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달러 계약 후회할 것" 비웃음 잠재우고 토론토의 별로 우뚝…오타니와 대적했던 괴수의 아들, 다시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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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대부분의 구단 임직원들을 비웃었을 것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6)는 지난 4월, 진통 끝에 14년 5억 달러의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하기에 토론토는 일찌감치 연장 계약 협상 테이블을 차렸지만 게레로 주니어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총액 3억4000만 달러 규모의 연장 계약을 제안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일단 연봉 조정을 거치지 않고 1년 2850만 달러에 일단 FA 시즌 계약을 마쳤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돌입 이후 연장 계약 협상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게레로 주니어 측의 선언에 토론토는 안절부절했다.
그러나 토론토는 야심차게 육성한 프랜차이즈 스타 재목을 이대로 보낼 수 없었다. 결국 4월 초, 14년 5억 달러라는 구단 역대 최고액 계약을 맺으면서 토론토 원클럽맨을 선언했다. 토론토는 디퍼(지불유예) 없는 계약을 맺으면서 게레로 주니어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그리고 한 시즌이 지났다. 당초 게레로 주니어의 계약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현재는 아니다. 게레로 주니어는 토론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리더로 거듭났고 토론토 팬들의 별로 우뚝 섰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의 5억 달러 짜리 선수, 게레로 주니어가 10월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매체는 ‘장담하건데, 게레로 주니어가 토론토와 14년 5억 달러 연장 계약을 맺었을 때 대부분의 구단 직원들은 킥킥대며 비웃었을 것이다. 토론토가 그 계약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식의 말을 했을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구단들은 자신들의 컴퓨터 통계 모델에 구속되어 있다. 선수의 향후 예상 퍼포먼스에 기반해 영원한 가치를 계산한다. 이애할 만하다. 훌륭한 기업은 투자에 신중하다’며 ‘게레로 주니어의 계약처럼 장기계약은 위험성이 없지 않다. 하지만 핵심은 게레로 주니어가 제공하는 수익 중 일부는 수치화가 불가능하지만, 그가 팀과 도시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산 449홈런에 MVP 1회, 실버슬러거 8회, 9번의 올스타에 선정됐고 명예의 전당까지 헌액된 레전드 아버지 블라디미르 게레로의 피를 이어 받은 게레로 주니어. 아버지가 몬트리올 엑스포스(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활약할 당시 태어나 캐나다 국적을 보유하고 현재 메이저리그 유일의 캐나다 팀인 토론토에서 뛰고 있다.
아버지 못지 않은 재능으로 메이저리그의 스타, 그리고 토론토와 캐나다의 희망이 된 게레로 주니어다. 계약은 내년부터 시작이지만 올해 156경기 타율 2할9푼2리(589타수 172안타) 23홈런 84타점 OPS .848의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타율 3할2푼3리(616타수 199안타) 30홈런 103타점 OPS .940이라는 성적보다는 하락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토론토 최고의 선수 다운, 5억 달러 계약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게레로 주니어는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의 활약을 펼쳤다. 이날 달아나는 홈런포와 시애틀의 흐름을 차단하는 병살타 수비, 그리고 상대 폭투를 놓치지 않고 허를 찌르는 주루플레이로 공수주 맹활약을 펼쳤다. 시리즈 전적 2승 3패였던 토론토는 게레로 주니어의 활약으로 3승3패 동률을 만들었고 21일, 7차전에서 1993년 이후 32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도전한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게레로 주니어는 미친 활약을 펼치고 있다. 10경기에서 타율 4할6푼2리(39타수 18안타) 6홈런 12타점 OPS 1.532의 대활약으로 토론토의 중심 선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만 6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호세 바티스타, 조 카터와 함께 구단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타이를 이뤘다. 게레로 주니어와 함께 성장한 유격수 보 비셋은 무릎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토론토 최고 스타의 부담감을 오롯이 감당해내고 있다.
‘디애슬레틱’은 이러한 활약이 토론토와의 연장 계약 때문에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말도 안되게 들리겠지만, 게레로 주니어의 계약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다. 2015년 이후 첫 지구 우승, 디비전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4경기 만에 제압하고 1992~1993년 2연패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복귀를 노리는 것까지, 모두 게레로 주니어의 계약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게레로 주니어가 팀의 중심이라는 것은 연장 계약 이전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연장 계약 이후 FA 시즌을 앞두고 으레 나오는 여러 잡음들을 나오지 않게 했다. 토론토와 팬들도 이 계약 하나로 믿음을 얻었다. 매체는 ‘4월 초 계약에 합의하자 시즌이 끝나고 팀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얘기들이 멈췄다. 선수들도 구단이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에도 우승을 위해 투자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팀 전체가 안도했고 팬들도 마찬가지였다’고 전했다.
존 슈나이더 감독도 과거 팟캐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 계약이 많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했다. ‘떠나냐 마냐’라는 얘기들의 압박을 덜어줬고 우리가 이기려 한다는 의지를 모두에게 보여줬다. 그 의지가 없다면 14년 동안 묶어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투수 크리스 배싯도 “게레로 주니어가 모든 것을 안정시켰다. 프랜차이즈 전체의 미래를 안정화시켰다”고 거들었다.
‘디애슬레틱’은 게레로 주니어의 가치에 대해 ‘가치를 어떻게 매길 수 있을까. 올해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 게레로 주니어가 커리어 전체를 토론토에서 보내고 최초의 단일팀 커리어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도 있다는 가치?’라고 반문했다. 여기에 로스 앳킨스 단장은 “숫자로 측정하기 힘들지만 확실히 긍정적이다. 구단과 선수 본인, 그리고 환경에도 마찬가지다”고 답했다.
분명 기록과 계약 이상의 가치를 표출해내고 있는 게레로 주니어다. 이제 1경기만 승리하면 내셔널리그 챔피언, 투타겸업의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를 만나러 간다.
게레로 주니어는 오타니에 대적했던 몇 안되는 선수였다. 2021년 게레로 주니어는 151경기 타율 3할1푼1리(604타수 188안타) 48홈런 111타점 123득점 OPS 1.002의 기록을 남겼다. 여느 시즌이라면 MVP가 당연한 기록이었다. 홈런과 총루타(363루타)는 메이저리그 전체 1위, OPS는 아메리칸리그 1위, 메이저리그 전체 2위에 해당했다.
하지만 당시 오타니가 본격적인 투타 겸업에 나서며 타자로 155경기 타율 2할5푼7리(537타수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 OPS .965의 성적을 기록했고 투수로 23경기 130⅓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156탈삼진이라는 엽기적인 기록을 남기며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게레로 주니어는 2위표만 29표를 받으며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제 동등한 위치에서 다시 서로의 팀을 대표하는 스타로서 최고의 무대에서 다시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제 단 1경기만 승리하면 게레로 주니어는 토론토 최고의 중흥기였던 1992~1993년을 재현하는 스타로서,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와 대적할 기회를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다. 토론토와 게레로 주니어에게는 단 1승만 있으면 된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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