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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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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소라


흔적 1부


감고있는 눈 속으로 창을통해 환한빛을 느끼며 재민은 눈을떻다..

한동안 멍하니 천정만 바라보다가 그는 침대맡의 담배각에서 한개피의 담배를 꺼내어 입으로 가져갔다....

전날 술을마셔서인지 담배생각보다도 갈증이 더 심했지만 왠지 일어난다는것이 싫어서 라이터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후~~~~~"

창의 햇살때문인지 그가 뱉은 연기가 공기에 흩어지는것이 너무도 선명히 보였다..

그리고 그는 전날의 일을 머리속에 떠올리기 시작했다..


재민은 대학을 졸업하고 이제 막 한 중소기업에 입사해 수습과정을 거치는 중이었다..

어제 재민은 직장상사 및 동료들과 퇴근길에 어울려 종로거리의 한 호프집에 들어갔다...

매번 그렇지만 술좌석의 이야기는 거의가 회사에 대한 불만서린 말들로 채워졌고 그런이야기를 듣고있자니 갑자기 짜증이 나서 술취한 핑계를 대고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밤거리로 나온 재민은 온통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거리를 걸었다...

무수히 옆을 지나쳐가는 사람들을 통과해서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밤 열한시가 조금 넘어가는 시각의 지하철은 그래도 사람이 다소 많았다...

조금 지나자 사람이 많이 내려서 빈자리가 보였고 재민은 지친다리를 쉬게할수 있었다.

자리에 앉은 재민의 눈은 자동적으로 맞은편 좌석으로 향해졌다.

일이 피곤했는지 맞은편 자리의 여인은 연신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있었다...

재민은 그여자의 자는 모습이 우수워 계속 그여인을 쳐다보던중..여자가 크게 고개를 떨구다 재풀에 놀라 잠에서 깨어 고개를 드는 모습을 보고는 크게놀랐다..

그녀의 모습이 재민의 기억속에 뭍혀있는 ..생각하기만 해도 가슴 저미는 한여인을 생각나게 만든것이다...

"연주!"....

그녀의 이름을 나지막히 부르자 갑자기 울컥 그리움이 몰려와 눈시울마져 뜨거워졌다..

놀랍게도 앞의 여인은 재민의 기억속 한 여인과 너무도 비슷한 얼굴이었고 몇정거장이 지나도록 그녀를 보고 있자니 재민의 마음은 착찹해져 역을 내린뒤 집앞의 포장마차로 들어가 술을 들이켰다,,,한잔 한잔...술이 들어갈 수록 재민의 마음은 더욱 어둡기만해져가는 밤이었다...


입에문 담배재가 재민의 손에맞고 가슴에 떨어지는 것을 느끼며 재민은 비로소 현실로 돌아왔다....

갈증이 더이상 참을 수 없을만큼 더해지자 재민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꺼내 벌컥벌컥 들이켰다...

시원한 느낌이 식도를 타고 전해지자 이번엔 머리가 아파옴을 느낄 수 있었다.

물을 마셨으나 갈증은 가시질 않고 머리는 아파서 재민은 다시 침대에 드러누웠다.

다시 한개피의 담배에 불을 붙이고 연기를 내뱉으며 그는 한 여인을 생각했다..

한동안 뭍어두었던 아련한 기억의 한 여인을.............


그날은 대학 새내기들의 신입생 환영회가 있던 날이었다..

2학년이었던 재민은 그날 주량을 초과해서 마신탔에 많이 취해있었고 자리에서 졸고있는 그를 친한친구인 연재가 부축해서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

아침에 눈을 뜬 재민은 낮선 주위환경에 두리번거리다 옆에 연재가 자고 있음을 보고 비로소 자신이 친구의방에서 자고있음을 알 수 있었다...

처음와보는 친구 집이었지만 목이 너무 타서 살며시 일어나 냉장고를 찾았다..

냉장고 안에서 물을 들이키는데..뒷쪽에서     인기척이 났다.

"어머..벌써 일어났네??"

"네?....아..네....."

엉겁결에 대답을 한 재민의 눈앞에 한 여성이 서있었다...

