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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뢰현 17. '서역 육마'와의 사투 토도사 인기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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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뢰현 17. '서역 육마'와의 사투 토도사 인기야설 

토도사-어른들만의 경험담 실제썰 모음 토도사에서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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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서역 육마'와의 사투


서역. 이곳은 흔히들 말하는 '실크로드'가 존재한 바로 그곳이다.
그런 서역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나라는 '달단'이란 나라로, 중계무역을 통해 얻는 이익이 국가의 전체수입일 정도로 가난한 나라이다.
하지만 지금의 달단은 그렇지 않다. 현 달단 최고 권력자인 '요아일천'은 18세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 카리스마와 과감한 결단력으로 달단을 순식간에 강대한 국가로 바꾸어 놓았다.
뿐만 아니라 요아일천은 무공도 상당히 고강하였다. 왕실 전승무공인 지옥열도를 총 10층중 벌써 5층까지 익힌 것이다. 거기다가 그 수려한 외모덕에 달단의 모든 여인들은 요아일천을 한번 만나보는것이 소원일정도로 그를 좋아했다.
이렇게 대단한 그에게도 약한모습을 보일때가 있었으니 바로 그의 여동생 '요아미미'와 함께있을 때였다.
요아일천이 달단의 모든 여인들의 우상이라면 요아미미는 달단의 모든 남자들의 우상이었다. 그럴만큼 그녀는 아름다웠다. 13세살의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학식이 풍부하고 오빠인 요아일천을 닮아서인지 무공의 성취또한 대단하였다. 그 어린나이에 왕실 전승무공인 지옥열도를 벌써 3층까지 익혔기 때문이다.
그런 요아미미는 요아일천에게 있어서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이자 돌아가신 부모님이 남긴 하나남은 혈육이었다. 그랬기에 요아일천의 여동생에대한 관심은 각별하였고 지극하였다.
그런 요아일천이 최근에 와서 군사와 무공에 뛰어난 서역인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유는 서역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그 실상은 다른데에 있었다.
바로 명으로의 침략!
달단을 더욱더 강한 강대국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서는 옆에 위치한 명나라와의 전쟁외에는 다른방법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서역을 돌아다니며 강자들과 싸웠고 그에게 진 자들은 모두 그의 수하가 되었다. 그렇게해서 모인 무리가 자그마치 오천이나 되었다. 아마 이정도의 무리라면 정파의 구파일방은 모조리 봉문시키고도 남을것이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서역을 설명하냐구? 그건 바로 영천이 현재 있는 이곳이 바로 서역이기 때문이다.
검황과의 대결에서 패한뒤 낙영폭포로 떨어진 영천은 그대로 물밑바닥까지 가라앉아 버렸고 물살에 의해 강의 하류로 내려가게 되었다. 내공덕에 호흡을 하지않고도 버틸수 있었으니 망정이지 만약 안그랬다면 영천은 벌써 익사해 버렸을것이다. 그러다가 그의 몸은 강밑바닥에 난 동굴로 빨려들어가버렸다. 동굴은 무척이나 길었고 그래서 3일밤낮은 떠내려온 끝에 영천은 동굴의 끝에 다다를수 있었고 다시 물위로 솟아 올라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영천이 솟아오른곳이 바로 서역에 위치한 오아시스였던 것이다.
그렇게 서역에 오게된 영천은 자신이 이 드넓은 모래밭이 펼쳐져있는 서역까지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혼자 곰곰히 생각하였지만 그걸 알수 있을리가 없었다. 설령 안다한들 누가 믿기라도 하겠는가?
어쨋든 그렇게 영천의 서역에서의 첫밤이 저물어갔다. 사막의 밤은 무척이나 쌀쌀했지만 도검수화불침지체인 영천에게는 그 정도 추위는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것이었다. 다만 영천을 괴롭히는 것이 있었다면 계속해서 굶었기 때문에 텅텅빈 뱃속이었다. 영천의 배는 계속 꼬르륵 소리를내며 음식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먹을것이 없었기에 쓰라린배만 움켜쥐고 있을뿐이었다.
"으... 배고파 죽어버리겠다... 우...."
고통에찬 신음소리를 흘리며 뒹굴뒹굴 사막위를 구르던 영천은 잠시후 오아시스옆에서 조용히 잠이들었다.


*************


"어휴.. 냄새. 도대체 이런 근본도 모르는 놈을 어째서 구해주신 거지?"
"호호호. 너무 착하셔서 그러신거야. 아직 나이도 어리신데 말이야."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이런 녀석을.... 온몸에 땟국물과 모래가 가득 붙어있어서 얼굴도 제대로 볼수가 없네.."
잠을 잔지 얼마나 되었을까? 자신의 주위에서 들려오는 여인들의 수다에 영천은 잠에서 깨어났다. 지난 몇일간 씻지못해 자신의 몸에서 나는 악취에 눈살을 찌푸리며 눈을 뜨다가 깜짝놀랐다. 분명 붉은 태양이 작열하던 푸른하늘을 바라보고 잠든 그였는데 지금 그의 눈앞에 펼쳐진것은 꽉막힌 마차의 지붕이였다. 깜짝 놀란 영천은 벌떡 일어서서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주위에는 14세 정도되어 보이는 비단옷을 입은 소녀둘이 앉아있었는데 그 두 소녀는 갑자기 일어난 영천때문에 깜짝놀란듯 했다.
