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7m 도로샷·아빠표 코칭…신데렐라 계보 이은 신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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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써닝포인트에서 ‘터닝포인트’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갖고 출전했습니다. 이렇게 첫 우승을 이루게 돼 정말 감개무량합니다.”
신다인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4회 KG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10억 원)에서 신데렐라 전통을 이어갔다.

3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신다인은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타를 줄이는 데 그쳤고, 최종 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해 맹타를 휘두른 유현조, 한빛나와 연장전을 치렀다.
행운도 나의 편…48개 대회 만에 첫 우승
연장 첫 홀(18번홀·파5)에서 신다인은 믿기 어려운 장면을 연출했다. 신다인이 친 티샷이 카트 도로에 떨어졌는데 공이 100m 이상 앞으로 구르면서 공식 티샷 기록이 407m가 됐다.
핀까지 남은 거리는 66m. 다른 두 선수에 비해 월등게 유리한 기회를 잡은 신다인은 두 번째 샷을 핀 2.3m 거리에 붙여 이글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유현조가 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먼저 성공시키면서 우승 희망을 되살렸고, 부담감을 느낀 신다인은 이글 퍼트를 놓쳐 연장 2차전으로 승부가 넘어갔다.
신다인은 두 번째 연장전에서는 실수하지 않았다. 세 번째 샷을 5.5m 버디를 집어넣었고, 유현조가 4.8m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신다인이 정규투어 48개 대회 만에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신다인은 이 대회 전까지 18개 대회에서 컷 통과 9차례에 그치며 상금 랭킹 74위에 머물러 있었다. 다음 시즌 시드에 대한 걱정을 할 처지였다. 하지만 ‘써닝포인트 퀸’이 되면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고, 오는 2027년까지 시드를 확보했다. 우승 상금도 1억 8000만 원을 받았다.
신다인이 우승하면서 KG 레이디스 오픈에서는 ‘신데렐라 전통’이 이어졌다. 2011년 시작한 KG레이디스 오픈에선 2017년 김지현을 시작으로 △2018년 정슬기 △2019년 박서진 △2021년 김수지 △2022년 황정미 △2023년 서연정까지 6회 연속 생애 첫 우승자가 탄생해 ‘신데렐라 등용문’으로 통했다. 지난해 배소현이 우승하면서 전통이 멈추는 듯 했지만, 신다인이 신데렐라 전통을 되살렸다.
스윙 교정하다가 드라이버 입스…“KGM 차는 아빠에게”
신다인은 아마추어 시절 촉망받는 선수였다. 2017년 국가대표를 지냈고 중학교 3학년이었던 2016년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을 제패했다. 당시 매치플레이로 치른 대회 결승에서 국가대표 박민지를 꺾고 우승해 주목받았다.
강민구배 우승으로 국가대표가 된 신다인은 스윙을 고치려다가 오히려 입스에 빠졌다. 보통 ‘헤드업’을 하지 않고 머리를 고정하는 게 정석 스윙이지만, 신다인은 다운스윙을 할 때 머리가 더 빨리 돌아간다. 국가대표가 된 후에는 특이한 스윙을 고치려다 오히려 망가졌고 드라이버 샷이 중구난방으로 난사되는 입스에 걸렸다.
2001년생인 신다인은 5년 가까이 입스를 겪었다. 구세주는 아버지 신해식 씨였다. 일반 회사원인 신 씨는 딸을 위해 전 세계 모든 골퍼들의 스윙 영상을 찾아보며 독학으로 골프를 공부했다. 아버지의 조언으로 스윙을 간결하게 바꾼 신다인은 지긋지긋한 입스를 끝내고 2024년 늦깎이 신인으로 KLPGA 투어에 데뷔했다.
하지만 성적은 잘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26개 대회에서 컷 통과를 9개 대회밖에 하지 못하고 상금 랭킹 95위에 머물러 시드를 잃을 위기에 놓였고, 시드전에서 26위를 기록하며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올해도 KG 레이디스 오픈 전까지는 18개 대회에서 컷 탈락이 9번이나 될 정도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정규투어에 올라온 뒤 전문 코치를 영입해 다시 정석 스윙으로 고치려다가 실패한 탓이다. 신다인은 다시 아빠를 찾았고 올해 6월부터 다시 호흡을 맞췄다. 개막전부터 13개 대회에서 9번이나 컷 탈락했던 신다인은 아빠와 다시 호흡을 맞춘 뒤 성적이 상승하더니, 결국 첫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신다인의 어머니 이미향 씨는 딸이 연장전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신다인의 우승 후 이 씨는 “5년 가까이 입스로 고생하는 딸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울면서도 골프를 잘 치고 싶어 노력하는 모습을 옆에서 봐왔는데, 첫 우승을 보니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신다인은 우승 부상으로 액티언 하이브리드를 받았다. 그는 “아빠가 회사를 다니는 탓에 따로 살고 주말마다 올라오시는데 자동차가 없다”면서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는 아빠에게 드리고 싶다. 정말 기뻐하실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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