스물일곱 여덞 되어보이는 그 여인은 새하얀 티에 아이보리색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머리를 감았는지 아직 마르지않은 긴머리와 그녀의 전체적인 모습이 참 청순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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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무슨 술을 그렇게 몸도 못가누게 마시고 그래..."

"네....죄송합니다..어  제 신입생 환영회가 있어서..그만...."

"연재 친구니 후배니??"

"네..연재하고 같은과 동기인 재민이라고 해요..유재민..이요"

"그래??...같이 술을 마셨는데..재민이는 일찍일어났구나..연재는     아직도 자니??"

"네..."

"그럼 너 먼저 씻고 연재도 그만 일어나라고해..밥 차릴게...."

"네..."

재민은 도망치듯 화장실로 들어갔다..

'연재의 누나인가?!.....'

세면대앞에서 재민은 방금 본 여인을 생각하며 거울을 들여다봤다..

푸석푸석한 얼굴에 밤에 많이 뒤척였는지 머리는 많이 헝클어져 있었다..

그런 모습으로 연재누나와 첫 대화를 나누었던걸 다시금 생각하며 조금 창피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때 재민은 몰랐다..그녀가 그에게 어떤의미로 다가올런지...


세면을 하고 자는 연재를 깨워 식탁으로 향하자 연재누나는 이미 밥을 차려놓고 국을 그릇에 뜨고있었다...마지막 그릇을 연재앞에 놓으며 연재누나가 말했다..

"연재 너!..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면 마신다고 전화라도 해야잖아..!"

"응?...아아....미안미안...어제 좀 재미있게 놀다보니 그만 깜박했네.."

"다음부턴 꼭 전화해..그리고 술 너무 많이 마시지말고..."

"응..."

"와~~~이거 북어국이잖아?? ..역시 우리 누나밖에 없다니깐..그치 재민아?.."

"응??....으응.."

"아부하지 말고 얼른 국물좀 마셔...그래야 속 풀어지지...재민이도 얼른 먹고.."

"네..."

아침겸 점식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온 재민은 연재에게 물었다..

"연재야...어제 내가 술에 많이 취해서 실수는 안했냐??"

"실수는 멀....그냥 술에 취하더니 테이블에 엎드려 하염없이 자기만 하더라"

"그래?..암튼 고맙다.."

"뭐가??"

"그냥 이렇게 집에까지 데리고 와준거..."

"짜식....어디 우리가 보통친구냐??...그리고 너라면 안그러겠어??.."

"그래..참.!...너희 누나니??"

"응.."

"근데 일요일인데 누나밖에 없네??"

"응...나 누나랑 둘이만 살아,,,부모님은 돌아가셨어.."

"어?....미안하다 내가 괜한걸 ....."

"괜찮아 내가 한두살 어린애냐..그런걸로 시무룩해지게...그리고 너는 나하고 뭐가다르냐?...새삼스럽게.."

연재가 그렇게 말했지만 재민은 여지껏 일년넘게 연재와 친구로 지내면서 오늘처음 그러한 사실을 알게된것에 많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러고보니 연재와 재민은 친구였지만 서로에 대해 자세한 것은 묻지도 말하지도 못했다는것을 새삼 느낄수 있었다...

"너..일요일인데 하숙집으로 갈거냐??"

"응..그래야지.."

"그럼 그러지말고 우리집에 처음왔는데 저녁때까지 같이있자..아니면 오늘도 우리집에서 자든가..."

"아니야...어제도 신세졌는데..오늘은 가봐야지..."

"임마!..하숙집에 가면 달랑 벽밖에 더보냐?!..그러지말고 나도 심심하니까 같이 있자 내가 있고 싶어서 그래..."

그랬다..하숙집에 가면 빈방에 혼자 뒹굴어야만 할 처지인 재민은 안그래도 조금 더 있고싶은 마음이 있던차에 연재가 그렇게 말해주자 내심 고마웠다..

"그래..그럼 조금만 더 있을께..."

그날 재민은 저녁까지 연재의 집에서 지낼 수 있었고 저녁까지 먹은후 하숙집으로 돌아왔다..하지만 왠지모르게 연재의 집을 나서는 순간 외로움이 밀려왔다..

