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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과는 달라" 박찬욱의 귀한 귀환 '어쩔수가없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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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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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순 이병헌 박찬욱 감독 손예진 염혜란 이성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어쩔수가없다'가 국내 관객과 본격적으로 만날 채비를 마쳤다.

22일 오후 서울 용산CGV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어쩔수가없다'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이 참석했다.

24일 개봉하는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과 톱 배우들의 만남으로 일찌감치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공개된 '어쩔수가없다'는 비주얼보다 상황이 잔혹한 박찬욱표 블랙코미디다. 해고에 내몰린 중산층 가장과 그 가족을 중심에 두고 쓴웃음나는 유머와 상황이 쉴틈없이 펼쳐진다. 손쉬운 대체가 밥먹듯 벌어지는 세상에 대한 냉소가 가득하다. 전작 '헤어질 결심'의 진한 감성과 작별을 고한 차디찬 시선이다.

박찬욱 감독은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다 각자 따로 존재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서로 의존하고 서로의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특징이라고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그것이 원작과 다른 점이기도 하다. 원작에도 있지만 강조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만수를 중심으로 부인 미리(손예진)의 역할과 비중이 커졌다. 만수는 미리 없이는 동기나 행동의 이유가 잘 설명되지 않는다"면서 "만수의 타깃이 되는 세 남자는 만수와 뭔가를 다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표면적으로야 같은 직종에 종사하며 직업을 구한다. 그밖에도 알코올에 대한 의존이라든지, 딸의 존재라든지, 심지어는 자동차도 같다"고 했다.

▲ 박찬욱 감독 ⓒ곽혜미 기자

이어 "범모(이성민)와는 여러가지가 더 많이 있다. 범모의 아내 아라(염혜란)도 그러하다. 아라는 자기 아내인 미리를 떠올리게 하는 존재다. 아라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일은 만수에게 남의 일같지 않게 느껴진다. 조금 있다가 느껴야 하는 사람인데도 범모가 그걸 알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그런 데서 나온다"면서 "만수의 범행은 모두 다 자신의 분신을 하나씩 제거하는, 자기 자신을 파괴해가는 것이다. 벌레가 배나무잎을 갉아먹듯이 자기 자신을 갉아먹는 행동이기도 하다"고 했다.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 박찬욱 감독은 "언제나 데뷔 감독이 아닌 다음에야 전작과의 비교를 스스로도 하고 관객과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서 겁도 난다. 그런데 저는 바로 전작과 어떻게 하면 다른, 심지어는 상반된 영화를 만들까 그런 방향으로 늘 노력하는 류의 감독이다"라고 운을 똈다.

이어 "그래서 '어쩔수가없다'는, '헤어질결심'이 시적인 느낌이 강하다면 이것은 산문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여백이 많았다면 꽉 찬 영화, 여성성이 강했다면 남성성에 대한 탐구. 여러가지 면에서 다른 영화이기도 했다"면서 "'어쩔수가없다'는 '헤어질 결심'을 좋아하신 분들이 새로운 면을 보고 즐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차이점을 짚었다.

이병헌 외에는 이날 자리에 함께한 배우들 모두 박찬욱 감독과는 첫 작업이라는 점도 눈길을 모았다.

이병헌은 "25년 전에 '공동경비구역 JSA'를 찍고 21년 전에 '쓰리 몬스터'를 경험했다. 여기 계신 분들보다는 박찬욱 감독을 안다고 생각을 한다. 평상시에도 감독님과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걱정이라든지 궁금증 같은 건 많이 없었다"면서도 다시 놀라움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촬영하면서 정말 긴 시간을 촬영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낄낄거리며 농담도 주고받지만 이야기의 대부분은 영화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했다. 이어 "저도 질문이 많은 배우다. 그런 대화 속에서 촬영해나가는 과정이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유쾌하고 즐거운 몇달이다. 그렇게 많은 대화를 했음에도 결과물을 볼 때 '그래서 나한테 저렇게 요구하셨구나' 나중에 깨닫는 경우도 많아서 놀라운 경험을 했다"며 "3~4달을 했는데 여전히 질문이 남아있다. 그래서 나한테 이런 요구를 하셨나. 함께 몇달을 했는데도 지금 알게 되는 놀라움이 있다"고 감탄했다.

'어쩔수가없다'로 박찬욱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춘 손예진은 "촬영하면서도 디테일한 디렉션과 영화 전체, 배우를 바라보는 시야가 날카롭고 넓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 '아 대단한 분이시구나' 깨달았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손예진은 이어 "영화를 찍으면서도 감독님이 가진 존재감은, 이겉 팥인데 콩이라고 연기해 해도 '예 알겠습니다' 하고 할 수 있을 만큼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감독에 대한 절대적 신뢰를 드러냈다.

