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월드컵 본선에서 그리는 '전술'은?...스리백 실험, 본선에서도 통할까 [홍명보호 진단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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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인섭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미국·캐나다·멕시코) 월드컵 개막이 8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홍명보 감독이 변화를 예고했다. 익숙했던 포백 대신 스리백 전술을 꺼내 들며, 이른바 ‘플랜B’ 구축에 돌입한 것. 본선을 앞두고 그가 그리는 새로운 청사진은 어떤 모습일까.
포메이션 이야기는 지난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명보 감독은 동아시안컵에서 처음으로 스리백을 꺼내 들었다. 중국, 홍콩, 일본을 상대로 첫 실험을 감행했다. 국내파 위주로 스쿼드를 꾸려 완전체는 아니었지만, 홍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일본전이 끝난 뒤 "우리는 확실한 플랜A를 가지고 있다. 이제 세계 무대에서 필요한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 국내파로 준비했지만 경쟁력 있는 선수들을 확인했고, 포지션별로 필요성도 봤다"라며 "전체적으로 미드필드와 수비 공간이 가끔 넓어지기도 했으나, 상대에 중요한 찬스를 주지 않았다. 조금 더 콤팩트하게 운영하는 보완이 필요하다. 우리의 경기력이 크게 나쁘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9월 A매치에서도 스리백 전술을 사용했다. 미국과 멕시코를 상대로 나쁘지 않은 결과를 챙겼다. 원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2-0 승리를 거뒀다. 멕시코전에서는 먼저 실점을 허용했으나 두 점을 따라붙었다. 종료 휘슬 직전 실점은 아쉬웠으나, 평가전이었던 만큼 약점을 파악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다만 체급 차이가 큰 팀을 상대로도 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았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은 브라질전에서 드러났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등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측면을 허물기 시작하면서 문제점이 노출됐다.
이를 봉쇄하고자 윙백과 함께 스리백의 좌우 스토퍼들이 지원을 나간 게 화근이 됐다. 3명의 수비 사이에 공간이 발생했고, 브라질이 이를 파고들면서 무너졌다. 파라과이를 상대로는 승리를 거뒀으나, 보완해야 할 점들이 여럿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전 이후 "팀으로서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강한 팀을 만났고, 많은 것을 배웠다. 실점 장면에 있어 5번째 골 같은 역습 상황은 보완해야 한다"라면서 "오늘 굉장히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던 경기다. 물론 결과에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저희가 앞을 보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발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부임 직후 줄곧 포백을 사용해 왔던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을 약 1년 앞두고부터 스리백으로 변화를 도모했다. "스리백의 장점이 포백의 단점이 될 수 있고, 또 포백의 단점이 스리백의 장점이 될 수 있다"라던 주장 손흥민의 발언처럼 각 포메이션마다 장단점이 뚜렷하다. 홍명보 감독은 스리백을 사용했을 때 수비 라인에 더욱 많은 숫자를 배치할 수 있는 만큼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강팀을 대비하는 전략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다. 세 가지 환경이 맞물려야 원활한 시스템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손흥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미국과 멕시코전에서는 손흥민이 득점포를 가동했으나, 브라질과 파라과이전에서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개인 컨디션 문제라기보다는 전술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 모습. 계속해서 최전방에 배치할지, 측면에 두면서 라인 침투 역할을 맡길지 남은 시간 동안 고심해야 한다.
두 번째는 중앙 미드필더의 중요성이다. 홍명보 감독이 추구하는 스리백 전술에서는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이 막중한 편. 수비를 보호해야 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역습 상황 때 적절히 끊어줘야 한다. 공격 상황에서는 볼 배급도 확실하게 해줘야 하며, 조타수와 같은 임무를 맡아야 한다. 결국 황인범의 짝을 찾는 것이 숙제다.
마지막으로 윙백의 체력이 핵심이다. 홍명보 감독은 공격 시 좌우 윙백을 높은 위치까지 보낸다. 자연스럽게 좌우 측면 윙포워드는 중앙으로 좁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구조를 만든다. 박스 안 숫자를 늘리게 된다면 상대 수비 혼란은 물론 득점 가능성 역시 올라가기 때문. 그만큼 윙백에게 주어지는 임무가 막중하다. 공격 상황에서는 공격에 한 축을 담당해 줘야 하고, 수비 때는 상대 윙어들을 철저하게 막아내야 하므로 강인한 체력을 요한다.
홍명보호는 월드컵까지 최소 4경기 이상을 남겨뒀다. 11월 A매치에서는 볼리비아와 가나를 상대로 모의고사를 치른다. 한 달 동안 보완점들을 얼마나 수정해 팀에 적용하는지 지켜볼 만하다. 다만 월드컵은 경험하는 무대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 스리백 실험이 성적으로 직결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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