재민 또한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 조차 고등학생때 돌아가시는 바람에 그뒤로 혼자지내온 것이다..모처럼만에 따뜻함을 느껴서인지 돌아가는 재민의 발걸음은 무거웠고 아쉽기만 했다..그리고 무엇보다 연재누나의 마지막 말이 가슴에 파고들었다..'혼자있기 심심하고 외로우면 자주놀러와'

그런 누나를 가지고있는 연재가 새삼 부럽기만 한 날이었다..


월요일 재민은 일찌감치 학교에갔다..혼자있는 하숙방보다 대학 도서실이 훨씬 공부도 잘돼고 외로움도 들했기에 그는 강의가 있는날이면 항상 일찌감치 학교도서실로 향했다..월요일과 화요일은 아르바이트로 하는 과외가 있는날이기도 해서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것도 있었다,,

한참 도서실에서 있는데 누군가가 재민의 어깨를 두드렸다...

"어?...연재구나..."

"야....월요일부터 또 도서실이냐...참 불쌍한 중생이다...히히.."

"왠일이야??..아직 강의시간 좀 남았는데 일찍왔네.."

"왠일이긴 너보러 온거지..야 ..여기선 그렇고 잠깐 밖으로 나와봐.."

"왜??"

"그냥 나와봐"..

이유를 묻는 재민을 뒤로한채 연재는 밖으로 향했다..

커피자판기에서 커피두잔을 뽑아 한잔을 연재에게 건네자 연재가 말했다.

"너 수요일날 미팅하지 않을래??"

"미팅??"

"그래..내가 이아여대 애들이랑 미팅주선했는데 너도 선수로 뛰어라.."

"글쎄....."

"글쎄는 무슨 글쎄 ..암말말고 너도 그날 나오는거야 알았지??"

"생각해볼께..."

재민은 대학에 들어온후 한번도 미팅이란걸 해본적이 없었다..

물론 재민도 이성에 눈뜬후부터 남몰래 책도 읽고 때때로 친구들집에서 야한 비디오도 보곤했었지만 아직 한번도 여자를 사귀어 본적이 없었다..

"야야 ...웃기지말고 그날은 꼭 나와야해...내가 얼마나 노력한건데...참 그리고 몇일 후에 우리집에 밥먹으러 가자.."

"왜?? 무슨날이야??"

"아니..내가 누나한테 갈비먹고 싶다니깐 누나가 집에서 찜을 해준다잖아...그리고 너도 같이 데리고오래...아마도 나랑 같은처지인 니가 남같지 않나봐..."

"그래....고맙고 누나한테도 너무고맙다고 전해줘.."

"얌마 ..그런말은 니가 직접하는거야...."

"아~~~~~미안..."

연재가 돌아간뒤 도서실로 돌아온 재민은 연재누나인 연주를 생각했다..

참 따뜻한 마음만큼이나 아름다운 모습의 누나...

살짝 웨이브진 앞머리를 넘기며 웃음지을땐 너무도 아름다웠던 그녀...

그녀를 생각하자니 가슴이 갑자기 콩콩 뛰기시작했다..

붉어진 얼굴을 누가 볼새라 그는 고개숙여 괜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강의가 끝난후 재민은 과외하는곳으로 향했다...

재민이 과외하는 집은 남편이 개인사업을 하는 집이었는데 꽤 부유한 편이었다.

사장님과 사모님 그리고 고1여고생이 전부인 가정이었는데 재민은 고등학생인 윤경의 가정교사였다..월.화요일 수학을 세신간씩 가르쳤다..

다행이도 재민이 과외를 시작하고 나서는 수학성적이 올라서 보수가 예상외로 많아 다른 아르바이트는 하지않아도 되었다..

또한 부모님이 약간의 돈을 남겨주셔서 재민은 굳이 아르바이트를 하지않아도 대학을 졸업할만한 돈은 있었다..

'띵동~~~~!'

"누구세요??"

"네 재민입니다"

"아~ 재민학생 어서와요"

문이 열리자 40중반의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윤경의 어머니였다..

하얀색 블라우스와 검은색 롱치마..흰색과 백색이 매치된 깔끔하고 정갈한 차림의 그녀가 재민을 반겼다..나이가 마흔을 넘겼으나 고생을 하지않은 탔에 눈가의 잔주름 몇개를 제외하곤 그 나이보단 한참 어려보이는 얼굴이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갸름한 얼굴에 동그란 안경을 쓴 모습이 참 지적으로 느껴졌다.

