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4㎞' 국대 에이스 사고 쳤다, 그 두렵던 폰세 지웠다…WBC 안우진 변수 왜 걱정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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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뒤에 나오는 투수(문동주)가 더 좋더라."
한화 이글스 우완 문동주가 제대로 사고를 쳤다. 문동주는 지난 20일 수원 KT 위즈전에 구원 등판해 최고 시속 161.4㎞에 이르는 광속구를 던지며 1위 탈환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 161.4㎞는 올해 KBO리그 최고 구속 신기록. 역대 최고 구속 2012년 LG 트윈스 레다메스 리즈의 162㎞에는 조금 못 미쳤다.
문동주는 3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지만, 한화의 2대4 패배를 막진 못했다. 한화는 17승무패 신화를 쓰고 있던 에이스 코디 폰세를 선발로 앞세웠는데, 폰세가 5이닝 4실점으로 흔들리면서 시즌 첫 패전을 떠안는 변수가 발생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21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폰세를 드디어 무너뜨렸다는 성취감보다 문동주의 엄청난 구위를 지켜본 잔상이 더 크게 남는 듯했다. 폰세는 20일 경기 전까지 KT 상대 5경기에서 4승, 29이닝, 평균자책점 0.93으로 매우 강했다. 그런 폰세를 6경기 만에 처음 무너뜨렸는데도 KT 타자들을 죽일 듯이 공을 던지던 문동주가 더 인상적이었다.
이 감독은 "최대한 5~6회까지만 (폰세를) 버티면, 뒤에서 싸워서 회복하려고 했는데 뒤에 나오는 투수(문동주)가 더 좋더라. 진짜 어차피 21일에 (한화는) 경기가 없으니까 무조건 나올 것 같더라"며 추가점을 뽑을 수 없어 막막했던 경기 후반을 되돌아봤다.
문동주는 진흥고를 졸업하고 2022년 1차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을 때부터 우완 파이어볼러로 눈길을 끌었다. 프로 2년차였던 2023년부터 잠재력이 폭발했다. 그해 국내 투수 역대 최초로 구속 160㎞를 돌파해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23경기 8승8패, 118⅔이닝,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2023년 10월에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국가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하며 대만을 잡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는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부침을 겪었다. 21경기, 7승7패, 111⅓이닝, 평균자책점 5.17에 그쳤다. 2023년에 대표팀을 포함해 많은 공을 던진 여파가 지난해 바로 나타났다. 결국 일찍 시즌을 접은 문동주는 몸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고 절치부심하며 올해를 준비했다.
올해는 문동주가 한화의 국내 에이스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발판이 되는 시즌이 됐다. 23경기에서 11승4패, 120⅓이닝, 134탈삼진,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했다. 모든 부문에서 커리어하이를 예약했고, 161㎞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며 2023년 야구팬들이 열광했던 국가대표 에이스의 귀환을 알렸다.
문동주는 자연히 2026년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에이스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나이를 떠나 현재 문동주보다 좋은 구위를 자랑하는 국내 투수는 없다고 보면 된다. 최근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소집해제된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이 WBC 대표팀 에이스로 거론됐는데, 복귀를 앞두고 훈련하다 어깨를 다쳐 수술하면서 내년 WBC 등판은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직구 구위와 변화구 완성도 등을 종합적으로 따졌을 때 야구인들은 주저하지 않고 현재 국내 투수 1위로 안우진을 뽑는다. 내심 국제 무대에서 안우진의 공이 통할지 궁금했던 국내 팬들도 이번 어깨 부상에 탄식을 금치 못했는데, 문동주가 2023년을 뛰어넘는 폼을 되찾으면서 한국 마운드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수원=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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