"아.. 일어 나셨군요. 오... 오아시스 근처에 쓰... 러져 계시기에 저희.... 희가 마차에 태워왔어요."
자신을 보고 우물쭈물 말을하는 소녀를 보고 영천은 웃음이 터져나오는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계속해서 말을 더듬으며 말하는 소녀의 모습이 너무도 우스웠던 것이다. 영천은 자신을 향하여 말하고있는 소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꽤나 귀엽게 생긴 외모였다. 특히 머릿결이 고왔는데 귀여운 그녀의 얼굴과 상당히 잘 어울렸다. 그러다가 영천은 또 다른 소녀를 바라보았다. 그 소녀는 처음 그 소녀와는 다른 성숙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특히 맑고 깊은눈을 가지고 있었는데 너무나도 아름다운 눈이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소녀들을 바라보고 있던 영천은 문득 평소의 그 장난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정신체에서 미수미안에게 배웠던 여자꼬시는법을 써보고 싶어진 것이다.
'후후후. 땟국물과 모래때문에 얼굴도 보이지 않고 온몸에서 악취까지 풍겨... 과연 이런 환경에서도 여자꼬시는법이 성공할수 있을까? 좋아. 일단 한번 해보자.'
그렇게 마음을 굳힌 영천은 미수미안에게 배운 방법을 하나하나 쓰기 시작했다.
'우선 달콤한 말로 여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이토록 아름다운 여인이 절 구해주셨다니...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겠군요."
"무슨 말씀을....."
"그것보다도 정신을 차리셨으니 다행이에요. 기다리는 분이 계시거든요."
"기다리는 분?"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말에 영천은 여자꼬시는법을 시험하던것을 그만두고 소녀의말에 귀를 기울였다.
'설마 그 검황 늙은이가 여기까지 쫓아온건 아니겠지. 하긴... 그랬다면 내가 정신을 잃었을때 죽였을 거야. 하지만 만약 그놈이 날 고통스럽게 죽이기 위해서 살려준거라면.. 으... 생각도 하기 싫다.'
"저희를 따라오세요."
"아..네"

안전배너 현황

안전배너 현황

앞장서서 마차입구를 나서는 두 소녀를 보고 영천은 심호흡을 하여 놀란가슴을 가라앉혔다. 그리고는 소녀들을 따라 마차를 나섰다. 따가운 태양이 막 일어난 영천의 두 눈을 찔렀다. 밖에서 보이는 마차는 상당히 아름다웠다. 수수하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재료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마차는 마치 동화속 공주가 타고다니는 마차와 같았다. 정말 화려한 마차였지만 영천은 별로 내색하지않고 그 두 소녀의 뒤를 묵묵히 따라갔다.
그 마차가 세워져 있던 곳은 상업도시로 보이는 곳이었다. 이곳저곳에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고 사방팔방에서는 장사꾼들의 흥정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조금더 걸어가자 어느 화려한 건물 한채가 나타났다. 건물 입구를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걸로 보아서 꽤나 높은 관직에 올라있는 사람일꺼라고 영천은 생각했다. 병사들은 건물을 향해 다가오는 영천을 보고 경계하는듯 했으나 영천앞에 서 있는 두 소녀를 보더니 순순히 길을 비켜주었다.
"여기서 부터는 혼자 들어가도록 하세요."
"나혼자?"
"예."
"왜?"
"저희는 귀하께서 정신을 차리시거든 이곳으로 데려오라는 명령을 받았을 뿐이에요."
소녀의말에 영천은 귀찮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문을 열고 그 화려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밖과 마찬가지로 건물 안또한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그런데 이상한것은 그 집안에 있는 장식품들이 전혀 무림과 어울리지 않다는 것이었다. 대학생시절 미술실에서 봐왔던 석고상들이 이곳저곳에 있었고 중세시대의 갑옷들이 입구에 전시되어 있었다. 무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소재의 출현에 영천은 갑자기 어리둥절 해졌다.
'뭐야이거... 이런 철갑옷이 왜 여기에 있는거야. 이런건 유럽에 있어야 정상아니야? 그리고 이 석고상은 또 뭐야. 이건 우리 대학교 미술실에 있어야지 왜 여기있는거야.'
당황스런 기분으로 영천은 건물안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둘러보며 영천은 건물안에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 건물안에서는 전혀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누군가 숨어있는것도, 또는 살기가 느껴지는 것도 아니었다.
"쳇.. 나랑 지금 장난하자는 건가. 이런 큰집으로 불러왔으면 당연히 날 구해준놈이 얼굴을 드러내야지."
