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조기우승' 분위기에 취했나…다시 '악몽의 3월'로 돌아간 전북,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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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조기 우승'의 달콤한 속삼임에 취한걸까.
김천 상무와의 30라운드에서 패한 전북 현대. 아쉬움이 짙다. 패배라는 결과 뿐만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결코 만족스럽지 못한 승부였다. 전반에만 두 골을 내줬고, 후반 만회골을 터뜨린 뒤에도 상대의 노림수를 제대로 깨지 못한 채 결국 홈 패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전북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변수에 맞닥뜨렸다. 주전 풀백 김태현이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문제로 출전명단에서 빠졌고, '조커' 이승우도 훈련 중 발목을 다쳤다. 포옛 감독은 최우진으로 김태현을 대신했고, 미드필더 김진규의 파트너로 최근 경기력을 끌어 올려온 이영재를 택했다. 나머지 전력은 그대로였다는 점에서 전북의 우위 쪽에 초점이 맞춰졌던 승부였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김천은 전북 수비진의 균열을 잘 파고 들었고, 득점을 만들어냈다. 수비에서도 전방 압박과 지역 방어를 적절히 조합하면서 전북의 패스 길목 차단에 주력했다. 그 결과 전북은 후반 교체 카드를 지속적으로 쓰면서도 특유의 스피드를 살리지 못한 채 측면 크로스-헤더로 이어지는 단조로운 패턴의 경기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경기 막판에는 기존 티아고 외에 장신 공격수 박재용까지 투입해 '더블 타워'를 구성했지만, 포스트플레이 역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전북의 이날 경기력은 냉정하게 볼 때 시드니FC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2 8강에서 홈, 원정 연패 뿐만 아니라 강원FC, 울산 HD에 연패를 하던 3월 초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포옛 감독은 경기 후 "내가 정말 싫어하는 전형적 경기였다.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 아니었고, 원하는 게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50대50 상황이 많이 나온다면 승리할 수도 있지만, 패배 가능성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방향이 아니다"라고 이날 승부를 평했다.
물론 1경기 패배의 결과 만으로 모든 걸 평가하긴 어렵다. 하지만 최근 전북 안팎의 분위기를 보면 이 패배의 무게를 결코 가볍게만 볼 수는 없다. 2위 그룹과 승점차를 크게 벌린 상황에서 리그 조기 우승 가능성이 거론되는 게 전북에겐 동기부여보다는 부담감 내지 느슨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김천전 패배는 구성 변화와 상대 대응으로 인한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어지는 승부에서는 패배에서의 반등이 결국 조기 우승의 부담과 결부될 수밖에 없다. "한 경기는 몰라도 계속 이런 경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연패에 빠져선 안된다"고 강조한 포옛 감독은 "매 경기 집중하면 된다. 드라마틱한 변화보다는 평소에 해왔던 것을 이어가야 한다"고 돌파구를 제시했다.
여전히 확률적으로 전북의 조기 우승 가능성은 상당하다. 3월 이후 연패가 없었던 전북이라는 점도 추후 반등 쪽에 무게를 실어 볼 만한 배경이다. 하지만 김천전 패배 과정에서 드러난 내용에서 달라지지 못한다면 또 다시 '3월의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순간까지 잠시도 마음을 놓아선 안될 전북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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