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랑해요"…'단돈 1억' 독립리그 외국인, 한화 역대급 투수될 줄 누가 알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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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나는 한국을 사랑해요."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의 아내 헤일리 브룩 와이스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신의 SNS에 남겼던 말이다. 한국 생활에 만족한 것도 있었지만, 남편 와이스의 야구 인생을 180도 바꾼 나라이니 사랑에 빠질 만했다.
와이스는 지난해 6월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리카르도 산체스의 대체 외국인으로 한화에 합류했다. 계약 기간 6주, 총액 10만 달러(약 1억원) 조건이었다. 미국 마이너리그, 대만프로야구(CPBL)를 거쳐 미국 독립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가던 와이스를 한화 외국인 스카우트팀이 발굴한 것.
와이스는 대체 외국인으로 기대한 이상의 투구를 펼치며 6주 계약이 끝나자마자 정식 계약에 성공했다. 잔여 시즌 총액 26만 달러(약 3억원)를 받는 조건이었다. 시즌의 절반만 함께하긴 했지만, 총액 36만 달러(약 4억원)면 매우 싼 금액이었다.
와이스는 지난 시즌 16경기, 5승5패, 91⅔이닝, 98탈삼진,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했다.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에 스위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고, 1m93 장신을 활용한 투구도 상대를 까다롭게 했다.
한화는 재계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고, 올해 95만 달러(약 13억원)에 사인했다. 리그 정상급 외국인 몸값의 기준을 100만 달러(약 14억원)라고 봤을 때 조금 못 미치는 금액. 한 시즌을 온전히 뛰면서 가치를 증명할 시간이 필요했던 듯하다.


그래서 와이스는 보여줬다. 올 시즌 30경기, 16승5패, 178⅔이닝, 207탈삼진,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했다. 팀에 괴물 에이스 코디 폰세가 없었다면, 1선발로도 손색없는 성적이었다. 와이스는 폰세와 한화의 역대급 외국인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정규시즌 2위와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만년 꼴찌팀이었던 한화를 1년 만에 2위까지 이끈 것만으로도 매우 큰 성과였다.
한화가 와이스를 포기하면 안 되는 이유는 지난달 30일 LG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완벽히 증명했다. 와이스는 한화가 2패 뒤 1승을 거둔 가운데 2승2패 균형을 맞추며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와이스는 그 책임감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고, 7⅔이닝 117구 1실점 역투를 펼치며 자기 몫을 완벽히 해냈다.
와이스가 마운드를 내려갈 때만 해도 한화는 3-1로 앞서고 있었고, 8회말 한 점을 추가해 4-1까지 달아났으나 불펜이 9회 아웃카운트 단 3개를 제대로 잡지 못해 패했다. 9회에만 6실점하면서 4대7로 역전패한 것. 와이스는 인생투를 펼치고도 팀이 패했으니 허탈한 표정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결국 한화는 4차전을 놓치면서 5차전까지 힘을 쓰지 못하고 1승4패에 그쳤다.
한화는 준우승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새 시즌을 구상해야 한다. 에이스 폰세는 미국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이 큰 관심을 표현하고 있어 결별이 유력한 상황이다. 한화는 1선발급 기량을 갖춘 와이스를 어떻게든 붙잡는 전략을 먼저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와이스마저 놓치면 올해 한화의 기적을 이끈 전력을 사실상 모두 잃는 충격에 빠지게 된다.
와이스가 재계약한다면, 100만 달러 후반대까지 엄청난 몸값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진짜 인생 역전이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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