영천은 투덜거리며 건물안을 계속 둘러보았다. 그렇게 투덜대고 있는 그에게 갑자기 인기척이 느껴져왔다. 아주 미약했지만 분명했다. 인기척을 느낀 영천은 재빨리 그 인기척이 들려온 곳으로 향했다. 긴 복도 몇개를 지난뒤 어느 화려한 방문앞에 도착한 영천은 그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부드럽게 방문을 열고 들어간뒤 방안을 바라본 영천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깜짝놀랐다. 방안에 시체들이 있어서? 방에 옷을 벗은 여자가 있어서? 모두다 아니었다. 영천이 깜짝놀란 이유는 방이 너무 화려해서였다. 커다란 방안은 온갖 화려한 보석들로 치장되어 있었고 벽에는 엄청나게 비싼 야명주가 수백개나 박혀있었다. 침대에는 비단들이 치렁치렁 매달려 있었고 탁자위에는 온갖 산해진미가 가득 차려져있었다. 또 방안에서는 사람을 묘하게 자극시키는 향기가 은은하게 풍기고 있었다.
그렇게 넋을잃고 방을 구경하고있던 영천의 귀에 물소리와 함께 아직은 애띤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 그 소리에 영천은 그제서야 자신이 남의 방에 함부러 들어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정중히 사과하고 나가려고 말을하였다.
"아.. 미안해. 내가 방에 잘못 들어왔나봐."
"남자? 혹시 오아시스에 쓰러져 있던 그 사람인가요?"
"응?.. 응. 맞아."
"와! 정신을 차리셨군요?"
반가운듯한 목소리와 함께 방 구석에 위치한 문이 살짝 열리더니 귀엽게 생긴 여자아이가 얼굴만 쏙 내밀었다. 아직은 어리지만 그 아름다운 외모에 영천은 이번에는 아예 입이 찢어져 버렸다. 영천의 입을 찢어지게 만든 여자. 그녀는 바로 달단국 최고 권력자 요아일천의 여동생이자 달단 최고의 미녀인 요아미미였다.
그런 그녀와 만나다니.. 정말이지 영천은 여복이 터진샘이었다.
만약 보통 남자가 이런 상황에 쳐했다면 온몸이 얼어서는 요아미미에게 딱딱하게 행동했을 것이다. 하지만 미안미수에게 여자꼬시는 법을 강습받은 영천은 이제 더이상 과거의 그 풋나기 영천이 아니었다. 다만 본인은 느끼지 못했겠지만 희대의 바람둥이로 다시 태어났을 뿐이었다.
"꼬마소저가 날 도와준 거야?"
"네."
"하하. 정말 고마워. 그런데 내가 지금 몸이 너무 더러워서 그런데 어디 씻을 만한데 없을까?"
"밖으로 나가서 옆방으로 들어가보세요. 그리고 그 방에있는 욕실에서 씻도록 하세요. 조금 있으면 음식 재료를 사러갔던 시녀들이 오는데 그 시녀들을 시켜 새옷을 보내 드릴께요."
옆방에서 씻으라는말에 영천은 요아미미의 말은 듣는둥 마는둥하고 재빨리 방을 나섰다. 그리고는 옆방으로 들어간 영천은 구린내가 모락모락 풍기는 흑혼마령포를 벗어던지고 욕실문을 열고 들어갔다.
'풍덩~!'
영천의 몸이 탕속으로 들어가자 따뜻한 물이 그의 때묻은 몸을 어루만져 주었다.
"후.. 정말 개운하다. 그나저나 저 여자애는 누구지? 정말이지 미유 뺨치는 외모군. 그건 그렇고 얼른 여기서 빠져나가야 할텐데.... 아마 무림에는 내가 죽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을테지? 아니야. 아니야. 내가 아니라 하운 사부님이 죽었다고 소문이 퍼졌겠군. 그렇다면 고옥도 내가 죽었을줄 알겠군.... 젠장! 이렇게 된 이상 빨리 중원으로 돌아간뒤 만년설산으로 가봐야 겠군."
앞뒤 정황을 살피며 영천은 앞으로 해야할일을 차근차근히 정해나갔다.
정리가 끝난뒤 몇일간 밀지 못했던 때를 싹 밀어낸 영천이 내공으로 몸에 묻은 물을 증발시키고 있을때 갑자기 누군가가 욕실의 문을 두드렸다.
'똑. 똑. 똑.'
"누구?"
"마마께서 보내신 시녀입니다. 귀하께서 씻고 나서 입으실 옷을 준비해 왔습니다."
"고마워. 문앞에다 놔두고 나가줄래?"
"예."
"참! 그리고 문앞에 냄새나는 검은색 옷 있지? 좀 빨아다줘."
"알겠습니다."
"고마워."
잠시후 시녀가 문앞에 옷을 내려놓는 소리가 들리더니 뒤이어 문을 닫고 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서야 영천은 욕실문을 활짝 열고는 문밖에 놓여있는 옷을 들었다. 용무늬가 수놓여 있는 화려한 옷이었다. 하얀색 바탕과 황금색 실이 고귀한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우와~ 이 옷 정말 멋진걸. 혼세마황도 이왕 보물을 남길꺼면 이런 옷을 남길것이지. 흑혼마령포처럼 멋대가리 없는 옷을 남겨서 날 비참하게 만들고있어."
혼세마황에 대한 푸념을 중얼거리며 영천은 그 용의를 입었다.
검고 부드러운 머릿결. 푸른 청색의 눈동자. 희고 탱탱한 살갗. 정말이지 아까 마차에서 잠들어 있던 냄새나고 땟국물 흐르던 놈과는 비교도 할수 없을 만큼 잘생긴 미남자가 용의를 입고 방안에 서 있었다.