"일찍왔네요...쥬스한잔 마시고 들어가요.."

"아니에요...방금전에 커피를 마시고 와서요...윤경이는 방에있죠??"

"네..벌써부터 재민학생 기다리고 있어요..그럼 들어가보세요"

"네..그럼.."

재민은 윤경의 방으로 향했다..문을열자 항상 준비되어있는 조그만한 상이 보였다.

그러나 방안에는 윤경이 없었다...

'어디갔지?? 화장실에 갔나??'

의아함을 느낄 즈음 뒤에서 윤경이 소리를 질렇다.

"왁~~~~~~!!!!"

갑작스런 윤경의 고함소리에 재민은 너무도 깜짝놀라고 말았다..

"헤헤~~~~오빠 많이 놀랐죠??"

"휴~~~간 떨어지는줄 알았잖아~"

아직도 장난기가 많은 귀여운 고등학생 아가씨인 윤경은 놀란 재민을 바라보며 입술을 조금 내민채로 귀엽게 웃고 있었다..

"재민오빠~~윤경이 보고싶지않았어요??"

"이렇게 장난기 많은 아가씨가 어디가 볼게 있다고 보고싶어..보고싶긴..!"

"흥!....너무해.....난 몇시간째 오빠오기만 기다렸는데...."

"음..그럼 공부 많이 했나보네..오늘은 주는문제 잘 풀수있겠네..그렇게 내가 보고싶었던걸 보면..."

"이그~~~누가 선생님 아니랄까봐..보자마자 또 공부얘기.....정말 미워죽겠어.."

"금방은 보고싶었다면서 이젠 미워죽겠어??.....하하"

"몰라요 나 삐졌어요...."

분홍색티에 짧은 면반바지를 받쳐입은 윤경이 입술을 살짝내밀며 귀엽게 눈웃음지며 재민을 쳐다보고있었다..


과외를 받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과외시간은 자칫 잘못하면 너무도 지루한 시간이 될수 있다 ..그래서 그시간이 재미난 시간이 될지 그렇지 않을지는 거의 과외선생님의 수업방식이 크게 좌우한다..재민은 다행이도 윤경의 성격을 일찍파악해서 너무 무리한 진도보다는 하나를 가르쳐도 확실히 기억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간간히 우수운 이야기와 그나이 또래가 재잘되는 이야기들에 귀를 귀울여 주기도 했다..

지금 윤경은 재민이 준비해온 문제를 푸느라  여념이 없었다..

재민은 윤경의 그런모습을 보다가 문득 도서실로 찾아온 연재를 떠올리며 전날 연재집에서 처음본 연주를 생각했다...

그녀의 웃는모습과 말투를 하나둘 음미하듯 떠올리는데 옆에서 윤경의 목소리가 드렸다..

"오빠~..이건 어떻게 풀어야해요??"

도저히 못풀겠던지 윤경은 조금 난처한 표정으로 재민을 쳐다보고 있었다..

"음...이건 이부분에서 x공식을 대입해서 xxx해주면 이렇게 되지??"

"아~~~~그렇구나...히힛"

"그럼 이것도 거의 같은 문제니까 이걸 한번더 풀어봐"

"네~~~~"

순간 문제를 풀기위해 고개를 숙이던 윤경의 모습에 눈길을 주던 재민은 윤경의 약간 쳐진 분홍빛 상의 속으로 윤경의 가슴언저리를 살짝 볼 수 있었다...

생각지도 않은 상황에 재민은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조금은 놀랍기도했다..

브레지어를 하지 않았는지 옷 속으로 새하얀 볼록한 살점이 보였다..

비록 가슴전체는 아니었지만 두가슴이 갈라진틈과 윗언저리만으로도 윤경의 가슴이 꽤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재민은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윤경이 눈치못채게 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서도 순간적인 그 모습이 머리속에 남았다..

비록 장난기있고 그나이 또래의 성격을 가진 윤경이지만 몸은 이미 성숙한 하나의 여성이었다...


한편 윤경은 재민이 오기전부터 옷장을 열고 이것저것 오늘 입을 옷을 골랐었다.

