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니 공백 메운 남자, 최부경의 중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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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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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잠실학생/정병민 인터넷기자] 자밀 워니 없는 코트에서도 최부경을 중심으로 SK가 팀워크와 집중력으로 가능성을 증명했다.
서울 SK는 3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2라운드 경기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79-71로 제압했다.
이번 경기는 SK에 여러모로 시험대와 같았다. 팀 공격의 핵심이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던 워니가 부상으로 빠졌고, 게다가 1라운드 맞대결에서 이미 한국가스공사에 패한 기억이 남아 있었기 때문.
그런 워니가 없는 코트에는 낯선 공기가 감돌았다. 사령탑 전희철 감독은 공격 루트를 다시 설계해야 했고, 선수들은 익숙했던 역할을 벗어나 새로운 책임을 감당해야 했다.
그러나 SK는 SK였다.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2옵션 외국인 선수 대릴 먼로를 중심으로 국내 선수들이 한발 더 뛰며 공백을 최소화했고, 상대의 약점을 끊임없이 두드리며 주도권을 되찾았다.
무엇보다 이날 경기의 중심엔 최부경이 있었다. 그는 인사이드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하며 상대 라건아를 상대로도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이어갔다. 중요한 순간마다 공격 리바운드와 블록슛을 성공하며 활력을 불어넣었고, 수비 전환에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며 수훈 선수에 선정됐다.
이번 경기에서 최부경은 32분 4초를 소화, 국내 선수 중 최다 출전 시간을 기록했다. 기록은 13점 9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 1블록슛. 눈에 띄는 득점 외에도 ‘보이지 않는 살림꾼’으로서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부경은 팀이 처한 낯선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최부경은 “모든 선수들이 안 좋은 부분은 다 갖고 있다. 워니에 맞춰온 농구를 하다 보니 워니가 없을 때는 어색한 점이 많았다. 안 하던 움직임을 하려다 보니 서로 타이밍이 어긋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부경은 그런 낯섦을 극복하기 위해 ‘기본으로의 회귀’를 선택했다. 그는 “선수들끼리 수비에서 합을 맞추자고 이야기했다. 공격에서는 억지로 뭔가를 만들기보다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하자고 했다. 그게 잘 통했다”고 이야기했다.
또 이날 깜짝 스타팅 라인업으로 투입된 젊은 선수들에게도 진심 어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최부경은 “어린 선수들이 너무 고마웠다. 경기 시작 전에 얼굴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긴장한 모습이었다. 디테일한 주문을 많이 하면 오히려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래서 큰 틀만 잡고, 상대 외국인 선수 수비만 명확히 짚어줬다”는 메시지를 더했다.
최부경은 후배들의 패기 있는 플레이가 팀 전체를 자극했다고 덧붙였다.
“어린 선수들이 밀리지 않는 걸 보고 주축 선수들도 ‘우리도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분위기가 후반까지 이어졌다. 마지막 접전 상황에서도 서로가 믿으면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계속해 최부경은 최근 경기 흐름과 팀의 과제를 짚으며 현실적인 소회도 남겼다.
최부경은 “항상 저번 경기도 그렇고, 그전 경기들도 그렇고 한 끗 차이로 집중력이나 사소한 부분 때문에 졌던 것 같다. 오늘은 자신감을 얻은 경기라고 생각한다. 분위기가 살아나면 우리가 거침없이 몰아갈 수 있는데, 이전엔 불타오르려다 자멸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도 100% 만족하는 경기는 아니지만, 분명히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고 답했다.
전희철 감독도 최부경의 헌신과 팀 전체의 응집력을 높이 평가했다. 전 감독은 “워니가 빠진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본인의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고 움직였다. 최부경이 중심을 잘 잡아줬다”는 평이다.
부상 악재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은 집중력, 그리고 서로를 믿는 팀워크가 빛난 40분이었다. 이날의 승리는 단순한 한 경기의 결과를 넘어, SK가 한층 균형 잡힌 팀농구로 성장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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