"옷이 좋으니까 마음까지 푸근해지는군. 참! 그런데 아까 그 시녀가 마마라고 하지 않았나? 내가 잘못들었을리는 없는데... 에이! 그 여자애한테 물어보면 되겠지뭐."
애꿎은 머리를 갸우뚱거리며 영천은 방만울 열고 방에서 나왔다. 복도는 여전히 넓직한게 텅텅 비어있었다. 다만 아까보다 인기척이 더 많이 느껴졌다.
"시녀들이 온다더니 정말인가보군. 휴.... 그나저나 일단 씻기는 했는데 그 다음에는 어디로 가면 되는거지?"
집 구조를 알턱이 없는 영천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의 위기에 빠져버렸다. 그런 영천의 눈에 자신을 구원해줄 천사가 띄었으니 바로 때마침 그 복도를 지나가고 있던 시녀였다. 시녀는 복도를 지나가다가 영천을 보고는 경계하는 눈초리로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그런 시녀를 보고 영천은 반갑다는 듯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안녕. 길 좀 물을수 있을까?"
"누.. 누구세요?"
"나 말이니?"
"예...."
"너희가 오아시스 옆에서 데려온 남자야."
"예!? 그런 말도 안되는 거짓말로 날 속이려 하다니. 네 정체가 뭐냐!!"
갑자기 날카로운 어조로 소리질러 오는 시녀를 보고 영천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그 웃음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 시녀가 큰소리로 외치자 얼마지나지 않아 그 건물안에 있던 모든 시녀들이 영천을 에워쌋기 때문이다.
"네놈은 누구냐!! 정체를 밝히고 죄를 시인하면 시신만은 보존해 주마."
"허.. 이것 참. 난 사실을 말했는데 믿지 못하다니... 그리고 당찬 여자들일세. 생긴건 예쁜데 그런 어마어마한 살기를 뿜어내다니."
"당연하지. 우린 공주마마의 호위시녀들이다!"
"공주마마???"
"그렇다. 우리가 모시고 있는 분은 바로 달단국의 공주이신 요아미미시다. 설마 그것도 모르고 이곳에 들어온건 아니겠지?"
점점 사태가 험악한 쪽으로 빠져나가자 영천은 그 탁월한 언변으로 자기가 아까 그 오아시스에서 구조되었던(?) 남자임을 해명했다. 하지만 그 호위시녀들은 도무지 영천의 말을 믿으려 들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시녀들은 영천에게 살초를 뿜어대기까지 했다. 물론 이정도 호위시녀의 공격정도야 영천에게는 어린애 장난에 불과했다. 하지만 자꾸 자신을 암살자 비슷한것으로 몰아 붙이자 영천은 슬슬 화가나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영천이 나오 바로 옆방. 그러니까 요아미미가 수욕을 즐기고 있던 그 방문이 열리더니 요아미미가 걸어나왔다.
경국지색! 절세미녀! 이 모든 말들이 그녀를 위해 있는것만 같았다. 13세살의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성숙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그녀의 모습에 영천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영천과 비슷한 옷을 입은 요아미미는 영천을 향해 살초를 뿌리고 있는 그녀의 호위시녀들을 보고는 눈쌀을 찌푸리더니 말했다.
"그만들 두세요."
"공주마마. 하지만..."
"이 남자의 말이 모두 옳아요."
"하지만 오아시스에서 구해주었던 남자는 이렇게 생기지가...."
"저도 그점이 의외이긴 하지만 이 분은 분명히 제가 오아시스에서 구해줬던 분이에요. 그렇죠?"
자신에게 생긋 웃으며 말을 건내는 요아미미를 보고 영천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별다른 악의가 없는 말이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더욱 의기양양해진 요아미미가 호위시녀들을 다그쳤다.
"맞다잖아요. 그러니까 하던일들이나 하도록 하세요."
"공주마마의 명을 받들겠습니다."
요아미미의 명령에 호위시녀들은 마치 썰물빠지듯이 슬금슬금 복도에서 빠져나갔다. 호위시녀들이 모두 사라지고 나자 복도에는 영천과 요아미미만이 남아있었다. 요아미미에게 고맙다고 말하려고 고개를 돌리던 영천은 자신의 옆에 다가와 매달려 있는 요아미미를 보고 깜짝놀랐다. 하지만 미안미수에게 여자꼬시는 법을 배운덕에 영천은 이 돌발상황에 자연스럽게 대처했다.
"뭐야? 갑자기 왜 달라붙는 거지?"
"호호호호, 오라버니. 인면구피를 쓰고 목소리까지 바꾸고 오시면 제가 모를줄 알아요?"
"오라버니?"
"오아시스에 쓰러져 게신걸 보고 조난자인줄 알고 데려왔는데. 설마 그게 오라버니 셨을 줄이야..."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난 너의 오라버니가 아니야."
"호호호. 딱 잡아때셔도 소용 없어요. 이미 다 들켰는걸요. 자~ 목욕도 다 끝내고 했으니 우리 이제 밖에나가서 먹을것 사먹어요. 궁밖 구경은 처음이니 오라버니가 잘 안내해 주세요."
