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3명 바뀐 현대건설, '명가 저력'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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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석 기자]
V리그 출범 직전 겨울리그 5연패를 차지했던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는 프로 출범 후 세 번째 시즌이었던 2006-2007 시즌 처음으로 챔프전에 진출했다. 비록 챔프전에서 '쌍포' 김연경과 황연주(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가 버틴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에게 1승 3패로 패했지만 현대건설은 강혜미, 구민정, 장소연(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감독)이 동시에 은퇴한 지 3년 만에 챔프전 무대를 밟는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2006-2007 시즌이 끝난 후 V리그에 FA제도가 도입됐고 FA자격을 얻은 현대건설의 이숙자(KBS N 스포츠 해설위원)와 정대영은 나란히 GS칼텍스 KIXX로 이적했다. 주전 세터와 핵심 미들블로커를 잃은 현대건설은 2007-2008 시즌 개막 11연패를 포함해 4승 24패 승률 .143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승부욕이 강한 현대건설의 에이스 한유미(페퍼저축은행 코치)는 거듭된 연패에 경기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2007-2008 시즌의 흑역사를 뒤로 하고 3번의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강팀으로 거듭났지만 지난 시즌이 끝나고 또 한 번 커다란 위기가 찾아왔다. FA 이다현(흥국생명)과 고예림(페퍼저축은행)이 팀을 떠났고 검증된 기량을 가진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도 모두 교체했기 때문이다. 과연 현대건설은 전력이 크게 약해졌다는 평가를 이겨내고 이번 시즌 명문 구단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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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형 감독 부임 후 지난 4시즌 동안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성적은 '못해도 2등'이었다. |
ⓒ 한국배구연멩 |
하지만 현대건설의 최고 황금기는역설적으로 가장 불운한 기간이기도 했다. 2019-2020 시즌과 2021-2022 시즌 정규리그 1위를 달리는 동안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에 종료되면서 우승에 도전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좌절하지 않고 2023-2024 시즌 흥국생명에게 승점 1점 앞선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챔프전에서도 흥국생명에게 3연승을 거두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FA자격을 얻었던 아웃사이드히터 정지윤과 미들블로커 나현수를 붙잡으며 전력을 유지한 현대건설은 통영에서 열린 컵대회에서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기세를 몰아 정규리그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던 현대건설은 정관장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21승 15패 승점 66점으로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봄 배구를 앞두고 큰 악재가 생겼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7일 정관장과의 5라운드 경기에서 2023-2024 시즌 통합 우승의 주역이자 팀의 살림꾼인 아시아쿼터 위파위 시통(정관장)이 왼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다. 위파위는 그대로 시즌 아웃됐고 아시아쿼터 없이 플레이오프를 치른 현대건설은 메가왓티 퍼티위(마니사 BBK)가 3경기에서 65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한 정관장에게 1승 2패로 패하며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다.
현대건설은 V리그 4년 차를 맞는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도로공사)가 득점 4위(721점)에 오르며 명불허전의 기량을 뽐냈고 양효진도 득점 16위(372점)와 속공 3위(49.61%),블로킹 6위(세트당 0.66개)를 기록했다. 미들블로커 이다현(흥국생명)은 속공(52.42%)과 블로킹(세트당 0.84개) 부문에서 나란히 1위에 오르면서 미들블로커 부문 베스트7에 선정됐지만 시즌이 끝나고 현대건설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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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김희진은 이번 시즌 이다현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 |
ⓒ 한국배구연맹 |
챔프전 MVP에 선정됐던 2023-2024 시즌에 비해 지난 시즌 활약이 다소 아쉬웠던 모마와의 재계약을 포기한 현대건설은 새 외국인 선수로 201cm의 장신공격수 카리 가이스버거를 지명했다. 위파위가 부상으로 빠진 아시아쿼터 자리는 일본 출신의 아웃사이드히터 자스티스 야구치가 채운다. 하지만 카리와 자스티스 모두 V리그에 첫선을 보이는 만큼 시즌이 개막해야 진짜 실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현대건설은 이다현이 흥국생명으로 이적했고 양효진마저 컵대회에서 무릎부상을 당했다(무릎 염좌 진단을 받은 양효진은 다행히 시즌 개막에 맞춰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성형 감독은 허전해진 미들블로커 자리를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베테랑 김희진으로 메울 예정이다. 김희진은 컵대회 4경기에서 29득점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복귀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모마와 위파위, 이다현의 이탈로 공격력 약화가 불가피해진 만큼 현대건설로서는 2025-2026 시즌 정지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정지윤은 FA 계약 후 첫 시즌 35경기에서 388득점을 기록했지만 리시브 효율은 28.06%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자스티스가 기본기가 탄탄한 일본 출신답게 안정된 수비를 보여주더라도 정지윤이 상대의 목적타 서브를 감당하지 못하면 현대건설의 공격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팀 내 FA 3명 중 2명이 팀을 떠나는 등 주전 3명이 바뀐 현대건설의 전력이 지난 시즌보다 약화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실제로 적지 않은 배구팬들이 이번 시즌 현대건설의 성적을 하위권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강성형 감독 부임 후 네 시즌 동안 한 번도 정규리그 2위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는 팀이다. 전력이 다소 약해졌다고 해서 현대건설이 가진 경험과 저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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