▲ 손예진 이병헌 ⓒ곽혜미 기자

박희순은 "감독님의 오랜 팬이고 함께할 수 있게 돼 기뻤다. 자세부터 달랐던 것 같다. 발가벗겨질 준비를 했다고 할까. 그런데 발가벗겨진 건 성민이 형이었고 제가 발가벗겨지지는 않았다"며 영화 속 이성민의 전라 노출을 언급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감독님의 디렉션이나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이걸 어떻게 해낼까 생각밖에 없었다. 감독님이 많이 열려 계셨고 준비해온 것도 많이 받아주셨다"며 "이 작업을 하는 순간이 행복하고 즐거웠다. 다시 한 번 기회가 온다면 제가 발가벗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이병헌 ⓒ곽혜미 기자

이성민은 "다른 배우들이 이야기를 해서 딱히 할말은 없지만 공감한다. 이런 느낌이었다. 동네에서 제가 주먹 좀 쓰고 애들 좀 패고 다녔는데 프로 격투기 선수를 만난 느낌이었다. 후달리고(?) 뭘 해도 티가 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렇게 긴장을 많이 하고 촬영을 했다. 현장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저 혼자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염혜란은 "감독님의 작업은 배우를 긴장시킨다. 현장에서 디렉션을 주신 건 아닌데 예리하고 함의가 많아서 배우 자체를 긴장시키는 작업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연기해오긴 했지만, 배우의 감각적인 부분을 더 예리하게 만들어주시는 작업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어쩔수가없다'는 이병헌 손예진의 첫 호흡으로도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은 두 아이를 두고 남부럽지 않은 단란한 가정을 꾸린 부부로 분했다.

이병헌은 손예진과 호흡에 대해 "저희의 호흡은 놀라우리만큼 현장에서 척척척 맞아들었다"면서 "손예진 배우와 저희가 부부끼리 친분이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거리감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호흡이 정말 척척이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병헌은 "그렇지만 역시 손예진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처음 호흡을 해 봤는데 많은 순간 놀랐다. 자기가 표현해야 할 감정을 놓치지 않고 찾아가는 배우구나 너무 놀라웠다"고 말했다.

▲ 손예진 염혜란 ⓒ곽혜미 기자

손예진 또한 이병헌을 두고 "정말 힘을 하나도 주지 않고 카메라 앞에서 유연하게 연기하신다. 어떻게 저렇게 온 몸에서 힘을 뺀 상태에서 연기할 수 있을까 했다"며 감탄했다.

손예진은 이어 "우스갯소리로, 저희가 함께 골프를 친 적이 있는데 정말 온 몸에 힘을 잔뜩 주고 친다. 거기서 힘을 주니까 연기할 때 힘이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이병헌을 폭소하게 했다. 손예진은 "그 정도로 훌륭하신 배우"라고 답변을 마무리해 웃음을 안겼다.

지난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데 이어 제 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는 국제관객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은 '어쩔수가없다'는 추석을 앞두고 개봉하면서 부진에 빠진 한국영화 구원투수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배우들 또한 흥행에 대한 바람을 감추지 않았다.

이성민은 "특별히 한 건 없지만 이상하게 긴장이 된다. 부디 이 영화가 많이 잘됐으면 하는 기대가 커서일 것이다. 부디 저희 영화 잘 되도록 도와달라"고 털어놨고, 박희순 또한 "베니스도 토론토도 부산도 중요하지만 개봉 이틀을 남긴 오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관객의 반응을 살폈다.

박찬욱 감독은 "너무 구걸하는 것 같아서"라고 머쓱해 하면서도 "본의아니게 이런 시기에 개봉하는 것 같아서. 한국의 극장을 살리는 책임을 막 어깨에 짊어진 것 같은 막중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런 건 처음이다"라고 고백했다.

박 감독은 "적어도 관객들이 한국영화 재미있네, 다음엔 뭐 나오는지 기다렸다가 한번 더 봐야지 하고 그런 만족한 마음을 갖고 돌아가시는 정도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베니스와 토론토, 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를 함께했던 이병헌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병헌씨 말대로 도시마다 회마다 관객의 구성에 따라, 언론시사에 따라 반응이 정말 다르다. 마음 같아서는 모든 회차 모든 극장에 가서 같이 보고 싶을 정도로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저로서는 참 기분좋은 일이다. 사람의 취향에 따라서 자기 직업이 뭐냐 실업 상태냐 무엇에 따라서 다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이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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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바로가기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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