요아미미는 영천을 자신의 오라버니인 요아일천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영천의 분위기와 요아일천의 분위기가 많이 닮은 모양이었다. 어째뜬 그런 사정으로 인해 영천. 아니지 가짜 요아일천은 요아미미와 함께 난생 처음와보는 달단국을 돌아다니게 되었다.
현재 그들이 있는 도시의 이름은 '샤펑'으로 달단국 최고의 상업도시였다.
명나라와 서방국가에서 온 상인들은 모두 이 샤펑에서 개시무역을 하였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중원에서는 좀처럼 볼수없는 서양의 무기나 갑옷같은 것들이 많이 보였다. 그런 물품들은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는 요아미미를 보고 영천은 한숨을 푹쉬었다. 지금 그둘은 호위시녀들을 모조리 때어놓고 거리로 나왔는데 이유인즉 요아미미가 오라버니와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거리를 활보하는 두 선남선녀의 모습에 거리에 있던 모든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거리의 모든 남자들은 느끼한 눈동자로 요아미미를. 또 거리의 모든 여인들은 애수에 젖은 눈동자로 가짜 요아일천 영천을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 둘을 달갑지 않은 눈동자로 쳐다보고 있는 여섯명이 있었다. 키가작은 소년을 중심으로 모여있는 중과 뚱뚱한 남자, 그리고 기묘한 표정의 두 남자와 흑의인이 바로 그들이었다. 그들의 중심에 있던 소년이 요아미미를 흘겨보며 애띤 목소리로 말했다.
"저 여자가 요아미미냐?"
"예."
소년의 질문에 소년의 옆에 서있던 중이 말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중은 자신보다 어린 소년에게 존대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옆에 있는 남자는 누구지? 설마 요아일천!!....?"
"아닐겁니다. 만면괴인이 조사해본 바로는 현재 요아일천은 반대 세력을 숙청하는 일 때문에 여동생의 안위까지 책임질 형편이 못됩니다."
"그렇지만 요아미미와 저렇게 다정한걸 보면 요아일천 같은데.... 하지만 만면괴인이 조사한 내용이라면 틀림없겠지. 좋아. 그럼 잠시후 그일을 시작하는 거다."
"예!"
소년의 말에 소년의 주위에 있던 다섯명의 남자가 모두 의미심장한 미소를 흘리며 대답하였다. 그들의 우렁찬 대답을 들으며 소년은 온몸 가득히 지독한 살기를 내뿜으며 요아미미를 노려보았다.


**************


"오라버니. 배고프지 않으세요?"
"난 정말로 네 오라버니가 아니야..."
"호호호. 정말 짖궃으세요. 이미 들켰다니깐요. 이런 도시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그러시는거죠? 오라버니, 우리 저기 있는 누각에서 맛있는것 먹어요."
"정말이야~~ 난 네 오라버니가 아니야."
도살장에 끌려가는 송아지마냥 영천은 몸부림을 쳐대며 요아미미의 손에 이끌려 어느 누각으로 향했다. 정말이지 대단한 여자아이 였다. 영천은 끝까지 자신이 요아일천이 아님을 주장 하였지만 요아미미는 영천이 요아일천임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결국 모든걸 체념하고 요아미미의 손에 이끌려 누각으로 향하고 있을때, 영천은 요아미미를 향해 날아오는 강력한 장을 느끼고는 재빨리 요아미미를 끌어안고 신보개벽추를 이용하여 그 장을 피하였다.
'펑!'
커다란 파공음과 함께 영천과 요아미미가 서있던 자리에는 커다란 구멍이 파여졌다. 하지만 공격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곧이어 전후좌우에서 강력한 공격들이 영천과 요아미미를 향해 날아왔다. 하지만 영천이 누구인가? 이미 절정고수의 경지에 다다른 그였다. 영천은 그 공격들을 간단하게 피하면서 공격을 해오는 이들을 찾는 여유까지 보였다.
'뒤에서 두명. 좌우에서 한명씩이라... 그리고 앞에서 두명! 총 여섯명이군. 실력은.... 젠장! 만만치 않은 놈들이다.'
요아미미를 끌어안은채 상대를 정찰하던 영천은 자신을 공격하는 인원이 총 여섯명이라는것과 그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지금 난 이 여자애때문에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해. 그렇다면 내가 먼저 공격하는게 유리하겠군.'
그리고 그와 동시에 영천의 맹공이 펼쳐졌다. 먼저 영천은 자신을 뒤에서 공격해 들어오던 두명을 향해 신보개벽추를 이용하여 빠른 속도로 다가갔다. 여전히 요아미미를 가슴에 앉은채 영천은 자신의 뒤에 있는 두명을 향해 다가가서는 그의 6갑자 내공이 실린 강력한 음공을 날려버렸다.
"천파음장!"
영천의 그 전광석화같이 빠른 몸놀림과 강력한 공격에 의해 뒤에 있던 두명은 마치 종이인형처럼 날라가 버렸다. 하지만 영천은 거기서 끝내지 않았다. 뒤의 두명을 처리하고 난 영천은 좌우에 있던 두명을 향해 연이어 날카로운 공격을 해나갔다.
"음양합일 마도첨해!"
흑색의 마기가 영천의 몸 주위를 도는가 싶더니 마치 성난 파도처럼 영천의 좌우로 퍼져나갔다. 그 마기의 파도는 좌우에 있던 두명을 간단하게 날려버렸고 영천은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두명을 처리하기 위해 앞으로 달려나갔다.