재민이 처음 그녀앞에 나타나던날 그냥 평범한 대학생이라 생각했던것이 시간이 흐를수록 재민의 웃음짓는 모습에 ...어느날엔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에..윤경은 매료되기 시작했다...

물론 그나이때는 충분히 선생님이나 주위의 친구오빠들을 좋아할 나이이지만 윤경에게 있어 재민은 요즘 하나의 사랑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렇기에 재민을 오래토록 보고싶은 마음에 공부또한 열심히 하였다.

한시간정도를 옷장안의 옷을 고르다 선택한 옷이 지금 입고있는 옷이었고 윤경은 재민에게 여성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브레이어를 풀러버렸다..

지금 재민에게 보여진 윤경의 가슴언저리는 재민은 몰랐지만 공부시작부터 윤경이 연출한  모습중에 하나일 뿐이었다..

"다 풀었어요..방법을 알고나니깐 쉽네요~"

"그래...문제하나를 받고 막연해 하지말고 이것저것 니가 알고있는 공식을 대입해 나가다보면 어느순간에는 어떤 방법으로 이걸 풀어야 할지를 쉽게 알게될거야.."

"네네...선생님...후훗"

대답을 하며 윤경은 크게 기지게를 켰다...그로인해 윤경의 티가 위로 올라가면서 하이얀 뱃살이 살짝 노출되었다..

"오빠~ 이제 조금만 쉬어요..벌써 한시간도 넘게 문제 풀었잖아요.."

"벌써 그렇게됐나?? 그래 그럼 오분만 쉬다하자"

"아이 좋아라~ 난 이시간이 제일좋더라~~"

"쉬는 시간이 제일 좋다면 내가 널 가르치고 돈을 받는게 너무 미안해지는걸?!"

"아이~~ 그런뜻이 아니라요~~~~~"

"그래 알아....하지만 조금 힘들더라도 열심히 하자 우리"

"네....참 오빠는 여자친구 있으세요??"

"왜?? 오빠 여자친구 없으면 소개시켜주게??"

"혹시 알아요?? 그렇게 해줄지...있어요? 없어요??"

"음..애석하게도..."

"와~~~그럼 없단말이에요?? 참 잘된일이네....."

"이놈아 내가 여자친구가 없는데 왜 네가 잘된일이냐??"

"왜냐면요.....히힛...아니에요..    "

"싱겁기는...."

"오빠 그럼요 오빠는 어떤 여자가 좋아요??..설마 이상형도 없는건 아니죠??"

윤경의 질문에 순간 재민은 연주를 떠올렸다..웨이브진 긴머리..적당한 크기의 맑은눈..말할때 너무 오밀조밀 움직이는 붉은 입술..그리고 여자로선 조금 큰키..그런것들이 모여 지적이면서도 참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그녀가 불현듯 떠오른것이다..

참 이상한 일이었다. 분명 하루동안 그녀를 본것이 다인데도 그녀의 모습은 재민의 머리속에 아주 선명하게 각인되어있던 것이다..

"아이참~~~이상형이 어떤거냐 니까요~~~~"

"으응??...음..이상형이라....그냥 윤경이 같이 귀여운 여자면 어떨까??"

"정말이요??.....흠...그렇지만 힘들거에요..어디가서 저처럼 이쁜여자를 만나겠어요??....히히.."

"그래 너용돼라 용돼!!"

비록 머라 설명할 수 없는 마음에 그렇게 대답한 것이지만 이말로인해 윤경의 마음속엔 아주 커다란 파문이 일고 있었다...

그것은 가슴속에 담아둔 하나의 사랑을 현실로 발전시키고픈 마음에 하나의 도화선이 된것이다..


수요일...

재민은 망설였지만 그런 재민의 속목을 낚꿔채기라도 하듯 연재는 재민을 데리고 홍대로 향했다..한 카페로 들어서자 같은과 친구인 성욱.민철.환영이가 먼저 와 있었다.

"어라?? 일찍왔네..이것들이 여자만난 다니깐 아주 쫙 빼입고 왔는데??"

"흐흐...그냥여자냐..이아여대 영문과 애들인데 이정도는 돼야지.."

연재의 말에 성욱이 웃으며 대답했다...

"근데 얘들은 아직 않왔냐??"

