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K리그1 울산HD가 신태용 감독 경질 후 첫 경기를 바로 승리로 장식하며 무승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페널티킥 골로 승리에 기여한 고참 이청용은 골프를 치는 동작으로 신 전 감독 '저격 세리머니'를 선보여 진실공방에 불을 붙였다.

노상래 감독 대행 체제의 울산은 18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3라운드 홈 경기에서 광주FC를 2-0으로 물리쳤다.

최근 리그 7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해 하위 스플릿(파이널B)이 확정된 울산은 8경기 만에 승점 3을 획득하며 9위(10승10무13패·승점 40)로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하게 됐다.

울산은 지난 9일 신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지난 8월 김판곤 감독에 이어 시즌 중 두 번째 사령탑 경질이었다. 울산 구단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초유의 사태였다.

그만큼 상황이 급박했다. 김 전 감독 체제에서 공식전 11경기 무승의 늪에 빠지자 그와 결별하고 신 감독에게 '소방수' 역할을 맡겼으나 신 감독 부임 후에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신 감독 데뷔전이었던 제주 SK전에서 판정 논란 끝에 간신히 1-0 승리를 거둔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승리였다.

이후 리그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을 기록했고, 순위는 10위까지 떨어졌다. 10위는 K리그2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순위다. 구단 역사상 최초의 2부 강등이라는 그림자가 덮쳤던 것이다.

결국 울산은 신 감독과 결별을 택했다. 김천상무전 이후 경질을 공식 발표하고, 노상래 유소년 디렉터를 임시 감독으로 임명했다.

경질 과정에서 많은 잡음이 있었다. 신 전 감독과 구단 베테랑 선수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는 소문이 퍼졌다. 원정 경기 때 선수단 버스에 신 전 감독의 골프채가 실려 있는 사진이 유출되는 '내부 고발' 사태로 이어졌고, 신 전 감독의 성실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됐다.

사령탑을 내려놓은 신 전 감독은 최근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골프채 논란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또 고참 선수들이 자신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 등 울산에서 자신은 '바지 감독'이었다는 충격 폭로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울산 측은 골프채 논란이 문제가 아니라 성적 부진과 훈련 방식, 선수들을 대하는 태도가 문제였다고 반박했지만 선수단이 항명을 일으킨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선수단 측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 이날 이청용이 '골프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골프채 논란을 해명했던 신 전 감독을 저격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날 후반 10분 백인우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이청용은 1-0으로 앞서던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쐐기를 박았다. 이후 관중석을 향해 스윙을 하고 먼 곳을 바라보는 동작을 취했다.

전반 20분 루빅손의 선제골과 이청용의 골을 더한 울산은 광주를 2-0으로 꺾고 8경기 만에 승리를 가져갔다. 이청용은 경기가 끝나고 홈 팬들 앞에서 승리 세리머니를 할 때 또 한 번 골프 스윙 동작을 했다.

이청용은 신 전 감독과 불화를 일으킨 고참 선수 중 한 명으로 강력하게 추측되던 선수였다.

이청용의 골프 세리머니는 '잔류'를 우선하기 위해 일단 침묵을 지키고 있는 선수단을 대표해 신 전 감독에게 무언의 반박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청용 등 울산 고참 선수들은 강등권 탈출이란 시급한 과제를 해결한 뒤 신 감독 폭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반박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는 신 전 감독을 두둔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나 추후 선수단 입장이 공개됐을 때 새로운 진실이 밝혀져 국면이 뒤집힐지도 지켜볼 일이다.

K리그1에선 생존을 두고 싸워야하는 게 울산 입장이지만 당장 다음 경기가 오는 21일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의 홈 경기여서 울산은 K리그1과 챔피언스리그 사이에서 전력 배분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