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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루전 98 - 이리스 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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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토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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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16화 이리스 평원(3)


이리스 평원에서 피어 오르기 시작한 화마는 금새 이리스 평원 전체를 화마 구렁텅이에 빠뜨렸다. 그리고 그 불길은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르기 시작하면서 마치 하늘에 잇는 구름마져 태울 듯한 기세를 보였다.
그리고 정작 그 불길에 갇혀진 인간들은 무력하게 사방에서 피어 오르는 불길을 피해 이리 저리 도망만 칠 뿐이었다.
하지만 맞마람이 일으킨 회오리와 그 회오리를 타고 점차 더욱 거세지기 시작하는 불길은 발버둥 치는 인간들을 하나 둘씩 자신의 제물로 삼아가기 시작했다.
"돌파하라"
우왕좌왕 하는 기사들의 무리를 뚫고 일단의 기마가 칼을 번뜩이며 그들을 쪼개며 돌파하고 잇었다. 바로 아하루 일행이었다.
몇몇 기사들이 허둥대며 그런 아하루 일행의 돌파를 저지하기 위해 앞으로 나섰지만 그들은 말의 돌파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목이 잘려 피를 뿜어내거나 아니면 말발굽에 온 몸을 짓이겨 피떡이 되거나 했다.

 


"조금만 더"
아하루가 나직하게 중얼거리며 자신의 앞에서 칼을 들고 경악스런 눈초리를 보내는 기사의 목을 칼로 베어 내었다.
수평으로 누인 듯한 아하루의 칼은 다크의 달리는 힘을 받아 그대로 기사의 머리부분을 가르고 지나갔다.
"컥"
기사의 머리가 경악스러운 듯 눈동자를 크게 뜬채 허공으로 치솟았다. 그리고 목을 잃은 몸뚱이가 약간 부들 거리더니 목 위로 피가 솟구치면서 불타는 갈대밭 속으로 서서히 몸을 눕혔다.
"적이닷! 막앗!"
몇 명의 기사가 불길 속에서 칼을 휘두르며 주변의 다른 기사들을 독려하고 잇는 모습이 불길사이로 언뜻 언뜻 보여졌다. 하지만 너무나 맹렬히 타오르는 불길로 인해 자기 한몸 추스르기도 힘든 그들로선 질풍처럼 달려나가는 아하루 일행을 쫓을 수가 없었다.
매캐한 연기와 불길이 사방을 가득 매웠고 더욱이 끔찍한 사람들의 비명이 여기 저기서 솟아 올라 흡사 지옥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광경이 연출되었다.
카리에와 레이첼은 각각 카미야와 군나르의 품에 안긴채 몸을 오들 오들 떨어대며 겁에 잔뜩 질렸다.
"제길"
군나르가 불꽃이 잠시 걷힌 저쪽 너머에 일단의 기사들이 창을 꼬나들고는 모여서 잇는 것을 보고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불길이 여기 저기 거세게 일어나고는 있었지만 날렵한 기사들이어선지 몇몇 군데는 이미 불길을 진화해 가고 잇었다.
더욱이 아하루 일행들은 그동안 불길 속을 뚫고 들어오느라 비록 르네의 신성 축복으로 어느정도 불길을 이겨낼수 있었다고는 하지만 점차 숨이 가빠지고 입고 잇는 갑옷이 불길에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불꽃이여 이곳에 너의 화려한 날개를 펼쳐라"
훼리아가 달리는 말 잔등에서 한손을 높이 들고는 외쳤다. 훼리나의 손에 빨간 불꽃이 일렁이기 시작하더니 훼리나의 팔이 내려가자 훼리나의 팔이 뻗은 방향으로 불꽃이 춤을 추듯 허공중으로 쏘아져 나갔다.