"아직 안왔는데??...이거 혹시 우리 바람맞추는건 아니겠지??"

"설마....그렇게 재수 없는일이 생길라구??!!...."

카페안에서 이러저러한 이야기가 진행돼는 도중 카페의 문이열리며 다섯명의 여자들이 들어섰다...

'왔군!'

재민은 순간적으로 저 여자애들이 자신들과 미팅을 위해 나온 여자들임을 알 수 있었다.

한 여자가 그들곁으로 다가왔다.

"저기 혹시 서기대학 다니시는 분들??"

연재가 일어나 반갑게 대답한다.

"네 맞아요..이아여대 불문가 공주님들 맞지요??"

"후훗...네..."

"어서오세요...반갑습니다..."

"네~~"

재민은 생소했다..처음 나온 미팅자리고 5:5로 자리에 앉아있자니 시선두기도 민망하고 무슨이야길 해야할지도 막막했다.

연재가 스스럼없이 말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들은 서기대학 경제학과 xx학번이고요 전 임연재.옆으로 유재민.정성욱.김민철.차환영이라고     해요"

"네..반가워요 전 이지영이고요.옆으로 김세진.양진경.윤영은.정은경이라고 해요.."

서로 이름을 밝히며 시작된 미팅은 급기야 학력고사팅으로 이어졌고 연재는 이지영이라는 여자와 재민은 윤영은이라는 여자와 서로 일지망이 통해서 짝을 이루었다.


짝이 정해지자 모두 뿔뿔히 흩어지고 재민과 영은만 남게되었다..

재민은 아무말 없이 그저 손안의 커피잔만 만지작거렸다..

"내가 마음에 안드니??"

고개숙이고 있는 재민의 귓가에 영은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순간 깜작놀라 재민은 영은을 쳐다보았다..

어깨까지 오는 연한 갈색머리에 몸에 붙는 타이트한 빨간색티 그리고 무릅이 찢어진 청바지..굽높은 까만색구두...얼핏보면 배우 윤혜영을 닮은 듯한 모습의 영은은 말이없는 재민의 앞에 앉아있기가 무료했던지 약간 짜증섞인 말투로 물어왔다..

"아..아니...다만 무슨말을 해야할지 잘 몰라서.."

"미팅이 처음도 아닐텐데 멀 새삼스럽게 그래..?"

"으응...실은 이게 내 첫미팅이라서..."

"정말?? 우와 영광이네...내가 첫 미팅상대라....난 니가 참 순해보여서 만나는 시간동안은 기분나쁜일은 없을거란 생각에 널 택했는데 넌 나의 어딜보고 택했어??"

"응..내 맞은편에 앉아있어서..."

"머라구?? 내가 바로 니 코앞에 앉아있었다는게 날 택한 이유라고...하하하..너참 웃긴다...??"

"기분나빴다면 미안해...그냥 ..그랬어...."

"미안하긴 ..암튼 여기 좀 답답하다 우리 나가지 않을래??"

"그래?? 그럼..나가자"

밖으로 나온 재민과 영은은 발이 닿는데로 걸었다...

그렇게 사람들속에서 아무말 없이 한동안 걷다보니 재민은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어 영은에게 말했다..

"저기 혹시 영화 좋아하니?"

"영화?? 음...싫어하진 않아..하지만 그렇게 좋아하는편도 아니야.."

"그럼 영화관에 갈래??..."

"왜?? 무슨 재미있는 영화 개봉했어??"

"아니 나도 그런건 잘 모르고...가서 보구 재미난거 있으면...."

"얘 ..그러지 말고 우리 오락실 가지 않을래??

"오락실??"

"응...너 ddr할줄 알아?? 우리 그거 하러가자.."

"그래..."

막상 대답은 했지만 재민은 ddr이란것을 할줄 몰랐다..그리고 미팅해서 오락실간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기에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런 영은의 성격이 자신이 생각해왔던 이성관을 깨는 분위기였기에 새롭기도 했다..

"하하하하....얘!...너 ddr한번도 안해봤어?? ...이 화살표 나오는 방향대로 발을 밟아야지...이렇게 화살표가 통과할때에 맞춰서 이렇게...누르는거야.."

"아~~~~~알았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좀처럼 몸이 마음같이 움직여주질은 못했다...

