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또 파격' NC-한화 나비효과, KBO 최초 야수 4인 1R 지명 '어떻게' 가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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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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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7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털 볼룸에서 2026 KBO 신인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전면 드래프트로 치러지는 2026 KBO 신인 드래프트는 1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 이뤄지며, 2024년도 구단 순위의 역순인 키움-NC-한화-롯데-SSG-KT-두산-LG-삼성-KIA의 순으로 실시됐다.
1라운드부터 모두를 놀라게 하는 지명들이 이어졌다. 미국 메이저리그(ML)의 실질적인 오퍼를 받고도 KBO 잔류를 선택한 박준현(18·북일고)이 이변 없이 키움의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뒤였다. 2순위 NC가 '30홈런 잠재력' 내야수 신재인(18), 3순위 한화가 '주루 능력이 탁월한 중견수' 오재원(18·이상 유신고)을 선택하면서 좌중이 시끄러워졌다.
이후 4순위 롯데가 '커브가 가장 뛰어난' 우완 신동건(18·인천 동산고), 5순위 SSG가 '포크가 준수한' 우완 김민준(18·대구고), 6순위 KT가 '직구 회전수가 매력적인' 우완 박지훈(18·전주고)을 선택하는 무난한 흐름이 이어지더니, 7순위 두산이 '올해 타구 속도 1위' 김주오(18·마산용마고)를 깜짝 선택하면서 다시 요동쳤다.
8순위 LG가 '2순위가 유력했던' 양우진(18·경기항공고), 9순위 삼성이 '150㎞ 우완' 이호범(18·서울고)을 호명했다. 그리고 조상우 트레이드로 KIA로부터 1라운드 10순위와 4라운드 40순위 지명권을 받은 키움이 '콘택트 1위' 내야수 박한결(18·전주고)을 선택하면서 1라운드의 문을 닫았다.
야수 4명이 1라운드에 지명된 건 아직 1차 지명이 존재하던 2021 KBO 신인드래프트(2020년 9월 개최)가 마지막이었다. 전면드래프트 시기(2010~2013, 2023~)만 따지면 최초 사례다. 당시 2차 드래프트에서 원광대 내야수 권동진이 5순위로 KT, 유신고 내야수 김주원이 6순위로 NC, 광주제일고 포수 조형우가 8순위의 SK(현 SSG), 신일고 내야수 김휘집(현 NC)이 9순위 키움으로 향했다.
이후로는 1라운드 1번부터 9번까지 투수로 도배되던 때(2024 KBO 신인드래프트)가 있을 정도로 우완 투수의 강세가 계속됐다. 갈수록 학령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프로 지명 가능성이 낮은 야수보다 투수를 시키려는 아마야구의 흐름도 무관하지 않다.
이 중에서도 신재인과 오재원은 5순위 안쪽으로 지명돼 우완 톱5의 아성을 무너트릴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기 위해선 2순위 NC부터 야수를 지명해야 했는데, 그 예상이 쉽지 않았다. 신재인이 야수 1순위로 여겨지는 가운데, NC는 해당 포지션에는 이미 젊은 선수들이 있었고, 그 어느 팀보다 투수가 필요한 팀이었기 때문.
하지만 NC가 해당 순번에 최고의 선수를 뽑는다는 소신으로 첫 번째 파격을 만들었다. NC 임선남 단장은 "신재인 선수는 정확한 콘택트와 강한 손목 힘을 기반으로 장타 생산 능력을 갖춘 우타 거포형 내야수다. 향후 타구 비거리와 타구 속도의 향상이 기대된다. 매 타석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파워와 낮은 삼진율을 겸비하고 있다. 마운드에서 140km 초중반을 기록하는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수비에서도 내야수로서 충분한 잠재력을 갖춘 선수다. 주력도 갖추고 있어 단독 도루도 가능하다. 미래에 NC 다이노스를 대표하는 중심 타자로 성장해주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보유한 투수 유망주들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현실을 고려한 소신으로 두 번째 파격을 만들었다. 오재원은 1학년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주목할 정도로 운동 능력은 탁월했다. 또 경쟁자들과 달리 우상향하는 성적으로 유일하게 2, 3학년 모두 18세 이하(U-18) 청소년 대표팀에 발탁됐다. 한화 구단은 "최근 중견수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현대야구 트렌드에 맞춰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갖춘 유신고 외야수 오재원 선수를 1라운드에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주오는 올해 신인 중 타구 스피드 원톱에 장타 생산이 기대되는 외야수 자원이다. 느린 발과 무난한 콘택트-선구안에 대체로 3~4라운드 지명이 예상됐다. 하지만 두산은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내야와 달리, 김재환-정수빈 다음이 보이지 않아 외야 보강이 절실했다. 또 뒷순위 지명 야수들을 고려하면 김주오만큼 잠재력 있고 '검증'까지 된 외야 자원은 없어 그 선택이 가능했다. 앞서 지명된 신재인과 오재원의 외야 가능성을 생각하면 NC-한화 선택의 나비효과라 봐도 무방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이번에 우리 구단의 방침이 파워 있는 타자를 뽑자는 쪽이었다. 우리가 필요한 선수는 1라운드에 잡자는 방침을 세웠다. 오재원이나 신재인이 앞에서 지명될 것을 예상하고, 김주오로 가자는 선택을 내렸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키움이 박한결을 선택하면서 KBO 전면드래프트 사상 최초로 야수 4명이 1라운드 안에 안착했다. 박한결은 콘택트는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야수 유망주다. 느린 발과 무난한 어깨로 지명 순번이 밀렸지만, 올해 유독 야수들의 평가가 아쉬운 상황에서 1라운드를 넘기기는 힘들었다.
KBO 구단 스카우트 A는 "치는 건 최근 3년간 고교 야수 중 박한결이 제일 낫다. 못 치는 공이 없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은 물론이고 변화구 대처 능력도 뛰어나다. 좌타자 이점을 살려 KBO 1군 무대에 가장 빠르게 올라갈 수 있는 선수"라고 높게 평가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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