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회 BIFF] 'OTT 영화제' 오명 벗는다...작정한 '30주년 축제' 시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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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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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가 진정한 '영화제'로 30년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배우 이병헌의 단독 사회로 개최 된 개막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영화의 항해에 나선다. 거센 풍파와 맞섰던 우여곡절의 20대를 지나 30살 생일을 맞이한 만큼,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를 재도약의 기회로 발판삼아 어느 해보다 풍성한, 어디에 내놓아도 아쉬움 없이 흡족할 법한 '영화 축제'를 준비했다.
레드카펫부터 화려했다. 부산국제영화제 3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국내외 영화인들이 총출동했다. 개막작 '어쩔수가없다' 팀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을 비롯해 한효주 한소희 전종서 유지태 심은경 김동욱 김유정 박지환 이규형 고경표 홍경 로운 신예은 이수혁 김민하 등 배우들과 정지영 윤제균 나홍진 추창민 임순례 변성현 등 감독들도 자리했다.
배우 밀라 요보비치, 양가휘, 허광한, 니노미야 카즈나리 등을 비롯해 자파르 파나히 감독,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 미야케 쇼 감독, 매기 강 감독도 부산을 찾았다. 깜짝 손님으로 등장한 블랙핑크 리사와 사생활 이슈에도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참석한 일본 배우 사카구치 켄타로는 올해 레드카펫의 화제 스타로 주목 받았다.
개막작 주인공이자 30주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단독 사회자로 무대에 선 이병헌은 "저는 1991년에 데뷔했는데 1995년에 첫 영화를 찍어 올해로 30년차 영화배우가 됐다. 공자도 서른이 '새롭게 서는 나이'라고 이야기했고, 발자크도 '서른이라는 나이는 인생의 정오'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30년이 되어서야 이제 조금 배우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운을 뗐다.
또 "신기한 건 부산국제영화제도 저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을 했다. 같이 성장을 한 것이다. 그 긴 여정 중에서도 특별히 기억나는 몇몇 순간들이 있는데, 시간은 여러모로 우리를 바꿔놓지만 영화 앞에서 느끼는 설레임 만큼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여러분들이 계셔서 영화가 있을 수 있고, 배우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잊지 않겠다"고 깊이 있는 오프닝을 열었다.
이어진 시상식에서 영화산업에서 여성의 문화·예술적 기여를 알리기 위해 제정 된 까멜리아상은 대만의 감독이자 배우, 그리고 제작자로도 활동 중인 실비아 창, 한국영화 공로상은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 등을 연출한 정지영 감독,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이란의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에게 돌아갔다.
정지영 감독은 "영화를 시작한 지 50년이다. 반세기 동안 카메라 곁에 서 있었고 그 시간이 순탄치는 않았다. 때론 거친 파도와 싸워야 했고 그럴 때마다 훨씬 더 노를 저었다. 끝없이 긴 강을 헤쳐온 건 저 혼자가 아닌 수 많은 동료, 후배, 선배님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그들을 대신해 받는 상이라 생각한다"며 "한국영화 시장이 잠시 위기에 처해있지만 보석같은 영화들은 늘 숨어있다. 찾아 즐겨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써클' 베니스, '택시' 베를린에 이어 '그저 사고였을 뿐'으로 칸 황금종려상까지 세계 3대 영화제 트로피를 석권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저의 첫 영화로 부산에 왔었는데 이후 17년간 감옥에 갇혀 다시 이 훌륭한 영화제를 찾을 수 없었다"며 "지난 30년간 한국은 영화의 자유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싸워왔다.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위해 계속 도전하고 나아가야 한다. 이 상은 그 싸움의 전선에 있는 모든 독립 영화인에게 바치겠다"고 말해 감동의 박수를 자아냈다.
총 64개국 328편의 작품을 상영하는 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의 프로그램과 초청 영화인들이 공개된 후 '올해를 끝으로 영화제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얻을 만큼 30주년에 걸맞는 노력으로 영화제의 위상을 다시금 높였다. 특히 팬데믹 시기를 거쳐 지난해까지도 OTT 채널과 작품들의 존재감을 앞세워 'OTT 영화제'라는 오명 속 '영화를 굳이 뒷전으로 한다'는 쓴소리를 자아냈던 바, 올해는 '재도약의 뜻'을 말 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 특별 기획 프로그램을 5개로 확장해 영화에 의한 영화를 위한 영화제의 분위기를 확실하게 되찾았다.
그리고 변화의 최전선에는 영화를 예술하는 감독들이 섰다. 명성있는 국내 감독들은 올해 영화제의 전체 프로그램을 쫙 펼쳐놓고 하나씩 담당을 정한 것처럼 역대급 총출동 라인업으로 영화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개·폐막작 총연출 민규동 감독, 개막작 연출 박찬욱 감독, 경쟁부문 심사위원장 나홍진 감독, 까르뜨 블랑슈 봉준호 감독, 아시아영화의 결정적 순간들 이창동 감독을 비롯해 김성수 감독, 장준환 감독, 장재현 감독, 김지운 감독 등이 모두 사명과 임무를 갖고 부산에 집결한다.
특히 나홍진 감독은 "'어쩔수가없다'를 보여준다고 해서 왔다"며 재치있는 입담을 발휘하기도 했지만, 본인만의 특별한 작품 세계가 확고한 만큼 양가휘, 난디타 다스, 마르지예 메쉬키니, 코고나다 감독,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 프로듀서, 그리고 한효주 등 심사위원들과 경쟁부문 첫 수상작을 어떤 작품으로 선정할지도 주목도를 높인다. 5개 부문 수상작(자)는 26일 폐막식에서 공개된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30주년이란 역사적인 해를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개선하고자 노력했고 더욱 더 노력할 것이다. 언제나 활기차고 품격 있고 풍요로운 영화제를 만들어 갈 것이다"라는 포부를 끝으로, 모두가 기다렸던 그 작품, 올해의 개막작 '어쩔수가없다' 상영이 시작되면서 영화제 측이 예고한 '전통과 미래를 잇는 영화제의 가치와 상징성'을 확인 시킨 개막식은 막을 내렸다.
첫 단추를 잘 꿴 만큼 열흘간의 영화제가 어떤 이야기들을 남길지, 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26일까지 영화의 전당 일대에서 펼쳐진다. 이와 함께 '다시, 아시아영화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아시아영화의 현실과 미래를 조망하는 포럼 비프는 18일부터 21일까지 영상산업센터,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은 20일부터 23일까지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AI, 글로벌 협력, 엔터테인먼트 금융 등 콘텐트 산업의 핵심 의제를 다루는 다양한 콘퍼런스를 통해 국제적 담론의 장을 제시할 예정이다.
부산(해운대)=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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