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확률 94.9%에서 0.3%로 추락...올해는 정말 다르다고 믿었는데, 롯데가 또 롯데했다 [스춘 FO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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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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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춘추]
올해는 정말 다르다고 믿었다. 올해만큼은 다를 줄 알았다. 매년 그렇게 속아놓고도 이번엔 다를 거라고 믿고 싶었다. 7월 한때 1위팀을 1.5경기차로 위협했고, 8월 한때는 승패차가 +13에 달했으니까. 8년 만의 가을야구는 따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국엔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25일 LG 트윈스 전에서 1대 11로 완패하며 롯데 자이언츠와 5위KT 위즈의 승차는 4경기 차로 벌어졌다. 사실상 자력 가을야구 가능성이 사라졌다. 남은 4경기에서 KT가 4패를 하고 롯데가 4승을 해야 동률이 되는데 그런 기적은 기대하기 어렵다. 만약 롯데가 남은 4경기에서 1패라도 하거나 KT가 1승만 해도 그 순간 가을야구 가능성은 소멸한다.
전반기만 해도 정말 좋았다. 5월에는 28승 3무 19패, 승률 0.596으로 전체 3위까지 올랐다. 전민재가 롯데의 가장 큰 약점으로 여겨졌던 유격수 포지션을 강점으로 바꿔놓았다. 유강남은 포수 WAR 랭킹에서 LG 박동원, 두산 양의지에 이은 3위를 차지했다. 나승엽, 윤동희 등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1990년대 기관총 타선을 연상시키는 인상적인 공격을 구축했다.
전반기 롯데는 팀타율 0.280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고, 출루율 0.353으로 생산적인 공격을 펼쳤다. 홈런은 48개로 적었지만 꾸준히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때려내고, 삼진을 적게 당하면서 많은 득점을 만들어내는 야구를 했다. 김태형 감독의 혹사를 가미한 불펜 운영도 당시에는 통했다. 한 점 승부와 6회 이후 리드한 경기 승률에서 최정상급 성적을 올리면서 '접전에 강한' 팀 이미지를 구축했다.
문제는 8월부터였다.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퇴출하고 데려온 빈스 벨라스케즈가 재앙이었다. 벨라스케즈는 1승 4패 평균자책 10.05로 길가는 외국인 중에 아무나 데려와서 던지게 해도 이보다는 낫겠다 싶은 성적을 기록했다. 우승 도전 승부수가 오히려 KBO리그 역사에 남을 최악의 악수가 됐다.
에이스 역할을 했던 알렉 감보아도 한계가 드러났다. 커리어 처음으로 100이닝을 소화하며 피로가 누적됐고, 8월 이후로는 승리 없이 6패만 기록하며 평균자책 5.51로 부진했다. 최근에는 팔꿈치 불편감까지 호소하며 등판을 건너뛰기도 했다.
국내 선발진도 몰락했다. 이민석은 8월 이후 8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 8.10으로 무너졌다. 국내 에이스 박세웅도 같은 기간 9경기 1승 6패 평균자책 4.98에 그쳤다. 좌완 선발 가능성을 보여준 홍민기는 입스 증세로 2군에 머물고 있다. 선발진에서 유일하게 제 구실을 한 나균안은 8경기 평균자책 2.72를 기록했지만 1승 1패로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기 내내 혹사와 과부하에 시달린 불펜진도 후반기 든든하게 버텨주지 못했다. 연투, 3연투, 멀티이닝이 다른 팀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던 부작용이 후반기 들어 뚜렷하게 나타났다. 김강현, 정철원이 8월 이후 평균자책 5점대로 무너졌고 마무리 김원중의 성적도 전반기만 못했다.
타자들도 제몫을 하지 못했다. 전반기 0.280이었던 팀타율이 후반기 0.250으로 9위까지 추락했다. 롯데의 후반기 득점은 229점으로 전체 8위에 그쳤다. 25일 경기에서도 LG 선발 손주영 상대로 8회까지 2안타 무득점으로 꽁꽁 묶였다.
롯데는 후반기 18승 3무 30패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승수를 기록했다. 심지어 리그 최하위팀 키움(20승 1무 30패)보다도 2승이나 적었다. 8월 이후로 한정하면 10승 3무 26패로 더욱 끔찍했다. 같은 기간 9위 KIA(16승 24패)보다 6승이나 적게 거뒀다.
한때 94.9%였던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 확률은 26일 현재 0.3%다. 올해는 정말 다르다고 믿었던 롯데의 가을야구 꿈이 또 한번 이렇게 사라져간다. 2017년 이후 8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또다시 날려버렸다. 롯데가 또 롯데했다. 매년 반복되는 이 패턴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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