"우악"
"으악"
"누.. 누가.. 살려줘"
아하루 일행들이 불꽃과 연기를 헤치며 앞으로 나서자 그곳에는 새로운 불길이 솟아오르며 그곳에서 창을 쥐고 아하루 일행에 맞서려던 기사들의 몸을 사르고 잇었다.
기사들은 제각기 땅바닥에 뒹굴면서 자신의 몸에 붙은 불길에 괴로워 하며 죽어가거나 아하루 일행의 말발굽에 몸이 짖이겨지거나 하며 죽어갔다.
"하~, 이랴"
"히히잉~"
아하루가 말에 박차를 가하며 눈 앞의 불꽃의 벽을 통과했다. 다크가 길게 투레질을 하며 불꽃을 통과하자 잠시 주춤거리던 아하루 일행의 말들이 다크의 뒤를 쫓아 불꽃의 벽을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하더니 불꽃의 벽을 뛰어넘어가기 시작했다.
"잡아라"
"앞을 막아"
아하루 일행의 달려가는 주위에서 연신 기사들의 고함소리며 울부짖음 소리 그리고 말들의 비명소리가 튀어 나왓다.
"강이다!"
아하루가 눈 앞에 펼쳐진 도도하게 흘러가는 아실리에 강을 바라보고는 외쳤다. 그말에 다른 일행들의 얼굴이 다시금 활력을 되찾앗다.
강언저리에는 몇 명의 말에 탄 기사들과 갈대밭에서 겨우 빠져 나왓는지 온통 몸이 그을음으로 가득찬 기사들이 불꽃의 벽을 뛰쳐나온 듯 보이는 아하루 일행을 보고는 멍한 표정으로 보고 잇었다. 그들의 손에는 젖은 모포며 그릇등을 들고 잇는 폼이 갈대밭에 붙은 불을 진화 하려던 모양인 듯 했다.
아하루가 들고 잇던 칼을 휘둘러 제 일 앞에서 당황해 하는 기사의 몸통을 쳐댔다.
"쿠억"
기사의 입에서 핏물이 튀어나오며 땅바닥으로 굴렀다. 한명의 기사가 그렇게 말에서 굴러떨어지자 그들이 정신을 차렸는지 들고 잇던 그릇들과 젖은 모포를 바닥으로 내팽겨치고는 분분히 자신의 옆꾸리에 찬 칼을 꺼내 들었다.
"적이다."
"놈들을 죽여라"
하지만 아하루의 뒤를 이어 나타난 다른 일행들의 칼날과 말발굽이 그런 기사들의 몸위로 쏟아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크억"
한 기사가 다리를 짖밟혔는지 다리가 뜯겨지듯이 찢겨져 나갔다. 튀어 나온 부러진 허연 뼈에 살점들 그리고 엉겨붙은 힘줄들과 핏줄들로 범벅이 되었다.
"내 다리"
기사가 자신의 다리를 감아쥐고 울부 짖다가 그대로 입에 거품을 물고는 기절했다.
아하루 일행들이 아실리에의 푸른 물에 뛰어 들었다. 달빛에 잔잔히 흐르던 아실리에의 물살이 아하루 일행들이 탄 말랍굽에 채여 이리저리 파문을 일으키며 물이 튀었다.
"쫓아라"
"활을 활을 쏴"
불길속을 헤치고 강가로 나온 기사들이 불길에 그을른 갑주를 입고는 고래 고래 고함을 질러대며 아하루 일행의 뒤를 쫒기 시작했다
또한 몇몇 강가 근처에 대기하고 잇던 운 좋은 기사들은 자신들의 말에 올라타고는 말을 거칠게 몰아선 아하루의 뒤를 맹렬히 추격해 가기 시작했다.
"활을 쏴라 활을"
강가 근처의 살아남은 기사들중 활을 가지고 잇는 기사들이 일그러지고 까매진 갑주를 입은채로 화살을 날리기 시작했다.
화살은 공중을 휘돌아 아하루들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뒤돌아 보지마 무조건 달려간다"
아하루가 그렇게 외치며 말머리를 강쪽으로 향하게 하며 게속 박차를 가했다. 강물이 금새 아하루들이 탄 말의 배까지 들이찾다.