"천뢰현 격광해일!!!"
영천의 몸을 감싸고 있던 열가닥의 천뢰현 중 다섯가닥이 날카로운 기세로 앞에 있던 두명을 향하여 날아가며 새하얀 강기를 발해냈다. 그 두명은 천뢰현에 보기좋게 격중되었고 파공음과 함께 그둘은 뒤로 나동그라졌다.
그 여섯을 모두 처리한 영천은 자신의 품에 안겨있던 요아미미를 땅에 내려놓았다. 요아미미는 저들의 갑작스런 공격에 상당히 놀랐는지 얼굴이 상당히 창백해져 있었다. 그런 요아미미를 안심시켜주려고 영천이 말했다.
"이봐. 괜찮아? 얼굴이 너무 창백하다."
"흑..흑.. 정말 무서웠어요."
"..!.."
서럽게 눈물을 흘리며 자신에게 매달리는 요아미미를 영천은 당장이라도 뿌리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수가 없었다. 그러기에는 영천이 너무 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천은 서러워 울고있는 요아미미의 등을 그 따뜻한 손으로 다독거려 주었다.
바로 그때 영천에게 얻어맞고 쓰러졌던 여섯명이 영천과 요아미미를 둘러싸버렸다.
키가작은 소년과 까까머리의 중. 흰 얼굴에 웃음을 짖고 있는 남자와 시커먼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남자. 뚱뚱한 남자와 정체를 알수 없는 흑의인이 바로 그 여섯이었다. 그런 그들을 보고 영천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풋... 정말 언벨런스 그룹이군.'
그들의 기척을 느꼈는지 영천의 품에서 울고있던 요아미미도 눈물을 닦고는 그 여섯명을 보았다. 그런데 그 여섯을 보던 요아미미가 갑자기 화들짝 놀라는것이었다. 이에 영천이 의아한 표정을 지어보이자 요아미미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라버니. 저들이 바로 오라버니가 그토록 찾으시던 서역육마에요."
"서역육마?"
"예. 왼쪽에 있는 소년이 바로 육마의 우두머리인 소악동이에요. 그리고 그 옆에서 웃고 있는 흰얼굴의 남자가 백낙낙, 그리고 그 옆에서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검은얼굴의 남자가 백낙낙의 동생인 흑흉흉 이지요. 입가에 피가 묻어있는 뚱뚱한 남자는 식심도잔이고요 그 옆에있는 중이 사람들의 눈을 파낸다는 무안불이에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 흑의인은 변장술에 능하다는 만면괴인이에요."
소악동. 백낙낙. 흑흉흉. 식심도잔. 무안불. 그리고 만면괴인.
이들 여섯을 가르켜 달단인들은 '서역육마'라 부르며 그 이름 넉자만으로도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장난을 좋아하고 살인을 즐겨하는 서역육마의 우두머리 소악동. 항상 웃으면서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 백낙낙. 그리고 언제나 기분나빠하며 살인을 해대는 흑흉흉. 고수를 죽인뒤 그의 심장을 먹는다는 식심도잔. 두눈을 모두 잃어 앞을 볼수없는 무안불. 만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할정도로 변장술에 능한 만면괴인.
이 여섯명은 서역에서 요아일천과 버금가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불릴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위명은 한달전의 사건으로 땅바닥에 떨어지게 된다.
약 한달전......
요아일천은 서역육마에게 찾아가 자신의 부하가 될것을 권유했다. 어떠한 곳에 얽매이기 싫어하는 서역육마는 당연히 요아일천의 이러한 제의를 단호하게 거절하였다. 그 대답에 분노한 요아일천은 서역육마와 싸웠고 그들은 수천여합을 겨루었다. 하지만 서역육마와 요아일천 사이의 싸움은 도무지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꼬박 하루를 싸웠을 무렵, 체력이 다했음을 느낀 서역육마는 맹공을 퍼부어 요아일천에게 상처를 입혀 그를 주춤하게 만든뒤 재빨리 줄행랑을 쳤다. 다행히 그들은 모두 무사히 도망칠수 있었지만 그 사건으로 인해 위신이 떨어진 서역육마는 요아일천에게 복수할것을 결심하였고 그 결과 오늘 요아일천의 동생인 요아미미를 죽이려 한것이다.
요아미미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영천은 그 독특하게 생긴 여섯명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정말이지 대단한 고수들이었다. 아마 이 상태로 자신과 맏붙는다면 이길수야 있겠지만 적어도 큰 내상 정도는 각오해야 할것이다. 이대로 무작정 싸우면 자신이 현저히 불리하다는 것을 느낀 영천은 시간을 끌기 위해 서역육마와 말을 붙여보았다.
"이봐! 요아일천에게 모욕을 당했으면 그 녀석에게 가서 따질것이지 어째서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야."
하지만 영천의 대화에도 불구하고 그 여섯은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영천과 요아미미에게 어마어마한 살기를 뿜어댈 뿐이었다.
'으윽.. 정말 가공할 만한 살기군. 아마 무공을 익히지 못한 사람이 쬐었다면 그 자리에서 즉사했을꺼야.'
