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뛰쳐나와 사과까지' 왜 또 불필요한 오해를 사나?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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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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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삼진을 잡아놓고 투수가 되려 흥분했다. 상대 타자는 황당하다는 표정만 지었다.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이 또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했다.
앤더슨은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안타 5탈삼진 3볼넷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 경기는 앤더슨에게 무척 중요한 등판이었다. 물론 늘 "개인 기록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던 그가 KBO리그에서의 개인 타이틀을 어느정도 가치있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거나 이날 5개의 삼진을 추가하면서 코디 폰세를 일단은 앞섰다.
앤더슨과 불펜 투수들이 잘 던졌고, 타자들이 잘 쳐서 4대2로 이긴 SSG는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과 더불어 3위 자력 확정까지 1승만 남겨뒀다.
그런데 이 좋은 날 영 찝찝한 장면이 하나 있었다. 6회초 앤더슨과 롯데 전준우의 승부 직후 모습이다.
SSG가 4-1로 앞서고있는 상황에서 앤더슨은 6회초 1아웃 후 고승민 상대로 빠지는 볼들이 나오면서 볼넷을 허용했다. 사실상 마지막이 될 수도 있던 이닝. 그는 위기 상황에서 더욱 집중해 전력 투구를 했다. 까다로운 타자 빅터 레이예스를 3구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전준우를 상대로는 풀카운트에서 마지막 커브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해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그런데 삼진을 잡은 앤더슨이 잠시 타석 방향을 보고 고개를 돌려 더그아웃으로 향하면서 뭐라뭐라 크게 외치는 장면이 보였다. 정확한 워딩은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분명 긍정적인 표정이나 모션은 아니었다. 방망이가 크게 헛돌아 잠시 중심이 흔들렸던 전준우 역시 앤더슨의 행동을 보고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서서 쳐다봤다.
심지어 롯데 김태형 감독 마저도 앤더슨을 보며 헛웃음을 짓는 모습이 포착됐다.
잠시 후 SSG 이숭용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왔다. 그리고는 전준우와 롯데 벤치를 향해 손짓을 하면서 '내가 대신 미안하다'는 제스춰를 취했다. 현장에서도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앤더슨의 행동이 불필요하게 상대를 자극하는 것이었다는 뜻이다. 특히 SSG는 지고 있는 상황도 아니었고, 이기고 있었던데다 오히려 상대인 롯데가 전날 포스트시즌 탈락을 확정해 풀이 죽어있던 와중이다.
대체 앤더슨이 어떤 이유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아마 이날 투구 결과는 좋았어도, 도중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는 포인트가 있었고 그것을 이겨낸 과정에서 포효를 했을 확률이 높다. 그래도 불필요했고, 이해받기 어려운 행동이다.
더군다나 앤더슨이 경기 중 이런 행동으로 도마 위에 오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년차였던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이런 문제로 상대팀 선수들과 감정 소모를 하는 장면들이 나왔다. 이숭용 감독도 직접 "내가 이야기 했다. 평소엔 매너가 좋고 좋은 친구인데, 승부욕이 워낙 강해서 마운드 위에만 올라가면 자신도 모르게 자꾸 그런 모습들이 나온다고 하더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미국인인 앤더슨의 문화 차이라고 보기에도 어렵다. 오히려 메이저리그에서 앤더슨처럼 감정 조절을 잘 못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아마 상대팀과 벤치 클리어링이 더 빈번하게 일어났을 것이다.
앤더슨은 폰세, 네일과 더불어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명으로 꼽힌다. 또 팀 동료들과도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다는 점 역시 알고 있다. 그런데 자꾸 경기 중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행동을 하는 것은 성숙한 태도가 아니다.
소속팀 뿐만 아니라 상대팀 선수들의 '리스펙'을 받는 것 역시 진짜 에이스에게 필요한 덕목 아닐까.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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