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아이드소울, 'Soul Tricycle'이 들려주는 시간의 무게 [M-뮤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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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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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홍동희 선임기자) 2003년부터 쌓아온 하모니와 목소리들은 쉬지 않고 단단해졌다. 그리고 2025년 가을, 마침내 브라운아이드소울(브아솔)이 6년 만의 정규 5집 'Soul Tricycle'(소울 트라이시클)로 돌아왔다. 숏폼과 스트리밍이 음악 소비의 표준이 된 시대, 이 네 남자는 14곡을 꽉 채운 정규 앨범이라는 가장 고전적인 방식으로 자신들의 귀환을 알린다.
그들의 앨범은 단순히 새로운 노래의 묶음이 아니라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던 '듣는 음악'의 가치와 '시간의 무게'에 대한 진지한 응답이다.
음악적 뿌리로의 회귀, '진짜 소리'를 찾아서
이번 앨범은 그들의 음악적 뿌리를 향한 깊은 탐구와도 같다. 1960년대 서던 소울(Southern Soul)부터 70년대 필리 소울(Philly Soul), 80년대 콰이어트 스톰(Quiet Storm), 그리고 90년대 컨템포러리 R&B까지, 흑인 음악의 황금기를 관통하는 사운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타이틀곡 '우리들의 순간 (Our Moment)' 은 브아솔 특유의 완벽한 하모니와 나얼의 애드리브가 빛나는 90년대풍 R&B 곡으로, 듣는 이를 자연스럽게 추억 속으로 이끈다.
이러한 '진짜 소리'를 향한 그들의 집념은 앨범의 마스터링을 일본에서 진행했다는 사실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음원 하나를 1분도 채 듣지 않는 시대에 이들은 오히려 사운드 퀄리티의 미세한 차이에 집중하며 '깊이 있는 청취'의 경험을 선물한다.
'안정감'이라는 가장 대담한 승부수
물론 누군가는 이번 앨범이 '파격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다. K팝의 실험적인 사운드나 트렌디한 장르 혼합 대신, 그들은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안정감'과 '감성'을 택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이 브아솔의 가장 대담한 승부수다.
6년이라는 긴 공백기 동안, K팝의 문법은 완전히 바뀌었다. 하지만 브아솔은 그 흐름을 억지로 좇는 대신, 자신들의 자리를 묵묵히 지켰다. 이는 "우리의 음악은 유행이 아닌, 시간에 남는 기록"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들의 음악은 15초짜리 챌린지 영상에 담기기보다, 듣는 이의 삶에 천천히 스며들어 오랜 시간 위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시회와 콘서트, '듣는 음악'에서 '경험하는 음악'으로
이러한 그들의 철학은 앨범 발매와 함께 열리는 전시회와 연말 고척돔 단독 콘서트로 이어진다. 이는 단순히 앨범을 홍보하는 부가 활동이 아니다. 앨범의 아트워크와 오브제를 직접 보고 느끼게 하고, 수십 명의 연주자들과 함께하는 라이브 무대를 통해 'Soul Tricycle'이라는 그들의 세계관을 온전히 '경험'하게 하려는 치밀하게 설계된 여정이다.
브라운아이드소울의 귀환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빠르게 소비되는 음악'의 시대에, '오래 간직되는 음악'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는가? 브아솔은 그 답을 앨범으로 그리고 무대로 증명해 보일 것이다. 6년의 기다림 끝에, 우리는 마침내 '진짜 소리'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사진=인넥스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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