"하하하하...아이고 배야.....너처럼 엉성한 폼은 내가 처음본다..완전 개그야 개그.."

사람이 많은데서 영은이 그렇게 말하자 재민은 너무도 창피한맘에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졌다...결국 재민은 ddr을 포기하고 영은이 하는 모습만 지켜봐야했다..

퐁퐁 거리며 뛰는 영은은 아주 빠른 음악에도 타이밍이 늦지않게 화살표를 밟아갔다..영은의 뒷모습이 마치 춤을추는 아이처럼 아주 멋있게 보였다...

"아~~~~개운하다"

운동같지도 않은 운동이지만 이리뛰고 저리뛰더니 영은의 이마에는 어느덧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었다..

"아~~목말라...우리 맥주마시러 가자..."

"응??....그래..."

재민은 홍대의 한 호프집에서 영은과 맥주를 마셨고 그러면서 그녀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녀의 친한 친구가 된냥 들어주어야 했다..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것이 싫지는 않았다.

재민과 영은은 호프집을 나와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얘...오늘 참 재미있었어...내가 하고싶은데로 모두 해준거 고맙고 참 편해서 즐거웠어..."

"응 나도 재미있었어...."

그러는 동안 어느덧 그들의 발길은 전철역앞에 놓여있었다...

"난 여기서 합정역 방향으로 가야해..넌??"

"응..난 동대문운동장 방향인데...."

"그래?? 그럼 같이 전철은 못타겠구나..."

"그렇네.."

"근데 너 내가 마음에 안드는 모양이구나??"

"응 ?? 아니야 ....나도 니가 편하고 그래...."

"그럼 왜 나한테 애프터 신청안해??"

생각지도 않은 영은의 말에 재민은 무어라 말해야 할지 난감했다..

그러는 동안 영은은 가방안에서 펜을 꺼내 종이에 자신의 연락처를 적더니..펜을 재민에게 건넸다...

"자...이거 내 연락쳐야 연락해...다음엔 오늘보다 더 편하게 만나자...참 그리고 네 연락처도 적어줘..."

"응..??...응...."

미쳐 생각할 틈도없이 내미는 종이에 재민이 연락처를 적어주자 영은은 가방안에 그것을 집어넣고 말했다..

"그럼 담에 또봐...안녕~~"

손을 흔들며 영은은 지하철 개찰구로 향했다....그런 뒷모습을 보며 재민도 개찰구를 통해 반대편 계단으로 걸어내려갔다..

아직 지하철은 오지 않아서 반대편에 서있는 영은의 모습이 보였다...

영은도 재민의 얼굴을 보자 새삼 환희 웃으며 재민에게 손을 흔들었다.

재민도 그런 영은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재민의 열차가 먼저 들어왔고 재민은 열차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돌아오는길 재민은 주머니 안에서 만지작 거리던 종이를 꺼냈다..

이쁜 글씨채로 윤영은이란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다...

그제서야 재민은 오늘하루 영은과 지낸일들을 생각하며 살며시 웃음지었다..

미팅에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싫지않은 하루였다...


내일은 연재가 자신의 집에가서 저녁을 먹자고 한 날이다...

그걸 생각하니 재민의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도대체 원인이 무얼까...연재생각만해도 재민의 가슴은 설레기 시작한다.

재민은 곰곰히 생각에 잠긴다...

먼저 항상 잘 웃는 연재와 살며시 웃음짓던 연재의 누나..연주가 생각난다...

그래..원인은 그것이었다...

여자란 어머니를 제외하곤 거의 쑥맥에 가까운 재민에게 새삼 설레임을 주는 이유는 바로 연재의 누나인 연주였다...

이상하게도 연주만 생각하면 재민은 설레임을 감출 수 가없다.

그녀에겐 아름다움과 지적임 청순함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편안함이 있었다..

재민은 막연한 이러한 느낌이 왜 자꾸 떠오르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싫진 않았다..아니 , 오히려 그러한 감정을 느낄려고 자꾸 일부러 생각해 내곤 했다..

생의 처음으로 미팅을 하고 오던날 아이러니 하게도 재민의 머릿속을 가득채운것은 영은이 아니라 바로 연재의 누나 '연주'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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