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경기 차' 뒤집었더니 '0% 확률' 직면…125년 MLB 역사 바꾼 '기적의 팀', 포스트시즌에서도 드라마 쓸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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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토도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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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한휘 기자= 15경기 반 차를 뒤집고 가을야구를 갔더니 이번에는 '확률 0%'라는 벽에 가로막혔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는 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2025 MLB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ALWC) 1차전에서 1-2로 졌다.
아쉬운 패배다. 클리블랜드는 정규시즌 88승(74패)을 거둬 87승(75패)에 머문 디트로이트를 밀어내고 AL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덕분에 포스트시즌 시드에서도 이득을 봤다. 3시드 자격으로 6시드 디트로이트를 홈으로 불러내 ALWC에 돌입했다.
정규시즌 맞대결 전적도 8승 5패로 우위였던 데다, 9월 치른 6경기에서는 무려 5승 1패로 상대를 압도했다. 이에 클리블랜드가 유리하리라는 전망 속에 포스트시즌의 막이 올랐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디트로이트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크리스 패댁을 선발로 내세우면서까지 아꼈던 그 선수, 올해 AL 사이 영 상 수상이 유력한 타릭 스쿠발이 선발이었다. 스쿠발은 클리블랜드와의 최근 2번의 맞대결에서도 도합 12이닝 4실점(2자책)으로 호투했다.
여기에 24일 맞대결 이후 6일이라는 넉넉한 휴식을 갖고 마운드에 서는 만큼, 상대하기 더 어려우리라는 우려가 나왔다. 그리고 이는 현실이 됐다. 클리블랜드 타선은 스쿠발을 상대로 꽁꽁 묶였다.
그나마 2회에 내야 안타와 볼넷, 그리고 스쿠발 본인의 무리한 수비를 틈타 한 점을 쥐어 짜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후 클리블랜드 타선은 8회 2사까지 총 14번이나 삼진으로 물러나며 스쿠발의 '인생투'의 피해자가 됐다.
클리블랜드 선발 투수 개빈 윌리엄스도 6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으나 스쿠발을 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실점 과정에서 실책이 겹쳤다. 1회에는 조너선 로드리게스의 포구 실책으로 주자가 2루로 나간 것이 적시타로 연결됐고, 7회에는 1루수 존켄시 노엘이 수비 과정에서 1루 베이스를 못 밟았다.
그나마 9회 말 호세 라미레스가 내야 안타에 이어 상대 송구가 뒤로 빠진 틈을 타 3루까지 나갔다. 무사 3루라는 절호의 동점 기회가 왔다. 그런데 대타 조지 발레라가 삼진으로 물러나더니 이어진 카일 맨자도의 투수 땅볼 때 라미레스가 런다운에 걸려 허망하게 아웃당했다.
이어 대타로 출격한 C.J. 케이퍼스도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당하며 클리블랜드는 1차전을 내줬다.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가을야구에 진출했으나 팀 OPS가 0.670으로 AL 최하위에 그쳤던 빈약한 타선이 발목을 잡았다.
사실 클리블랜드는 포스트시즌에 온 것 만으로도 이미 '기적'이다. 7월 한 때 지구 선두 디트로이트에 15경기 반 차로 뒤처져 있었다. 여기에 마무리 투수 엠마누엘 클라세가 불법 도박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며 선수단에서 이탈했다.
9월 들어서도 5할 승률만 간신히 유지한 채 11경기 차로 처질 만큼 살아나지 못했다. 그런데 이후 10연승을 질주하며 마지막 불씨를 살렸다. 마침 디트로이트의 하락세가 겹쳤고, 결국 순위가 뒤집혔다. AL 중부지구 1위는 클리블랜드였다.
15경기 반 차를 뒤집은 것은 MLB에 양대 리그 체제가 도입된 1901년 이래 클리블랜드가 처음이다. 디비전 체제가 확립된 1969년을 기점으로 9월에 10경기 이상 뒤처져 있다가 역전 우승을 따낸 것도 클리블랜드가 처음이다. 역사를 바꿨다.
이렇게 기적을 만든 클리블랜드는 또 한 번 드라마를 써야 한다. 2022년 현재의 포스트시즌 시스템이 도입된 이래로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을 진 팀의 디비전 시리즈 진출 확률은 '0%'다. 역사를 갈아 치운 클리블랜드가 과연 0%의 확률도 넘어 '미라클 런'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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