 누구인지, 그녀의 얼굴을 찾아가는 미스터리 추리극의 분위기가 전반적인 톤이다. 큰 궁금증을 유발하면서도 부자 사이의 얼굴이 대비되며 심연의 불편함이 유발된다.

연출 주안점을 어디에 둔지 묻자 연상호 감독은 "미스터리의 동력은 본인 힘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정영희의 얼굴이었다. 임영규의 상황처럼 관객도 정영희의 얼굴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상상하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라며 "그러려면 임영규의 뒤틀린 내면 깊숙이 들어가야 했다. 마지막 사진 속 정영희의 얼굴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누구의 얼굴도 아니면서, 누구의 얼굴도 될 수 있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1인 2역 '신의 한 수'
 영화 <얼굴>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박정민은 15년 연기 경력 최초로 시각장애인인 아버지와 아들의 '1인 2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박정민의 "원작에 호감이 있던 사람으로서 작가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묵직하게 전달한 기회로 여겼다"라며 "큰 도전이라 생각하고 임한 건 아니다. 아들과 아버지를 연기하겠다고 제안하고 보니 주제와 맞닿아 있었다"며 참여 계기를 밝혔다.

젊은 영규를 연기하며 주안점을 어디에 두었는지 묻자 박정민은 "눈이 불편한 분들이 만든 영상을 보면서 준비하다가, 자연스럽게 되짚게 되는 행동 패턴을 발견했다"라며 "촬영하면서는 저의 아버지의 삶을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시각 장애인을 가족으로 둔 사람으로서 의도치 않은 선물이 되었다. 저도 몰랐던 저의 얼굴을 보기도 했다"고 밝혔다.

박정민은 이어 "아버지 역할을 먼저 촬영했는데 아버지로서 쌓은 수치심을 이후 아들로서 바라보게 되었다. 두 캐릭터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도움을 받았다"며 "특히 아들과 아버지의 독대 장면에서 권해효 선배님의 15분 동안 압도되는 연기를 직관하게 되어 감탄했다"고 털어놨다.

눈이 보이지 않지만 누구보다 아름다운 이름을 만드는 전각 장인 역의 권해효는 "'사이비'에서 연상호 감독을 처음 만났다. 원작 만화를 접하고 그때의 기억이 깨어났다"라며 "제작 방식 자체도 연상호 감독이 지닌 작가로서의 장점을 발휘하는 작품이라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얼굴 없는 역할의 도전
 영화 <얼굴> 스틸컷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얼굴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배우도 있다. 지워진 얼굴 정영희를 연기한 신현빈은 "정영희는 편견 속에 갇힌 유약한 인물처럼 보이지만 자기 뜻대로 살아가려고 애쓴다"라며 "외모로 평가받아 만들어진 오해 속에서도 존재를 지키려는 사람이다. 정영희를 통해 어둠 속에서 견뎌내고 이겨내는 면을 배웠다"고 전했다.

신현빈은 연상호 감독과 <계시록>의 인연으로 정영희를 제안받았지만 스스로 의구심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신현빈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설정에 끌렀다. 어려울 수 있지만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라 생각했다"라며 "관객은 상상력을 원동력 삼아 정영희의 얼굴을 그려나갈 것 같아 표정이 아닌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저 또한 열린 생각과 고정관념을 깬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정민과 부부 호흡을 맞춘 소회를 묻자 신현빈은 "제안된 시간 안에 압축적으로 촬영해야 했고, 불편한 장면도 많았는데 서로의 믿음이 커 편안했다"라며 "함께 좋은 작품을 한다는 믿음이 있었다. 외롭게 살아온 인물을 맡았지만 현장에서는 든든했다"고 말했다.

20여 명의 의기투합
 박정민, 신현빈, 임성재, 연상호, 한지현, 권해효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얼굴>은 배우와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만든 프로젝트다. 제작비 2억으로 3주 동안 20여 명의 스태프가 만들어낸 초저예산 고퀄리티 영화다.

연상호 감독은 "처음에는 물정을 잘 몰라 1억으로 만들려고 했다. 연 감독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시대 구현도 재현 드라마처럼 만들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라며 "일단 시도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연 감독은 "첫 단추로 박정민 배우가 캐스팅되면서 돌이킬 수 없게 되었고 이후 스태프가 꾸려지면서 퀄리티가 높아졌다. 전설적인 아시아의 저예산 B급 영화를 보면서 에너지와 힘의 존재를 느끼며 자랐는데 이 영화들에 영감받아 저도 <얼굴> 제작 과정을 시스템화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라며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이런 형태의 작업이 가능한 시스템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니버스의 태초인 <얼굴>은 9월 11일 개봉해 절찬 상영 중이다.

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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