아하루들이 탄 말들이 물의 저항을 이지기 못하고 허우적 대며 물속을 헤엄치듯 건너기 시작했다.
"갑주를 버려"
아하루가 그렇게 외치고는 미리 헐겁게 조여 놧던 갑주의 이음매를 한손으로 풀러내버렸다. 아하루가 입었던 갑주가 한쪽 옆으로 벗겨지더니 첨벙하고 물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가면 되 조금만"
군나르가 소리쳤다. 군나르 역시 언제 갑주를 벗었는지 가죽으로 된 간편한 옷차림을 하고 잇었다.
말들이 주인의 의사에 반하여 비틀대며 허우적 거리기 시작했다.
"크윽"
"아앙"
군나르가 탄 말이 화살에 맞았는지 고개를 외로 틀고는 공중으로 앞발을 들어올리더니 서서히 모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군나르가 그런 말을 고삐를 조정해 제대로 서려 했지만 이미 기울어지기 시작하는 말 위에서 제대로 조정하질 못했다. 그리고 군나르의 품에 안겨 잇던 레이첼이 눈을 꼭 감고는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레이첼"
카미야의 품에 안겨있던 카리에가 군나르의 쓰러지는 말을 보고는 손을 뻗어 절규하듯 레이첼의 이름을 불렀다.
'텀벙'
말이 물안으로 떨어져 내리자 거대한 물방울들이 말 주위에 치솟아 오르더니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푸허"
군나르가 축늘어진 레이첼의 신형을 품에 안고는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군나르의 뒤로 일단의 말탄 기사들이 칼을 뽑아 들고는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잇는 군나르를 향해 달려들었다.
군나르가 기사들이 지척까지 다가오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는지 레이첼을 품안에 안고는 급히 강을 발로 밟으며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칠게 물을 튀기며 말을 타고 달려오던 기사에 의해 금방 따라 잡히고 말앗다.
기사는 자신이 들고 잇던 칼을 들어 군나르를 내리치려 했다. 군나르가 눈을 감고 레이첼을 안고 다시 허리를 숙였다.
"크윽"
어디선가 쌩 하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군나르의 머리를 칼로 내리치려던 기사의 이마에 화살이 박혔다. 기사는 내리치려던 자세 그대로 군나르 옆쪽으로 말위에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군나르가 급히 앞을 바라보니 노만이 뒤로 돌아서 군나르가 잇는 쪽으로 달려오고 잇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자신의 어깨에 걸쳤던 활을 들어 달려오는 기사들을 향해 연속으로 당겨대기 시작했다.
"이 바보야 어서 가"
노만이 군나르의 곁에까지 다가오더니 얼른 군나르를 재촉했다. 노만이 다시금 활을 들어 기사들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몇몇은 허공 중으로 날아가고 몇몇은 기사들의 갑옷에 맞아 튕겨나갓다. 하지만 몇발이 말에 맞앗는지 말 두 마리가 몸을 요동치면서 안장에 잇던 기사들을 바닥으로 내동대이쳤다.
"흐헉"
화살에 맞은 말위에 탓던 기사들과 더불어 그 뒤를 바짝 따르던 다른 기사 두어명이 같이 물속으로 곤두 박질 쳤다.
기사들이 말에 떨어져 몸부림을 쳐댔지만 무거운 갑주를 입고 잇던 기사의 몸이 그대로 물 속으로 가라앉아 떠오르지 못했다.
다만 물속으로 곤두박질 쳤던 기사들중 고작 두명만이 간신히 몸을 일으켜선 손을 앞뒤로 휘저엇다.
그들의 쓰고 잇는 투구와 갑주에서는 물이 폭포수처럼 아래로 쏟아져 내렸다.
