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안 되는 FA 야수에게 100억원 베팅…KT 강백호, 한화로 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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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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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정상 문턱에서 뒤돌아선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스토브리그에서 프리에이전트(FA) 대어를 영입했다. 타고난 공격력을 지닌 야수 강백호(26)다.
한화는 20일 “강백호와 4년간 계약금 50억원, 연봉 30억원, 옵션 20억원 등 최대 100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좌타 거포의 합류로 더욱 위압감 있는 타선을 구축하게 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강백호는 “좋은 조건으로 계속 야구를 해나갈 수 있도록 내 가치를 인정해줘서 감사드린다. 내년 좋은 성적을 내 한화가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화 손혁(52) 단장은 지난 19일 강백호를 만나 영입 의사를 전달했고, 이튿날 곧바로 조건까지 맞췄다. 이로써 한화는 최근 이적시장에서 공격적 영입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지난해 2월, 당시 MLB에서 뛰던 류현진(38)을 복귀시켰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FA 유격수 심우준(28)과 투수 엄상백(27)을 차례로 영입해 전력을 살찌웠다.
투자 효과는 성적으로 연결됐다. 하위권에서 전전하던 한화는 올해 7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성과를 냈다. 특히 막판까지 LG 트윈스와 1위를 놓고 다퉜고, 한국시리즈(KS)까지 올라가 준우승을 기록했다. 올겨울에는 강백호까지 영입하면서 타선을 더욱 탄탄하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99년생인 강백호는 학창시절 급이 다른 파워를 앞세워 초고교급 유망주로 떠올랐다. 서울고 1학년이던 2015년에는 고척스카이돔 개장 1호 홈런을 터뜨려 이름을 알렸다. 무엇보다 대형 홈런을 칠 줄 아는 포수 겸 투수라는 점에서 많은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강백호는 2018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KT 위즈의 1라운드 부름을 받았다. 주위의 기대대로 데뷔하자마자 138경기에서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 108득점으로 맹활약하며 2018년 KBO 신인상을 수상했다.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강백호는 그러나 부상과 각종 논란으로 슬럼프도 자주 겪었다. 2022년에는 잔부상으로 겨우 62경기만 뛰었고, 2023년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호주전에선 2루타를 친 뒤 베이스에서 세리머니를 하다가 발이 떨어져 아웃되는 이른바 ‘세리머니사(死)’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지난해 26홈런으로 재기를 알린 강백호는 올 시즌 95경기만 소화했다.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수비. 신인 시절 외야수로 뛰었지만, 잦은 타구 판단 미스와 잔실수로 주전 자리에서 밀려났다. 뒤이어 맡은 1루수도 포구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고, 최근에는 지명타자로만 나섰다. 예년보타 장타력이 떨어진 상태(올해 홈런 15개)에서 수비 포지션마저 잃은 강백호가 100경기도 뛰지 못한 이유다.
이번 강백호 영입은 한화로선 모험과 같은 투자다. 한화는 2년 전 FA로 영입한 안치홍을 지난 19일 열린 KBO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사실상 방출했다. 해결사로 기대했던 안치홍은 타석에서 부진하고, 2루수나 1루수 수비도 제대로 맡지 못하면서 올 시즌 후반부터는 전력에서 아예 제외됐다. 결국 한화는 4+2년 최대 72억원 계약을 맺었던 안치홍을 2차 드래프트 35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뺐고, 키움 히어로즈가 1라운드 1순위로 지명했다.
안치홍의 쓰임새를 잃어 비난을 샀던 한화는 이번에도 수비가 힘든 야수에게 100억원이란 거액을 안겼다. 만약 강백호가 안치홍처럼 타격 난조를 겪는다면 대형 투자가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한화 손혁 단장은 “강백호는 우리가 꼭 필요로 하는 선수라 영입을 추진했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희소성을 가진 좌타 거포인 만큼 타선이 큰 힘을 받으리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포지션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구단 차원에서 강백호의 자료를 분석해 기록을 정리해 코칭스태프와 논의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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