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바지 마법사’ 김세영, 고향에서 우승 약속 지켰다…“지면 무슨 창피인가라는 생각에 정신 번쩍들었다”
작성자 정보
- 작성자 토도사뉴스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조회 6
본문
‘빨간바지 마법사’ 김세영(32·스포타트)이 3만여명의 고향팬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5년여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세영은 19일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골프링크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30만 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6개를 잡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4언더파 264타를 기록한 김세영은 우승 상금 34만5000달러(4억 9155만 6000원)을 획득했다. 김세영은 2015년에 LPGA투어에 진출한 이후 2020년 11월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까지 6년간 매년 1승 이상씩을 거뒀으나 이후 5년간 우승이 없었다.
하지만 고향에서 통산 13승(메이저대회 1승 포함)째를, 그것도 와이어투와이어 퍼펙트 우승으로 장식했다. 김세영은 첫날 10언더파를 몰아쳐 단독 선두에 오른 뒤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개인 통산 3번째다. 그는 2018년 숀베리 크리크 LPGA클래식과 2019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 있다.
이번 우승으로 LPGA투어 한국 군단은 지난 4일 끝난 롯데 챔피언십에서 비회원으로 우승한 황유민(22·롯데)까지 총 6승째를 합작했다. 올해로 6회째인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19년 장하나(33·3H), 2021년 고진영(30·솔레어)에 이어 세 번째다.
김세영은 대회 개최지와 인접한 전남 영암군이 고향이다. 그는 대회 개막에 앞서 “고향팬들께 우승 선물을 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그리고 자신을 비롯해 선수들의 명승부를 보기 위해 나흘간 대회장을 찾은 고향팬들에게 기어이 그 약속을 지켰다.
이번 대회는 주최측 추산 1~3라운드 각각 1만명씩, 최종 라운드 3만여명 등 약 6만여명의 갤러리가 현장을 찾았다.
4타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간 김세영은 승리를 부르는 드레스 코드인 빨간바지를 입고 나와 필승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이날도 초반에는 경기가 풀리지 않아 고전했다.
그는 앞선 사흘간 1~5번 홀(파4)에서 보기와 버디를 2개씩 주고받아 타수를 한 타도 줄이지 못했다. 이날도 3번 홀(파3)에서 3퍼트 보기로 불안한 출발을 했다. 4번 홀(파4)에서 재미동포 노예림(24·대방건설)이 버디를 잡으며 1타 차로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위기는 거기까지였다. 그에게는 기회의 홀인 6번(파5)~9번 홀(파4)이 있었다. 김세영은 앞선 사흘간 6~9번홀까지 4개홀에서 무려 11타를 줄여 우승 발판을 마련했다.
5번 홀(파4)에서 2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바운스백에 성공한 김세영은 여세를 몰아 6번(파5)과 7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다. 그리고 9번 홀(파4)에서 2.5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욱여 넣어 2위와 타수를 출발 때와 같은 4타 차이로 다시 벌렸다.
상승세로 돌아선 김세영은 14번 홀(파4)에서 2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우승을 확신한 듯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최대 승부처인 15번 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해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세영은 “가족들 앞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었는데 10년만에 그것을 이뤄내서 기쁘다”라며 “아침부터 긴장이 돼 초반에 잘 풀리지 않았다. 3번 홀에서 보기하고 난 뒤 공격적으로 가자는 전략으로 임한 것이 우승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지면 무슨 창피인가’, ‘갤러리께 혼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 정신이 번쩍 들었다”라며 “스스로 안좋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 다잡았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나사 하타오카(일본)가 2위(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에 입상한 가운데 셀린 부티에(프랑스)와 시즌 1승이 있는 김아림(30·메디힐)이 공동 3위(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대회를 마쳤다.
대회 2연패에 나선 한나 그린(호주)는 6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했으나 노예림과 함께 공동 5위(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대회를 마쳤다.
2022년에 LPGA투어에 데뷔해 우승이 없는 선수 가운데 커리어 획득 상금이 가장 많은 최혜진(26·롯데)은 데뷔 동기인 안나린(29·메디힐)과 함께 9타를 줄이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공동 7위(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에 입상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지은희(39)는 고별 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의 불꽃타를 날려 공동 24위(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지은희는 2007년에 LPGA투어에 데뷔해 통산 6승, 커리어 상금 900만 달러(약 128억 2320만 원)을 벌었다.
해남=정대균골프선임기자(golf5601@kmib.co.kr)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자료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