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세계관만 흥미로운 '귀시'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연예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60
본문
귀신을 사고파는 금지된 시장으로 인간의 끝없는 욕망 그려내
유재명·문채원·서영희·솔라·차선우 등 열연
오는 17일 개봉하는 '귀시'(감독 홍원기)는 여우 창문이 열리면 펼쳐지는 귀신 거래 시장 '귀시'에서 갖지 못한 것을 가지려는 사람들이 벌이는 섬뜩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년 동안 K팝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고 '서울괴담'(2022)을 통해 현실적이면서도 참신한 공포를 선사한 홍원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귀시'는 양손의 검지와 새끼손가락을 맞대 여우 모양의 창을 그리면 문이 열리는 귀신을 사고파는 시장을 뜻한다. 이 같은 제목을 가진 작품은 이러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돈 외모 성적 스펙 인기 등 각자의 욕망을 좇는 캐릭터들의 에피소드를 유기적으로 풀어낸다.
유명한 작가가 되고 싶은 미연(솔라 분)이 마을을 지키는 오래된 당산나무와 얽혀 얼굴에 꽃이 피는 기이한 현상을 겪게 되는 사건을 시작으로, 자신의 얼굴에 끝까지 만족하지 못하는 채원(문채원 분)이 외모에 대한 강박으로 위험한 거래를 시도하는 은서(서지수 분)의 택배에 손을 대며 격한 몸싸움을 벌이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딸을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금지된 시장에 발을 들이는 희진(서영희 분)과 그의 딸이자 성적과 대학 입시에 집착하는 수험생 수연(배수민 분),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독단적으로 베일에 싸인 납치범을 쫓는 경찰 동식(유재명 분)과 무리한 수사에 따라나서는 신입 경찰 윤건(차선우 분)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이후 베트남으로 배경을 옮긴 작품은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 집착하는 유학생 은진(손주연 분)이 친구들과 함께 금지된 구역에 발을 들이는 스토리를 풀어낸다.
이렇게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자신의 욕심을 채울 수 있는 귀신 거래 시장을 배경으로 하는 '귀시'는 서로 다른 욕망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오싹한 분위기, 고어하고 기괴한 비주얼로 그려내며 러닝타임 내내 공포감을 조성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스크린 데뷔를 치른 솔라와 배수민(스테이씨 수민)을 비롯해 서지수(러블리즈 지수) 손주연(우주소녀 은서) 등 무대 위에서의 활약이 더 익숙한 이들은 제 몫을 다 해내며 앞으로 배우로서 보여줄 행보를 기대하게 만든다.
유재명 문채원 서영희 원현준은 무게감 있게 존재하며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특히 첫 공포 영화에 도전한 문채원은 외모에 집착하며 남의 집 앞에 놓인 택배에도 아무렇지 않게 손대는 인물을 만나 광기 어린 얼굴을 성공적으로 꺼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여기에 시골 마을에서 찾아낸 오래된 당산나무부터 베트남 현지의 거대한 묘지와 귀신을 사고파는 시장이라는 가상의 세계관을 리얼하게 만든 세트, 익숙한 교실과 낡은 복도식 아파트 등은 영화의 설정을 한층 더 디테일하게 살린다.
배우들의 연기와 인상적인 장면 등을 보는 재미는 확실하지만 5개의 에피소드가 '귀시'라는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는 다소 의문이 든다.
특히 짧게 진행되는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 가진 뻔한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한 극단적인 행동이 설득력이 떨어지다 보니 그들의 행동을 끝까지 몰입감 있게 따라가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이야기 자체의 매력이나 재미보다 일차원적인 스토리에 비주얼적인 공포만 계속 강조하니 러닝타임이 길지 않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세계관으로부터 생긴 흥미를 쉽게 잃게 된다.
각자의 욕망을 좇는 이야기들을 완전히 독립적으로 그려내거나 하나의 에피소드에 집중했다면 그 자체로 더 큰 힘과 몰입도를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96분이다.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