바로 그때 서역육마의 우두머리인 소악동이 영천에게 말했다.
"우리는 요아미미만 죽이면 된다. 네 놈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우리의 일을 방해할 거라면 살려두지 않겠다."
"어째서 이 여자를 죽이는지 알수 있을까?"
"요아일천에 대한 복수다."
"복수?"
"그래. 요아미미는 요아일천이 가장 총애하는 혈육이지. 만약 요아미미를 죽인다면 요아일천은 그 충격에 주화입마에 빠질것이고 그때 우린 요아일천을 죽일것이다."
"후... 정말 간사한 술책이군."
"우리를 모욕한대에 대한 대가이다. 자, 선택하라. 우리의 일을 방해하다 죽을 것이냐? 아니면 얌전히 물러나서 목숨만은 건질 것이냐?"
소악동이 자신들의 그 휘황찬란한 계획을 말할 바로 그때였다. 영천의 옆에 착 달라붙어 있던 요아미미가 갑자기 소악동을 노려보며 말했다.
"안됬지만 이 분이 바로 우리 오라버니시다."
"앗!"
순간 서역육마의 얼굴에 두려운 기색이 스쳐지나갔다. 그들을 구경하고 있던 행인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요아일천!
한 나라의 국왕인 그를 보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들었고 그의 무공 실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서역최강이었던 것이다.
겁을 먹었는지 소악동은 식은땀을 흘리며 영천은 훑어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쳐다보던 소악동은 이내 피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크하하하. 공주마마께서 죽음을 앞두시더니 거짓말까지 하시는군. 이 남자는 요아일천이 아니다! 요아일천은 이렇게 잘생기지 않았어. 그리고 요아일천의 눈은 검정색이야. 감히 우릴 속이려하다니. 너희 두 연놈을 함께 죽여주마."
순간 소악동이 영천에게 다시 살기를 줄기줄기 뿜으며 공격해 들어왔다.
"마강파무규 십성공력!"
천지를 집어 삼킬듯이 거대한 마기를 뿜어대며 소악동은 영천의 머리를 향해 장을 퍼부었다.
"쳇.. 미남검멸!"
소악동의 마기는 영천의 미남검멸에 의해 흩어져 버렸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다음부터 였다. 뒤이어 남은 오마가 영천에게 공격해 들어온 것이다.
"광안규 십성공력!"
"철라심규 십성공력!"
"약라규 십성공력!"
"강라규 십성공력!"
"흡음규 십성공력!"
무안불, 식심도잔, 백낙낙, 흑흉흉, 만면괴인의 공격을 영천은 미남검멸을 사용해 차근차근히 막아내었다. 비록 막아내었다고는 하지만 그런 와중에 영천은 가벼운 경상들을 몇개 입었다.
"큭.. 정말 희안한 무공들이군. 중원에서는 보던 무공과는 다른 독창적인 무공이군."
"당연하지 이 무공들은 우리의 독문무공들이다. 받아라 요아일천!! 마강파무규 십성공력!"
"더 이상 방어만 하지는 않는다!!! 혼마신공 제사층 혼마장!"
드디어 영천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혼세마황으로 부터의 개인 과외로 인해 더욱 강해진 혼마장을 사용한 영천은 그 어마어마한 위력으로 소악동의 공격을 간단하게 쳐내버린뒤 뒤이어 소악동의 가슴에 혼마장을 격중 시켰다.
"크악!!!!"
길게 선혈을 내뿜으며 날아가는 소악동을 본 영천은 그 여세를 몰아 계속 공격해 나갔다.
하지만 명불허전!
서역육마란 이름은 거저 얻은것이 아니었다. 소악동은 별로 심한 내상을 입지 않았는지 금새 제자리로 돌아와서는 영천의 다음 공격을 막을 준비를 하였다. 뒤이어 영천의 공격이 시작되자 서역육마는 자신들의 무공을 이용해 합동공격을 펴나가기 시작했다.
"혼마장!"
"마강파무규 도합 광안규!"
"약라규 도합 강라규!"
'쿠아아앙~!'
그들의 합동 공격에 영천의 혼마장은 막히고 말았다.
"제사층 혼마장이 막히다니.. 그렇다면 이걸 받아봐라. 혼마신공 제오층 혼마장!!"
더욱 강력해진 영천의 혼마장에 서역육마는 합동공격을 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나가 떨어져 버렸다. 특히나 소악동은 이번에는 정말로 심한 내상을 입었는지 얼굴을 찡그리고는 계속해서 연신 피를 토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영천이 뇌살적인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말했다.
"이 싸움은 내가 이긴것 같군."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웃기는 소리 하지마. 넌 내상을 입었잖아."
"그 소리는 우리의 공격을 막은 뒤에 해도 늦지 않는다. 서역육마 최강의 공격. 육마합존규!!!"
소악동의 외침과 함께 서역육마 최강의 비전인 육마합존규가 사용되었다. 소악동의 쌍장이 보랏빛으로 빛나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주위의 공기를 역회전 시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공격가는 자못다른 기새에 영천은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웠다. 정말이지 대단한 공격이었다. 서역육마 여섯명의 마공이 고루고루 혼합되어 있는 그 무공에 영천은 혀를 내두르면서도 소악동의 공격을 막기 위해 이번에는 천뢰현을 출수하였다. 은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열가닥의 천뢰현이 부드럽게 영천의 온 몸을 둘렀다. 잠시후 소악동의 육합마존규가 영천에게 날아오자 영천은 서둘러 초식을 전개하였다.
