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중견수 GG가 KIA에서? 이제는 농담 아니다… ‘보급형 김도영’ 넘어 국대급 중견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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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 외야수 김호령(33)의 이름 앞에는 항상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를 자랑하는 중견수’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공격은 아쉬워 대수비가 어울리는 선수’라는 편견도 같이 붙어 있었다. 당장 올해 5월까지만 해도 그랬다. 한계가 뚜렷한 선수로 여겼다.
김호령은 2015년 입단해 1군에 데뷔한 이래 공격에서 좋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아본 기억이 없다. 올해 전까지 가장 높은 시즌 타율은 2022년 기록한 0.273이었다. 그나마 이것도 54경기, 88타석의 샘플이었다. 이걸 그대로 실력이라 부를 수는 없었다. 화끈한 장타를 생산하는 선수도 아니었다. 최고 OPS(출루율+장타율) 시즌은 2017년 0.732였다. 이 또한 규정타석과는 거리가 있었다.
오히려 근래라고 볼 수 있는 2023년부터 2024년까지의 공격 성적은 바닥을 기었다. 2년간 김호령은 140경기에서 174타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2년간 타율이 0.162, OPS가 0.486이었으니 어떤 감독도 이 선수에게 그 이상의 타석을 주는 것을 꺼렸을 법하다. 그렇다고 고점이 높은 선수도 아니었다. 그렇게 잊히는 듯했다. 김호령보다 더 잘치는 후배 백업 외야수 요원은 KIA에도 제법 있었다.
그런데 그런 김호령이 올 시즌 최고의 반전을 만들어내고 있다. 김호령은 8일 현재 시즌 87경기에서 타율 0.286, 6홈런, 38타점, 9도루, OPS 0.815를 기록 중이다. 321타석은 어떤 선수의 한 시즌을 평가하기에는 충분한 타석 표본이다.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서고 있는 김호령은, 단순히 수비만 잘하는 선수에서 리그 평균을 훌쩍 넘는 득점 생산력을 가진 공·수 모두가 좋은 특급 중견수로 거듭났다.

이범호 KIA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여 타격 메커니즘과 느낌을 많이 바꾼 김호령은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5월 15일 콜업 이후 공격에서도 자신감을 보여주며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놨다. 수비로 막아내는 점수가 워낙 많은 선수인데 공격도 잘 하니 안 쓸 이유가 없다. 이제는 부동의 주전 중견수로 거듭났다.
처음에는 의구심도 있었다. 10년간 공격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못 보여준 선수였다. “저러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편견과 싸우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김호령의 그래프는 전혀 꺾이지 않고 있다. 6월 OPS 0.744도 팀에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평가를 받았는데, 7월 OPS는 0.906에 이르렀다. 그러다 꺾이지 않을까 했지만 8월 OPS는 0.920으로 더 올랐다. 리그 최정상급 타자들이 내는 수치를 김호령이 만들어간 것이다.
9월에도 OPS는 0.819로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리그 평균을 훌쩍 넘는 수치고, 타율은 오히려 0.308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달라진 것은 장타를 곧잘 뽑아낸다는 것. 타구에 힘이 실리면서 꼭 홈런이 아니더라도 좌·우 중간을 꿰뚫는 타구들이 많아졌다. 이 타구는 김호령의 기본적인 주력과 함께 2루타 혹은 3루타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80개의 안타 중 2루타가 24개, 3루타가 3개, 홈런이 6개로 장타 비율이 41.3%에 이른다. 김호령 경력에서 최고의 타격감이다.

타율도 좋고, 꽤 멀리 치고, 잘 뛴다는 점에서 ‘보급형 김도영’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모은 김호령은 이제 더 이상 반쪽 선수가 아닌 리그를 대표하는 중견수로 거듭났다. 올해 성적을 보면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올 시즌 규정 타석의 70%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김호령보다 더 나은 득점생산력을 가진 선수는 오직 하나, 김성윤(삼성)뿐이다. 리그를 대표하고 날고 긴다는 중견수들보다 더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꼭 그렇지는 않지만, 단순히 올해 성적만 놓고 보면 국가대표팀에 승선해도 손색이 없는 성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성적을 이어 갈 수 있다면 내년에는 골든글러브 후보로도 떠오를 수 있다. 이 활약을 이어 간다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숱한 실패에서 단단해져 그 기반을 만든 김호령이기에 앞으로의 꾸준한 성적도 기대할 만하다. 선수를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교훈을 다시 일깨워주는 김호령이 전성기를 열어젖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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