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반기에도 곽도규가 없다… KIA 재건 운명 쥔 이 선수, 이범호는 "훨씬 좋아질 수 있다"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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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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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 마운드의 ‘왼팔’은 근래 들어 급격한 롤러코스터를 탔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마운드에 좌완이 부족해 이를 수집하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했던 KIA는 그 결과 지난해 풍족한 좌완 마운드에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지난해 통합 우승의 공신들도 여기서 꽤 나왔다.
올해도 좌완은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졌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팀의 좌완 셋업맨인 곽도규가 팔꿈치 수술로 수술대에 올랐고, 시즌 막판에는 좌완 선발 자원인 윤영철마저 팔꿈치 수술대로 갔다. 여기에 김대유와 최지민마저 부진했고, 양현종은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복귀한 이의리도 아직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새로운 좌완이 번쩍이며 등장한 것도 아니었다. 새로운 선수는 사실상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내년 구상도 힘겨워졌다. 올 시즌 초반 수술을 받은 곽도규는 순조롭게 재활 중이다. 그러나 보수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내년 전반기에는 정상 전력으로 치면 안 된다. 결국 못해도 1년 정도의 재활 기간은 필요하고,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으려면 얼마의 시간이 더 추가로 걸릴지는 그때 가봐야 안다. 윤영철은 사실상 내년 시즌까지 아웃이다. 양현종은 한 살을 더 먹는다.
일단 불펜 쪽의 좌완 전력 구축이 급하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이준영이 팀에 잔류한다고 해도 곽도규가 정상을 찾을 때까지는 누군가가 이 몫을 대신해야 한다. 돌고 돌아 최지민(22)에게 다시 시선을 쏠리는 이유다. 올 시즌 부진에도 불구하고 일단 건강하게 시즌을 마쳤고, 내년 개막에 대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좌완 불펜 자원이다. 반드시 살려야 한다.
지난 2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의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을 받은 최지민은 2023년부터 구속이 급격하게 오르며 KIA 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좌완으로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었다. 시즌 58경기에서 59⅓이닝을 던지며 6승3패3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하며 KIA 좌완 불펜 문제를 일거에 상당 부분 해결하는 선수로 등장했다. 아시안게임까지 가 병역 특례를 받았다.
하지만 2024년 5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09에 그친 것에 이어, 2025년에는 66경기에서 2승4패9홀드 평균자책점 6.58을 기록해 성적이 더 떨어졌다. 2024년 성적이 ‘저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아래가 열린 셈이었다. KIA의 불펜 운영이 복잡해진 이유 중 하나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사실 몸에 특별히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구속이 드라마틱하게 떨어진 것도 아니었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인 ‘트랙맨’ 집계 기준으로, 2023년 최지민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7.4㎞였다. 지난해는 시속 147.2㎞였다. 그런데 성적이 확 떨어졌다. 올해는 패스트볼 구속까지 평균 145.9㎞로 꽤 감소했다. 다만 이 정도 구속으로도 충분한 경쟁력을 낼 수 있는 포지션이고, 분당 회전 수(RPM)나 수직·수평 무브먼트 값은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다.
결국 제구 문제였다. 2023년 최지민의 9이닝당 볼넷 개수는 3.94개였다. 아주 좋은 수치는 아니지만, 방해가 되는 수준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 수치는 2024년 7.83개를 거쳐 올해 8.61개까지 올라갔다. 낙제점이다. 1~2점 앞선 상황에서 투입하기에는 너무나 불안한 지표였다. 안타를 맞아서 점수를 주는 게 아니라 볼넷으로 주자를 깔고 한 번에 실점하거나 주자를 남겨두고 내려오니 심리적인 답답함은 더 심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최지민을 내년에 반드시 반등해야 하는 선수로 뽑는다. 오프시즌 차분하게 문제점을 짚고, 개선점을 찾아 훈련을 시킬 생각이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스피드가 작년, 재작년보다는 조금 떨어져 있는 부분이 있다.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컨트롤에서 좌·우타자를 잡아내 1이닝 정도를 해줄 수 있는 성적을 보여줘야 우리가 앞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좋은 길이 될 수 있다. 우선 컨트롤을 잡는 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면서 구위보다는 제구 쪽에 개선점과 살 길이 있다고 짚었다.
올 시즌 적지 않은 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에 마무리캠프에 데려가더라도 투구 위주의 훈련은 어렵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다. 대신 이 감독은 “공을 안 잡고 밸런스에 맞춰서 어떻게 운동을 시키느냐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컨트롤은 올해보다 내년에 훨씬 더 좋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를 걸면서 “감각적인 부분들을 어떻게 체크하느냐, 심리적인 부분들을 본인이 이겨내느냐가 지민이에게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수 파트, 트레이닝 파트가 모두 최지민에게 달라붙을 예정이고, 또 그렇게 예고했다. 선수가 편하게 공을 던지며 컨트롤을 잡을 수 있는 방안을 모두가 연구해 반드시 최지민을 살리겠다는 각오다. 볼넷만 줄어들고, 스트라이크 존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면 가지고 있는 구위 자체는 좋은 선수라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이 가능하다. KIA에 큰 과제가 떨어진 가운데, 내년 달라질 모습에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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