"천뢰현 천광태멸현!"
열가닥의 천뢰현은 찬란한 빛을 뿜어대면서 물만난 물고기 마냥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 어마어마한 요동의 여파에 주위에 있던 가옥들은 흔들거리기 시작했고 사방에서 모래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그 신비한 광경에 사람들은 두려움도 잊고 그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드디어 서역육마의 육마합존규와 영천의 천과태멸현이 충돌하였다.
'퍼버버벙!!! 쿠아앙!!'
그 두 어마어마한 기운의 충돌에 주위에 있던 가옥들은 모두다 무너져 버렸고 가까이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모두 저 멀리까지 날아가 버렸다. 다만 요아미미는 무공을 익혔기에 제자리에 서있을수 있었다.
그 두 힘의 충돌은 한참동안 계속되었다. 양측 모두 상당히 지쳤는지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고 특히나 소악동은 입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런 소악동이 애처롭다는 듯이 영천은 쳐다보고는 천광태멸현을 십성공력으로 전개하였다.
"천광태멸현 십성공력을 받아봐라!"
"으아아악!"
천광태멸현 십성공력에 서역육마의 육마합존규는 결국 깨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서역육마는 그 여파에 의해 상당히 깊은 정도의 내상을 입고 말았다.
영천은 출수했던 열가닥의 천뢰현을 집어넣고 싸늘한 눈초리로 서역육마를 훑어 보았다. 서역육마는 연신 피를 토해대며 영천의 그 눈초리를 담담하게 받아냈다. 아마도 자신들의 패배를 인정하기 때문이리라....
소악동은 그들중 가장 큰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서역육마의 우두머리 답게 그 위엄을 잃지 않았다. 그런 소악동이 영천은 적지않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가 졌다, 요아일천. 우리의 완전한 패배다. 이제 우리의 목숨은 너의 것이다.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해라."
소악동의 말을 듣고서는 서역육마를 한참동안 쳐다보던 영천은 조금은 따뜻해진 목소리로 말하였다.
"난 너희를 죽이고 싶지않아. 그리고 난 요아일천이 아니야."
"흥. 헛소리 지껄이지 마라! 요아일천외의 어느 남자가 감히 공주인 요아미미와 살을 맞댈수 있겠느냐?"
"그건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야. 이 계집애가 날 자기 오라버니로 착각해서 그런거야. 정말로 난 요아일천이 아니라니깐!!"
"개소리말고 우릴 죽여라, 요아일천!"
"다시 말하겠는데 난 요아일천이 아니야!!!"
"그렇다면 어째서 공주인 요아미미와 저렇게 다정히 붙어있단 말이냐?"
"이 계집애가 날 요아일천이라고 생각하는 거라고 했잖아. 그리고 그런건 아무렴 상관없어. 맘변하기 전에 얼른 도망가! 안가면 죽여버릴꺼야!!!"
영천의 말에 서역육마는 서로를 바라보더니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땅바닥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땅바닥에서 일어난 그들은 영천을 쳐다보았고 영천은 그런 그들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그때 소악동이 헛기침을 하는가 싶더니 영천에게 말했다.
"고.. 고마워. 음.. 그런데 요아일천이 아니라면 네 이름은 뭐지?"
"내 이름은 한영천이야."
"한영천?"
"응."
"후후. 그 이름 기억해 두지."
"그럼 잘가라."
영천의 배웅을 받으며 소악동이 거리를 빠져나가자 다른 다섯명도 힘없는 걸음걸이로 소악동의 뒤를 따라 거리를 빠져나갔다. 그런 그들의 뒷모습을 요아미미가 얼이 빠진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영천에게 말했다.
"오라버니? 무슨 말씀을 하시는거에요? 한영천이 누구죠? 그리고 방금쓰신 그 이상한 무기와 무공은 또 뭐에요?"
"말했잖아. 난 요아일천이 아니야. 난 한영...."
'퍼버버버벅!!!!'
바로 그때였다. 서역육마의 바로 앞에 어마어마한 위력의 장이 날아와 꼳히는 것이었다. 갑작스런 폭발에 놀란 서역육마는 모두 우왕자왕하였고 곧이어 자신들을 공격한 사람을 찾기위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 그들의 눈에 저 멀리 무너진 누각위에 있는 한 청년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인영들이 들어왔다. 그 청년은 부드럽고 긴 검을 머리칼을 휘날리며 누각위에서 내려와서는 영천의 바로 앞에 섰다.
그 청년은 영천과 영천의 옆에 꼭 달라붙어있는 요아미미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요아미미도 자신을 쳐다보는 청년을 깜짝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렇게 요아미미를 쳐다보던 청년은 갑자기 영천을 향해 어마어마한 살기를 뿜어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큰소리로 물어왔다.
"네놈이 누군데 본 왕야의 누이곁에 있는것이냐?"
준수한 외모. 그리고 차가운 표정.
그 청년은 바로 달단국의 국왕이자 요아미미의 친오빠인 요아일천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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