"제길"
물에 떨어졌던 기사 한명이 신경질 적으로 투구를 벗고는 자신을 떨어뜨렸던 말을 찾아 걸려 잇는 활을 꺼내 들었다.
황활을 쏘려던 기사는 앞서가는 다른 동료들 때문에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고 혀를 찻다. 하지만 잠시 다시금 날아오는 화살에 몸이 궤힌 기사의 몸이 천천히 몸을 수구렸다.
"이런 엿같은"
기사가 자신의 등에 박힌 화살을 손으로 가져가려다 물속으로 빠져 들엇다. 검푸른 물이 벌겋게 핏물로 변하기 시작했다.
하늘에선 어느새 바람이 거칠게 불어 닥치기 시작하더니 빗방울이 하나 둘씩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조금씩 빗방울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노만이 자신이 들고 잇던 화살을 다 써버렸음을 알고는 칼을 뽑아들고는 닥쳐오는 기사들을 향해 겨누었다. 노만의 머리 위쪽으로 화살들이 쏟아져 나왓지만 그 화살들은 헛되이 기사들의 뒤쪽으로 떨어져 내렸다.
노만이 자신의 눈 앞에 다가오는 기사를 향해 있는 힘껏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기사 한명이 몸을 틀어 노만의 칼날을 피하며 칼을 휘둘렀다. 그리곤 계속 앞으로 내달렸다. 기사의 칼에 노만의 왼쪽팔이 허공으로 치속더니 붉은 피를 쏟아내며 강물에 떨어져 내렸다.
노만이 다시 재차 다가오는 다른 기사를 향해 힘겹게 칼을 들어 겨누었다. 점차 빗줄기가 거세지기 시작하면서 노만의 얼굴 위로 빗줄기가 때리듯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노만이 빗물에 눈을 깜빡이는 순간 기사의 칼날이 노만의 목 언저리를 흝고 지나갔다. 노만의 목이 허공중으로 날아 오르더니 첨벙하고 강물 속으로 빨려 들어 갓다. 그리고 목을 잃은 노만의 몸이 스르르 무너지더니 목이 떨어진 강물로 떨어져 내렸다.
"노만"
앞에서 누군가 외치자 군나르가 급히 몸을 틀어 뒤를 돌아보았다. 군나르의 눈에 노만의 몸이 하공중으로 솟구치는 것이 눈에 들어왓다. 군나르가 입술을 깨물며 다시 몸을 틀어 앞쪽으로 헤엄치듯 달려갔다.
한손으로 레이첼을 자신의 어깨 높이 까지 들어 올렸다. 기절이라도 한걸까? 레이첼에게선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것이 군나르의 마음을 더욱 조급하게 만들었는지 군나르의 움직임이 약간 허둥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를 기사들이 재차 다가가기 시작했다.
"우욱"
발을 헛디뎠는지 아니면 화살에 맞앗는지 군나르의 몸이 잠시 휘청이더니 강물 속으로 사라졌다.
"군나르"
아하루가 눈에 핏발을 세우며 강물 쪽을 노려 보앗다. 하지만 강물에 빠져들어간 군나르의 몸은 강물에 다시 떠오르지 않았다.
아하루가 앞쪽으로 달려가는 것을 곁에 잇던 카미야가 급히 제지 했다.
"놈들이 옵니다. 어서 빠져나가야 합니다."
기사들은 노리던 군나르가 사라지자 약간 당황해 하더니 그대로 아하루들이 잇는 곳으로 달려 들기 시작햇다. 뿐 만 아니라 그들 뒤로도 셀수 없는 기사들이 시커먼 강물 이쪽 저쪽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강을 건너고 잇는 것이 느껴졌다.
아하루가 눈에 핏발을 세우며 입술을 깨물더니 말머리를 돌렸다.
"어서 빠져나가자"
아하루가 자신이 탄 다크의 허리에 다시금 박차를 가했다. 다크가 거칠게 투레질을 하고는 강 반대편을 향해 나가기 시작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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